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 손학규 vs 오신환, 정면충돌…'화합' 대신 '힘겨루기'
입력: 2019.05.20 05:00 / 수정: 2019.05.20 05:00
바른미래당 내홍이 공식 회의에서 폭발했다. 17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오신환 원내대표를 비롯한 바른정당계 최고위원들은 손 대표를 향해 거침없는 비판을 보내며 사퇴를 촉구했다. /뉴시스
바른미래당 내홍이 공식 회의에서 폭발했다. 17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오신환 원내대표를 비롯한 바른정당계 최고위원들은 손 대표를 향해 거침없는 비판을 보내며 사퇴를 촉구했다. /뉴시스

하태경, 孫 향해 "올드보이 수구세력" 거센 비판

[더팩트|국회=문혜현 기자] 바른미래당 갈등이 절정에 치닫고 있다. 당내 화합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오신환 원내대표를 선두로 하는 유승민-안철수계는 손학규 대표를 극렬히 비판하며 사퇴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이에 손 대표는 '사퇴 불가'를 분명히한 채 20일 정책위의장과 사무총장에 측근을 임명하고 힘겨루기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우려했던 갈등은 결국 공식 석상에서 폭발했다. 지난 17일 바른미래당 최고위원회의는 오 원내대표와 최고위원들의 손 대표를 향한 고성과 비난 일색이었다. 오 원내대표는 "당 대표가 동지들을 '수구 보수'로 매도하며 의원들의 총의를 '패권주의'라고 한 것은 참으로 실망스런 일"이라고 거세게 비판했다. 그는 "누가 도대체 수구 보수고 패권주의인가"라며 "(해당) 표현에 대해선 이 자리에서 사과해 주실 것을 요청한다"고 손 대표를 겨냥했다.

하태경 최고위원은 손 대표를 비롯해 친손학규파인 임재훈 의원을 견제하기도 했다. 하 최고위원은 "최고위원회를 여는데 최고위원회의 양해도 없이, 물론 동료의원이라고 하지만 불쑥 들어오는 것은 최고위원회 권위를 훼손하는 것도 있어서 일단 나가 달라"고 밝혔다.

손 대표는 최근 당 사무총장에 임재훈 의원을, 정책위의장에 채이배 의원 등 측근 인사를 세워 입지 확보를 시도했다. 하지만 권은희·이준석·하태경 최고위원은 최고위원회에 복귀하며 강한 반대 의사를 드러냈다. 하 최고위원은 "저희들에게 수구 보수라고 하셨다. 제가 볼 때 우리 당은 올드보이-수구세력을 당내에서 청산하는 것이 가장 급선무"라고 비판의 수위를 한껏 높였다.

또한 앞서 제기된 당내 인사 문제와 관련해 "원내대표 선거 과정에서도 사실상 당 대표가 불신임됐기 때문에 불신임된 당 대표가 독단적으로 인사권을 행사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우리당이 원래 집단지도체제이기 때문에 당 대표가 인사권을 행사할 때 원칙적으로 최고위원들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최소한 최고위의 과반 의결로 인사를 시행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주장했다.

이날 바른정당계 의원들은 손 대표의 수구보수 발언에 날을 세우며 공식적인 사과를 요청했다. /뉴시스
이날 바른정당계 의원들은 손 대표의 '수구보수' 발언에 날을 세우며 공식적인 사과를 요청했다. /뉴시스

이준석 최고위원은 지난 16일 제기된 손 대표와 민주평화당 의원들의 만남 의혹과 관련해 "박지원 의원은 음모론적 발언과 아니면 말고 식의 의혹제기로 손 대표의 명예를 훼손하지 말아달라"고 목소리 높였다.

이어 "만약 손 대표가 진정으로 민주평화당 의원들을 바른미래당에 불러들여서 전 대선후보이자 전 대표인 유승민 의원을 축출하는 것을 모의했다면 이것은 해당행위를 넘어서는 아주 중대한 정치적 도의의 저버림"이라며 손 대표의 공개적인 사실규명과 대응 의지 표명을 요구했다.

오 원내대표를 비롯한 세 명의 최고위원, 당내 손 대표에 반대 의견을 가진 의원들은 앞으로도 퇴진 촉구를 이어나갈 전망이다. 권은희 최고위원도 "(손 대표는) 문제해결을 위해 직접 뛰어들기보다는 회피했다. 계속 보따리 싸서 보수 통합하려고 한다는 등의 발언만 하면서 갈라치기 프레임으로 몰고 갔다"며 계파 갈등의 책임을 손 대표에게 물었다.

권은희 최고위원은 복귀한 최고위원회의에서 오 원내대표는 손 대표를 포함한 지도부의 빠른 퇴진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바른정당계뿐만 아니라 많은 의원들이, 정말 생각지도 못한 많은 의원들이 그렇게 동의를 했다고 목소리 높였다. /뉴시스
권은희 최고위원은 복귀한 최고위원회의에서 "오 원내대표는 손 대표를 포함한 지도부의 빠른 퇴진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바른정당계뿐만 아니라 많은 의원들이, 정말 생각지도 못한 많은 의원들이 그렇게 동의를 했다"고 목소리 높였다. /뉴시스

당내 대립각이 명확한 상황에서 손 대표가 임재훈·채이배 의원 당직 임명을 강행한다면 갈등은 장기화 국면을 맞이할 것으로 보인다. 손 대표는 최고위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당직 인선과 관련해 "이게 의결 사항은 아니고 당 대표에게 분명히 임명권이 분명히 있다"고 강경한 자세를 보였다.

하 최고위원은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선출직 최고위원끼리 행동을 통일하겠다"며 최고위 보이콧이 다시 재개될 가능성도 남겨뒀다. 그는 "(당 상황이) 오전 다르고, 오후 다르다"며 상황을 주시할 계획을 밝혔다.

이날 하 최고위원은 지명직 최고위원 2인 임명 무효 결의안, 총선까지 당내 인사는 최고위 과반으로 통과시키는 결의안을 냈고 이 최고위원은 지도부 재신임을 묻는 전당원투표 안건을 상정하겠다고 밝혔다. 권 최고위원은 정무직 당직자 13인 해임 행위의 적법성을 확인하기 위한 안건을 비롯해 박지원 의원 발언의 사실 여부를 위한 조사위원회 설치를 제안했다.

이는 모두 당내 갈등과 관련한 문제로 앞으로 이어질 최고위원회의에서 상정안이 가결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손 대표가 "당 대표의 권한을 100% 행사하겠다"고 밝힌 만큼 추가적인 내홍은 끊이지 않을 거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또, 패스트트랙 국면에서 형성된 유승민-안철수 연합 공세 또한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moon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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