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영·나경원·오신환 등 여야 3당 원내대표의 20일 호프 회동은 소득 없이 마무리됐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3당 원내대표 호프 회동 후 굳은 표정으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여의도=이원석 기자 |
나경원·이인영·오신환 원내대표, 시작은 '화이애애' 끝은 '굳은 표정'
[더팩트ㅣ여의도=이원석·문혜현 기자] 이인영·나경원·오신환 등 여야 3당 원내대표가 20일 얼어붙은 국회의 정상화를 논의하기 위해 여의도 모처에서 맥주 회동으로 만났지만, 대화의 진전은 없던 것으로 관측됐다. 호프집 내부에서 비공개 회동 뒤 나오는 세 원내대표의 표정은 처음 회동을 시작할 때와는 사뭇 다르게 어두웠다.
이날 오후 8시부터 시작한 호프 회동은 약 두 시간 만에 끝났다. 세 원내대표는 회동 후 호프집 앞에서 취재진에게 "앞으로 또 만나기로 했다"고 말한 뒤 나눈 대화에 대해 알릴 내용이 없다고 했다. 이 원내대표는 "(할 얘기가) 없다"며 "오래 기다렸어도 어쩔 수 없다"고 말한 뒤 곧바로 호프집을 떠났다.
나 원내대표도 "특별히 (말할) 내용이 없다"며 "그동안의 과정, 앞으로 국회가 정상화한다면 어떤 것들을 해야 하느냐에 대해 얘기했다"고 말했다. '마지막까지 분위기가 처음처럼 화기애애했냐'고 묻자 나 원내대표는 웃으며 "처음처럼?"이라고 되물었다. 이어 나 원내대표는 "뭐… 얘기 많이 했다"고만 답했다.
나 원내대표는 '들어갈 때보다 세 사람 모두 표정이 안 좋은 것 같다'는 질문엔 "지쳐서 그렇다"며 "시간도 늦었고 해서…"라고 말했다.
굳은 표정으로 자리 떠나는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 /이원석 기자 |
오 원내대표 역시 "나름 각 당 입장을 확인했고, 그 속에서 국회 정상화가 하루 빨리 이뤄져야 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지만 확 결정을 내리긴 어려워 조만간 나눴던 이야기를 가지고 다시 보자고 한 것"이라고 전했다. '기대보다 안 좋은 것이냐'는 질문엔 "좋고 안 좋고는 없다"며 "저희의 만남 그 자체가 의미가 있다고 보는데 결과적으론 어떤 결과를 내기엔 역부족이었다"고 했다.
한편 이날 맥주값은 이 원내대표가 직접 회동을 마치고 나오면서 계산했다. 이번 회동은 먼저 나 원내대표가 이 원내대표에게 '밥 잘 사주는 누나가 되겠다'고 한 데 이어 이 원내대표가 오 원내대표에게 '맥주 잘 사주는 형이 되겠다'고 약속하면서 성사된 바 있다.
비공개 회동 전 밝은 표정으로 건배하는 오신환·이인영·나경원 여야 3당 원내대표./국회사진취재단 |
이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맥주 회동을 '희망'의 의미를 담은 '호프(Hope) 회동'으로 지칭하기도 했다. 그러나 국회 정상화에 대한 구체적 방안 등에 대해선 전혀 공감대가 형성되지 못한 모습이어서 결과는 그다지 좋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올 것으로 관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