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 황교안 "文, 김정은 대변인 짓"…靑 "말은 그 사람 품격" 반박
입력: 2019.05.21 15:18 / 수정: 2019.05.21 17:49
청와대는 21일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문재인 대통령은 김정은 대변인이라고 발언한 데 대해 말은 그 사람의 품격을 나타낸다는 말로 갈음하겠다고 했다. 문 대통령이 지난 18일 오전 5·18민주화운동 39주년 기념식에 참석하기 위해 국립 5·18민주묘지 입구로 들어서는 모습. /남용희 기자
청와대는 21일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문재인 대통령은 김정은 대변인'이라고 발언한 데 대해 "말은 그 사람의 품격을 나타낸다는 말로 갈음하겠다"고 했다. 문 대통령이 지난 18일 오전 '5·18민주화운동 39주년 기념식'에 참석하기 위해 국립 5·18민주묘지 입구로 들어서는 모습. /남용희 기자

靑, 에둘러 黃 비판…정국 경색 우려한 듯

[더팩트ㅣ청와대=신진환 기자] 문재인 대통령의 '독재자 후예' 발언에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문 대통령을 '김정은 대변인'으로 칭하면서 논란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21일 청와대는 '문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대변인'이라는 황 대표의 발언을 받아쳤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같은 날 춘추관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말은 그 사람의 품격을 나타낸다고 한다. 그 말로 갈음하겠다"고 에둘러 비판했다.

청와대가 수위를 조절해 황 대표를 비판한 배경에는 논란이 확대하는 것을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당은 문 대통령이 지난 18일 광주 5·18 민주묘지에서 열린 제39주년 5·18 기념식 기념사에서 '독재자 후예' 발언과 영부인 김정숙 여사가 황 대표와 악수하지 않고 지나쳤다는 것에 대해서도 비난 공세를 퍼붓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청와대가 재차 높은 톤으로 황 대표의 발언에 대해 비판할 경우 정국이 더 경색되는 것은 불가피하다. 때문에 청와대는 황 대표의 발언에 정제된 말로 반격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고 대변인은 "정치에 대한 혐오를 불러일으키는 발언, 그리고 국민을 편 가르는 발언이 난무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하나의 막말이 또 다른 막말을 낳고 있다"고 말했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21일 인천 중구 자유공원에서 맥아더 동상에 헌화한 뒤 문 대통령을 향해 진짜 독재자의 후예에게는 말 하나 못하니까 (김 위원장) 대변인 짓을 하지 않는가라고 비판했다. 황 대표가 지난 18일 국립 5·18민주묘지 입구를 들어서려다 시민들로부터 거센 항의를 받는 모습. /남용희 기자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21일 인천 중구 자유공원에서 맥아더 동상에 헌화한 뒤 문 대통령을 향해 "진짜 독재자의 후예에게는 말 하나 못하니까 (김 위원장) 대변인 짓을 하지 않는가"라고 비판했다. 황 대표가 지난 18일 국립 5·18민주묘지 입구를 들어서려다 시민들로부터 거센 항의를 받는 모습. /남용희 기자

황 대표는 같은 날 인천 중구 자유공원에서 맥아더 동상에 헌화한 뒤 문 대통령을 향해 "진짜 독재자의 후예에게는 말 하나 못하니까 (김 위원장) 대변인 짓을 하지 않는가"라고 말했다. 또 "내가 왜 독재자의 후예인가. 제가 황당해서 말도 안 하는 것"이라며 문 대통령의 '독재자 후예' 발언에 대해 비판했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 18일 광주 5·18 민주묘지에서 열린 제39주년 5·18 기념식 기념사에서 "5·18의 진실은 보수·진보로 나뉠 수가 없다. 광주가 지키고자 했던 가치가 바로 자유이고 민주주의였기 때문이다. 독재자의 후예가 아니라면 5·18을 다르게 볼 수가 없다"고 말했다.

황 대표가 '문 대통령=김정은 대변인'이라고 주장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는 지난달 22일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한국당의 대정부 규탄 집회에서 "문 대통령이 우리 경제를 살릴 외교는 전혀 보이지 않고 김정은 대변인 역할만 하고 있다"고 한 바 있다.

황 대표가 또 다시 문 대통령을 김 위원장의 대변인이라고 주장한 것은 이른바 '색깔론' 프레임으로 '독재자 후예' 발언에 대한 역공을 가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황 대표가 '색깔론'을 재차 꺼내 들면서 청와대와 한국당의 관계는 더 악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문 대통령은 지난 13일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분단을 정치에 이용하는 낡은 이념의 잣대는 그만 버렸으면 한다"며 '색깔론'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드러낸 바 있다.

문 대통령이 지난 5·18 기념사에서 '작심 발언'한 것과 '색깔론'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비춰볼 때 향후 황 대표의 발언에 대한 추가 비판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shincomb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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