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현장] "담담하게 보내드렸습니다"…유시민의 '차분한 이별'
입력: 2019.05.22 18:01 / 수정: 2019.05.22 18:01
22일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89세 모친의 별세 소식을 알렸다. 경기도 일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인의 빈소엔 각계각층 인사들의 조문행렬이 이어졌다. /남용희 기자
22일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89세 모친의 별세 소식을 알렸다. 경기도 일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인의 빈소엔 각계각층 인사들의 조문행렬이 이어졌다. /남용희 기자

부조금 받지 않고 어머니 기리며 쓴 책 증정 "남의 눈에 꽃이 되어라"

[더팩트|일산=문혜현 기자] "슬픔을 함께 나누어 주셔서 고맙습니다. 저희 6남매 어머니, 서동필 님의 삶을 담았습니다-유시춘, 시훈, 시정, 시은, 시민, 시주, 두 손 모아 드림."

22일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모친 故 서동필(89) 여사의 빈소엔 차분한 침묵이 흘렀다. 이날 유 이사장은 팬클럽 회원들에게 보내는 편지를 통해 "저는 어머니의 죽음이 애통하지 않습니다. 사랑과 감사의 마음으로 담담하게 보내드렸습니다"고 알렸다. 이날 오전 일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인의 빈소엔 각계각층 인사들의 화환과 조기가 놓였고 조문도 이뤄졌다.

빈소 안쪽부터 문재인 대통령과 이낙연 국무총리의 화환을 비롯해 이희호 여사, 더불어민주당 윤호중 사무총장, 강창일 의원,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의 화환 등이 늘어서 있었다.

22일 오전 마련된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모친 빈소엔 장병완 민주평화당 원내대표,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박용만 두산인프라코어 회장 등 각계 인사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문혜현 기자
22일 오전 마련된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모친 빈소엔 장병완 민주평화당 원내대표,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박용만 두산인프라코어 회장 등 각계 인사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문혜현 기자

정치권 인사들의 조기도 눈에 띄었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김현미 국토부 장관, 김부겸 전 행안부 장관 등 전·현직 정부 인사와 김경수 경남지사, 이재명 경기지사, 오거돈 부산시장 등 광역단체장들, 심상정(정의당)·장병완(민주평화당)·민경욱(자유한국당)·박광온(민주당)·정춘숙(민주당) 의원 등 국회의원들이 위로의 뜻을 보냈다.

빈소를 오가는 조문객들은 "유 이사장 어머니가 2년 전부터 편찮으셨다"며 애도의 뜻을 나타내기도 했다. 또 다른 조문객은 "어제 유 이사장께서 어머니가 위독한 상황인데도 생방송에 나와 담담히 말하는 모습이 짠했다"고 안타까운 마음을 드러냈다.

유 이사장은 이날 오후 빈소에 나타나지 않았다. 대신 유 이사장의 누나인 유시춘 EBS 이사장과 가족들이 빈소를 지켰다.

22일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과 유족들은 어머니의 죽음을 위로하는 조문객들에게 직접 쓴 책을 건네기도 했다. /문혜현 기자
22일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과 유족들은 어머니의 죽음을 위로하는 조문객들에게 직접 쓴 책을 건네기도 했다. /문혜현 기자

유 이사장은 모친상을 알리는 편지에서 "꽃이나 조의금은 정중하게 사양하기로 저희 6남매가 의견을 모았다는 점을 생각해 주길 바란다"고 밝힌 바 있다. 이들은 조문객들에게 "자식들이 쓴 책"이라며 '남의 눈에 꽃이 되어라 : 서동필 말하고 자식들 쓰다'라는 책을 건넸다.

"슬픔을 함께 나누어 주셔서 고맙습니다. 저희 6남매 어머니, 서동필 님의 삶을 담았습니다-유시춘, 시훈, 시정, 시은, 시민, 시주, 두 손 모아 드림"이라는 문구가 적힌 책 봉투에 담겨 건네진 책 뒷편엔 자식들이 떠나간 어머니를 추억하며 쓴 문구들이 쓰여 있었다.

유 이사장은 책에서 "어머니는 시장의 모든 '거래처'에 둘째 아들을 보여주었다. '이번에 대학 가는 우리 둘째...' 그 말이 전부였다. 이미 소문이 퍼져 있었기 때문에 다른 이야기는 '거래처' 아저씨, 아주머니들이 다 하셨다. 돌아오는 19번 시내버스 기사분에게도 '우리 둘째'라고 소개했다. 그때 어머니에게서 본 것은 '자부심'이었다"고 회상했다.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책에서 어린 시절 대학 합격 소식을 알렸던 어머니의 모습을 회상하며 그때 어머니에게서 본 것은 자부심이었다고 기억했다. /문혜현 기자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책에서 어린 시절 대학 합격 소식을 알렸던 어머니의 모습을 회상하며 "그때 어머니에게서 본 것은 '자부심'이었다"고 기억했다. /문혜현 기자

이날 빈소엔 각계각층 인사들의 조문행렬이 이어졌다. 박용만 두산인프라코어 회장을 비롯해 최인호·김정호 민주당 의원, 이형석 민주당 최고위원이 다녀갔다.

유 이사장과 노무현 정부 시절 함께 일한 장병완 민주평화당 원내대표와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도 방문했다. 참여정부 시절 기획예산처 장관을 역임했던 장 원내대표는 "유시민 전 장관이 복지부 장관으로 정말 일을 잘했던 사례들을 추억 삼아 안에서 이야기하고 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복지 정책의 큰 틀을 김근태 전 장관이나 손학규 대표 다음에 유시민 전 장관이 했지만 앞에 두 분보다도 월등히 복지 행정을 잘 이끌었다. 제가 증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도 모습을 드러냈다. 조의를 표하고 한참 동안 안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나온 그는 "유 이사장은 만나지 못했다. 유시춘 이사장과는 인연이 있다"며 "상가에 위로 말씀을 드리고 왔다"고 밝혔다.

한편 오는 23일 예정된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0주기 추도식에 유 이사장은 참석할 수 없게 됐다. 노무현재단 측은 유 이사장 모친의 건강이 위독한 점을 고려해 이러한 상황을 대비해왔고, 유 이사장이 하기로 했던 감사 인사는 정영애 이사,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의 영접은 천호선 이사가 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22일 오후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모친 조문을 위해 모습을 드러낸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은 위로의 말씀을 드리고 왔다고 밝혔다. /문혜현 기자
22일 오후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모친 조문을 위해 모습을 드러낸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은 "위로의 말씀을 드리고 왔다"고 밝혔다. /문혜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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