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 北 식량지원 여론수렴 통일부 장관, 반대 의견 제외?
입력: 2019.05.18 00:05 / 수정: 2019.05.23 07:22
통일부가 대북 인도적 식량지원에 대해 여론수렴을 진행중이지만 식량지원을 찬성하는 단체들과 감담회를 진행했다는 비판이 일었다. 사진은 2011년 5월17일 북한 개성의 풍경./AP.뉴시스
통일부가 대북 인도적 식량지원에 대해 여론수렴을 진행중이지만 식량지원을 찬성하는 단체들과 감담회를 진행했다는 비판이 일었다. 사진은 2011년 5월17일 북한 개성의 풍경./AP.뉴시스

탈북민 단체 "북한 식량난 원래부터 어려워… 식량지원 반대"

[더팩트ㅣ통일부=박재우 기자] "북민협은 60개 단체로 구성이 돼 있고, 민화협은 187개 단체 그리고 정당 및 사회단체로 국민 합의, 대북정책이나 통일정책이나 국민 합의를 위해서 범국민적으로 결성된 단체, 그리고 KCRP는 7대 종단 대표로 구성돼 있다."

통일부는 김연철 통일부 장관이 지난 14일 대북 인도적 지원 관련 여론수렴 중에 식량지원을 찬성하는 단체만 만났다는 비판이 일자 참여 단체들에 대해 상세히 설명하며 이같이 반박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9일 취임 2주년 기념 KBS 대담 인터뷰에서 대북 인도적 식량지원에 대해 국민의 공감과 지지가 필요하다고 피력하자, 통일부가 여론수렴 진행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식량지원 반대 단체의 의견은 제외됐다는 목소리가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

하지만 최근 북한전문매체 데일리NK가 북한 전역의 쌀값이 되려 떨어졌다고 보도해 일각에서는 북한 식량난에 대해 부정하는 목소리도 있는 상황이다.

이혜훈 국회 정보위원장(바른미래당)도 14일 'MBC라디오 심인보의 시선집중'에서 이를 언급하면서 "북한은 이제 배급제가 아니라 장마당을 위주로 식량이 공급되고 있다"며 "인도주의 차원에서 굶어죽기 때문에 지원을 해야 된다고 보기에는 좀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북한의 두차례의 미사일 발사로 인해 국민여론은 대북 인도적 식량지원에 대해 부정적인 것으로 보인다. 북한 노동신문이 5일 전날 동해 해상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 참관 하에 진행된 화력타격 훈련 사진을 보도했다. /노동신문.뉴시스
북한의 두차례의 미사일 발사로 인해 국민여론은 대북 인도적 식량지원에 대해 부정적인 것으로 보인다. 북한 노동신문이 5일 전날 동해 해상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 참관 하에 진행된 화력타격 훈련 사진을 보도했다. /노동신문.뉴시스

우리 정부의 대북 인도적 식량지원에 대한 반대의 목소리는 존재한다. 특히, 북한의 두차례의 미사일 발사로 인해 국민여론은 북한의 대화협상 태도에 대해 의구심을 품고 있다.

지난 13일 발표한 리얼미터가 YTN ‘노종면의 더뉴스’ 의뢰로 북한 식량자원에 대한 국민여론을 조사한 결과(신뢰수준 95%·표본오차 ±4.3%p) 반대가 50.4%, 찬성이 46.0%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는 지난 10일 전국 19세 이상 성인 6187명 중 511명이 응답해 8.3%의 응답률을 기록했다. 무선 전화면접(10%) 및 무선(70%)·유선(20%) 자동응답 혼용, 무선전화(80%)와 유선전화(20%) 병행 무작위생성 표집틀을 통한 임의 전화걸기 방법으로 실시. 자세한 조사 개요 및 결과는 리얼미터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특히, 대북 식량지원에 대해 탈북민 단체들은 북한실상에 대해 분석하면서 '대북 인도적 식량 지원'에 대해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이들은 북한 식량난에 대한 복합적인 이유를 들며 세계식량기구(WFP)의 분석(북한 인구의 40%인 1010만 명이 식량 부족 상황으로 136만 톤의 식량이 필요)을 단순하게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고 했다.

이들에 따르면 북한의 식량난은 계속해서 존재해왔던 문제이고, 식량지원으로 혜택을 받는이들의 숫자가 제한적이기 때문에 실질적인 '인도적 지원'이 될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탈북민 단체들은 복합적인 이유를 들어 대북 인도적 지원 사업에 대해 반대했다. 김연철 통일부 장관이 13일 정부서울청사 통일부 장관실에서 유엔 산하기관인 세계식량계획(WFP)의 데이빗 비즐리 사무총장과 면담을 하고 있다. /뉴시스
탈북민 단체들은 복합적인 이유를 들어 대북 인도적 지원 사업에 대해 반대했다. 김연철 통일부 장관이 13일 정부서울청사 통일부 장관실에서 유엔 산하기관인 세계식량계획(WFP)의 데이빗 비즐리 사무총장과 면담을 하고 있다. /뉴시스

북한 교수 출신인 김흥광 NK지식연대 대표는 <더팩트>와 통화에서 "식량사정이 여러워 진 것은 사실이지만, 간단한 문제는 아니"라며 "한국 언론에 비춰지는 것은 북한 주민 전부인 2000만 명이 어려운 것처럼 들리는데, 배급 받는 주민들은 평양시민을 비롯한 정권기관 관계자 등으로 구성된 500만 명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 500만 명은 북한사회의 특권층"이라며 "우리의 인도적 지원은 북한주민 모두에게 혜택이 가는 것이 아니라 김정은에 충성하는 500만 명에게만 주어지는 것"이라고 반대 이유에 대해 말했다.

탈북자 출신 김성민 자유북한방송 대표는 통화에서 "북한 식량 위기는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있었다"며 "또, 특별히 작년에 큰 자연재해라던가, 농사에 실패한 것은 아니었다"고 현재 '식량위기론'에 대해 반박했다.

근본적인 식량난 이유에 대해 구조적인 문제를 지적하면서 김 대표는 "생산환경, 분배환경 등 북한의 농업기반을 전반적으로 바꾸기 전에는 북한 식량난을 해소하기 힘들 것"이라며 "식량난을 해결한다고 인도적 지원의 탈을 쓰고 지원하는 것은 오히려 김정은 정권을 강화시키는 일"이라고 인도적 지원에 대해 반대했다.

강제수용소 수용자 출신의 탈북자 강철환 북한 전략센터 대표도 "북한이 국가로서의 역할이 원활하지 않고 공무원들의 배급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라며 "대북 UN제재가 겹쳐 북한 주민들이 자가생존을 위해 식량확보에 다급해졌고, 이로 인해 배급제에 노출된 공무원들에게는 위기가 온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개혁정책을 시행하지 않으면서 농민들 불만이 쌓이고 분배의 불균형을 주도한 배급제에 위기가 온 것"이라며 "북한 정책의 전반적인 실패라고 볼 수 있다"고 전했다. 강 대표는 그렇기 때문에 인도적 지원 대상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한편 통일부 당국자는 16일 기자들을 만나 "(대북 인도적 지원에 대한)우호, 비우호 단체를 구분하는 것은 결례인 것 같다"며 "의견을 수렴하는데 충분히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탈북민 단체를 만나냐는 질문에는 "특정 단체를 만난다, 안 만난다는 말씀은 답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jaewoopark@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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