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 '정보원장 독대' 양정철, '친문 실세' 광폭 행보 배경
입력: 2019.05.27 08:02 / 수정: 2019.05.27 08:53
문재인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은 문희상 국회의장 독대에 이어 21일 서훈 국가정보원장을 만나는 등 광폭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사진은 지난 13일 전임 김민석 민주연구원장 이임식에 참석하는 양 원장. /이원석 기자
문재인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은 문희상 국회의장 독대에 이어 21일 서훈 국가정보원장을 만나는 등 광폭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사진은 지난 13일 전임 김민석 민주연구원장 이임식에 참석하는 양 원장. /이원석 기자

노무현·문재인 대통령 '특급 도우미', 2020총선 앞두고 영향력 확대 '눈길'

[더팩트ㅣ허주열 기자] 문재인 대통령의 '복심'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이 2년간의 야인생활을 마치고 정치권으로 돌아오자마자 국회의장 독대에 이어 국가정보원장과 밀담을 가지는 등 광폭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친문(친문재인)' 실세로 불리는 양 원장의 거침없는 영향력 확대는 정가의 이목을 집중시키며 파문을 일으킬 것으로 전망된다.

양 원장은 지난 14일 공식 취임한 지 이틀 만에 정당 싱크탱크 수장 신분으로는 이례적으로 국가 의전서열 2위 문희상 국회의장을 배석자 없이 단독으로 예방해 대화를 나눴다. 또, 18일에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0주기 시민문화재에 참석해 장외 거물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에게 직접적으로 대선출마를 권유해 화제를 모았다.

나아가 지난 21일에는 서훈 국정원장을 비공개로 만나 4시간 동안 밀담을 나누는 모습이 <더팩트> 취재진에 포착됐다. 정치권 안팎에서 '역시 실세'라는 말이 회자되는 이유를 보여준 셈이다. 양 원장은 어떻게 국회의장과 국가정보원장을 독대할 수 있는 친문 실세가 될 수 있었을까. 답을 찾기 위해 그의 이력을 따라가 봤다.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이 지난 21일 서훈 국가정보원장과 4시간 만남 후 나오는 모습이 <더팩트>에 단독포착됐다. 양 원장과 서 국정원장이 거리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강남=이철영 기자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이 지난 21일 서훈 국가정보원장과 4시간 만남 후 나오는 모습이 <더팩트>에 단독포착됐다. 양 원장과 서 국정원장이 거리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강남=이철영 기자

양 원장은 1964년 서울에서 태어나 우신고, 한국외국어대 법학과를 나왔다. 한국외대 재학시절 자민투(반미자주화 반파쇼 민주화투쟁위) 위원장을 맡아 학생운동을 했고, 학보 편집장, 대학신문기자연합회 회장도 역임했다. 이후 1988년부터 전국언론노조연맹 언론노보 기자로 7년간 일했다.

이후에는 나산실업, 한보, 신원 홍보실에서 일하다 2001년 스카이라이프 임원급으로 자리를 옮겼다. 양 원장은 2002년 당시 노무현 대선후보 언론보좌역으로 정치권에 입문했다. 이듬해 대통령 당선자 공보비서, 대통령비서실 홍보수석실 국내언론행정관·비서관을 역임하며 참여정부에서 5년간 일했다.

정치권에는 권력의 크기가 대통령과의 거리에 비례한다는 이야기가 있다. 실제 권력서열은 공식 직급과 거리가 있다는 뜻이다. 양 원장이 공식 직함을 뛰어넘는 광폭 행보를 할 수 있었던 배경도 참여정부 시절부터 쌓아온 문 대통령과의 가까운 거리가 작용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대목이다.

2002년 정치권에 입문한 양 원장은 19대 총선 때 서울 중랑을에 출마해 국회의원이 되려했으나 공천을 받지 못해 의원 배지를 달지 못했다. 공식적으로 그가 맡았던 가장 높은 직급은 청와대 비서관이다. 하지만 그는 노무현·문재인 두 대통령을 아주 가까운 거리에서 보좌하며 직함을 넘어선 '실세'라는 별명을 들어왔다.

