강효상 자유한국당 의원에게 한미 정상 간 통화 내용을 유출한 의혹을 받고 있는 K참사관이 입장을 발표해 "굴욕외교로 포장되리라고 상상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더팩트DB |
"시간에 쫓겨 설명하다 실수로 알려주게 돼"
[더팩트ㅣ박재우 기자] 강효상 자유한국당 의원에게 한미 정상 간 통화 내용을 유출한 의혹을 받고 있는 K참사관이 입장문을 발표했다.
K참사관 변호인 측은 28일 입장문을 내고 "강 의원의 기자회견 계획은 인지하지 못했고 정쟁의 도구로 악용할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했다. 더욱이 '굴욕 외교'로 포장되리라고는 상상도 못했다"고 전했다.
입장문에서 K참사관 측은 "자신의 잘못으로 인해 외교부와 동료들에게 큰 누를 끼치고 정부의 대미외교에 장애를 초래한 것으로 괴로운 상황"이라며 "어떤 의도를 가지고 강 의원에게 비밀을 누설한 것은 아니라는 점만 알아줬으면 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K참사관과 강 의원과의 관계에 대해서도 부인했다. 이들은 "대학시절 신입생 환영회를 포함해 고교 동문회에서 한두 차례 만난 적이 있을 뿐 대학졸업 이후 30년 넘게 특별히 연락을 주고받은 일이 없다"며 "2019년 2월 국회 대표단 방미 시, 미 의회 업무 담당자로 자연스럽게 강 의원을 만났고 그 이후 식사를 한 번 했고, 몇 번 통화를 했을 뿐"이라고 일축했다.
반면, 강 의원은 27일 밤 자신의 페이스북에 "친한 고교 후배가 고초를 겪고 있는 것 같아 가슴이 미어진다"고 올리기도 했다.
강 의원은 K참사관에 대해 "친한 고교 후배가 고초를 겪고 있는 것 같아 가슴이 미어진다"고 전했다. /강효상 의원 페이스북 |
그러면서 기밀 누출 경위에 대해 강 의원의 부정적인 우리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한 인식을 바로잡기 위해서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강 의원이 일부 사실관계를 잘못 알고 있거나 일방적인 평가에 치우친 부분은 워싱턴에서 관련 업무를 맡고 있는 실무자로서 쉽게 넘겨지지 않았다"며 "정확히 상황을 안다면 부정적 인식을 조금이나마 바로잡을 수 있을 것으로 보여 사실 관계를 바로잡거나 조심스럽게 의견을 덧붙였다"고 말했다.
문제의 한미 정산 간 통화 내용 유출에 배경에 대해서 "K 참사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조속한 방한이 한미 동맹에도 도움이 되고 모두가 원하는 외교적 성과라고 생각하고 있었다"며 "강 의원이 단정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 가능성을 부정하기에 이를 바로잡아야겠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화를 끊으려고 하였으나 강 의원은 분위기만 아는데 참고만 할 테니 정상간 통화 결과의 방향을 알 수 있는 내용을 물으면서, 자신만 참고하겠다는 취지로 말했다"며 "이에 K참사관은 통화 요록의 표현을 다른 표현으로 설명하고자 했으나 예정된 업무 일정을 앞두고 시간에 쫓겨 설명하다가 실수로 일부 표현을 알려주게 됐다"고 덧붙였다.
한편 K 참사관의 징계 수위가 이르면 30일 결정된다. 외교부는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해 해임·파면까지 언급한 걸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