양 원장은 참여정부 당시 홍보기획비서관으로 청와대에서 근무했다. 지난 2007년 참여정부 당시 노무현 대통령에게 보고하는 양 원장. /출처=사람사는세상 노무현재단
양 원장은 참여정부 당시 홍보기획비서관으로 청와대에서 근무했다. 지난 2007년 참여정부 당시 노무현 대통령에게 보고하는 양 원장. /출처=사람사는세상 노무현재단

양 원장이 참여정부 청와대에서 비서관으로 일할 때 문 대통령은 민정수석, 시민사회수석, 비서실장 등을 맡은 바 있다. 또, 노 전 대통령 서거 뒤 양 원장이 2009년 노무현재단 사무처장을 맡았을 때 문 대통령은 재단 이사장으로 함께했다. 이후 재단 이사장직을 내려놓은 문 대통령이 자연인으로 있을 때 정권교체의 적임자인 만큼 그 역할을 맡아달라고 간곡하게 요청했던 주변 인사들 중 한 명이기도 하다.

결국, 정치에 뜻이 없던 문 대통령은 시대의 요청과 양 원장 등 주변 인사의 간곡한 요청으로 정치권으로 들어왔다. 직접적 계기는 자서전 '문재인의 운명'이라는 책이었는데, 그 기획을 양 원장이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론적으로 문 대통령은 18대 대선에서 패배했다. 당시 양 원장은 문재인 캠프 메시지 팀장으로 함께했다. 이후 노무현재단 상임운영위원, 노무현시민학교 5대 교장, 우석대 문예창작학과 초빙교수로 재직하던 양 원장은 지난 대선에서 문재인캠프 선대본부 비서실 부실장으로 합류했다. 당시 비서실장은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었으나, 정치권에선 여전히 양 원장을 '최측근'으로 분류했다.

문 대통령의 두 번째 대권 도전은 성공했다. 19대 대선 성공엔 양 원장과 함께 이른바 '3철'(양정철, 이호철 전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 전해철 민주당 의원)의 역할이 컸다는 평가를 받는다. 정권교체 일등공신인 이들 '3철'은 문재인 정부 출범 후 각자의 길을 떠났다. 양 원장은 19대 대선 직후 "잊힐 권리를 달라. 제 역할은 여기까지"라며 백의종군을 택했다.

이 전 비서관도 19대 대선 직후 "자유를 위해 먼 길을 떠난다"는 글을 남기고 대통령 취임식 날 출국했다. 이후 지난해 6·13 지방선거 당시 부산시장 출마 요구를 받았지만, 그는 오거돈 부산시장 당선을 위한 '원팀 공동선거대책위원회' 구성을 주도했다. 그러나 이 전 비서관은 같은 해 9월 중국 베이징으로 1년 유학을 떠났다. 3철 중 유일한 원내 의원인 전 의원은 지난해 6·13 지방선거 당시 경기도지사 경선에 도전했지만, 실패했다.

양 원장(오른쪽)은 지난 18대 대선, 19대 대선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했다. 이런 이유로 정치권에서는 양 원장을 문 대통령의 복심으로 보고 있다. 지난 2011년 문 대통령의 저서 운명 북콘서트를 함께한 양 원장. /뉴시스
양 원장(오른쪽)은 지난 18대 대선, 19대 대선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했다. 이런 이유로 정치권에서는 양 원장을 문 대통령의 '복심'으로 보고 있다. 지난 2011년 문 대통령의 저서 '운명' 북콘서트를 함께한 양 원장. /뉴시스

19대 대선 승리 후 지난 2년 간 양 원장은 저서 출간('세상을 바꾸는 언어') 홍보, 요양 등을 위해 일시 귀국했을 뿐 해외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냈다. 다만 일시 귀국했던 2018년 1월 30일, 그의 북콘서트에 당시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 한병도 정무수석, 탁현민 행정관 등 청와대와 여권 핵심 인사들이 대거 참석해 여전한 그의 영향력을 보여주기도 했다.

지난 13일 민주연구원장 공식 취임 하루 전 전임 원장(김민석 전 의원) 이임식 참석을 위해 민주연구원을 찾은 양 원장은 취재진과 만나 "좋은 정책과 좋은 인재가 차고 넘치는 당을 만드는데 최선을 다하겠다"며 "민주연구원이 총선 승리의 병참기지 역할을 할 것"이라고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해 돌아왔음을 시사했다. 그는 내년 총선과 관련해 "정책과 인재로 승부해야 한다"고 방향성을 밝히기도 했다.

특히 14일 민주연구원장 공식 첫 출근 자리에서 "문 대통령의 복심으로 알려졌는데, 지금도 자주 연락하시나요"라는 취재진 질의에 "이심전심(마음과 마음으로 서로 뜻이 통한다는 뜻)"이라고 짧지만 강한 메시지를 남겼다.

돌아온 문 대통령의 복심은 정계 복귀 일주일 만에 그의 직함으로 만나기 어려운 정치권의 거물들을 잇달아 만나며 '친문 실세는 바로 나'라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sense83@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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