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퇴진 절대 없다…'제3의 길' 끝까지 지킬 것"
입력: 2019.05.16 17:51 / 수정: 2019.05.16 17:51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16일 당 내 사퇴요구 세력을 향해 계파 패권주의라고 규정하며 사퇴 불가 입장을 밝혔다. /김세정 기자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16일 당 내 사퇴요구 세력을 향해 "계파 패권주의"라고 규정하며 '사퇴 불가' 입장을 밝혔다. /김세정 기자

오신환 발언에 "원내 선거가 당 지도체제 바꾸는 것 아냐" 선 긋기

[더팩트|국회=문혜현 기자]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16일 "계파 패권주의에 굴복해 퇴진하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며 "바른미래당이 수구 보수세력의 손에 허망하게 넘어가지 않도록 제 정치적 명운을 걸고 당을 지키겠다"고 선언했다.

이날 오후 손 대표는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신환 신임 원내대표의 선출을 축하하며 "'손학규 이제 어떻게 되는 거냐, 곧 퇴진하는 것 아니냐'고 많은 사람들이 묻는다"며 이같이 밝혔다.

최근 바른미래당에선 최고위원들의 보이콧 등 손 대표를 향한 퇴진 요구가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손 대표의 이같은 발언은 당 내 퇴진 요구에 굴하지 않고, 꿋꿋이 자리를 지키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손 대표는 "어제의 원내대표 선거는 의원들의 국회 대표를 뽑는 선거였지 당의 대표를 뽑는 선거가 아니었다"며 오 원내대표가 선거 공약으로 내걸었던 '당 지도부 즉각 퇴진'에 대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어 "총선이 앞으로 다가오면서 양당체제로 복원하려는 움직임이 꿈틀대고 있다"며 "우리 당 내에서도 이런 움직임이 정치 싸움으로 번져 온 것이 사실"이라고 당내 갈등을 인정했다.

그러면서 "사적 이해관계 때문에 한국 민주주의의 시계를 뒤로 돌리려는 행태를 단호히 거부한다"며 "계파가 아니라 국민과 민생을 위해 '제3의 길'을 끝까지 지킬 것"이라고 목소리 높였다.

손 대표는 차기 총선과 관련해선 "현재 공석 상태인 당직 개편을 마무리하는 즉시 당 내부 인사를 최소화하고 외부 전문가와 일반 국민이 주가 되는 '혁신위원회'를 설치하겠다"고 공언했다.

그는 "명칭은 제2창당위원회가 됐건, 뭐가 됐건, 아무래도 좋다. 평당원, 국민들과의 소통의 자리를 많이 만들고, 이 위원회에 당헌·당규가 허락하는 최대한의 전권을 부여해 당의 혁신을 일임하겠다"고 계획을 밝혔다.

'총선전략기획단' 가동도 언급했다. 손 대표는 "총선전략기획단은 외부 전문가와 당 내 인사를 균형있게 구성해 총선 전략을 조기에 수립하고, 실행할 수 있도록 최대한 지원하겠다"고 설명했다.

오 원내대표 선출로 당 내 퇴진 압박이 거세지는 상황에서 손 대표가 '퇴진 불가 입장'을 못박으면서 당 내분은 더욱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손 대표는 "원내대표 선거가 당 지도체제를 바꾸는 게 아니다"라며 "선거 결과를 무겁게 받아들인다. 그러나 그것 또한 지도체제 개편과는 상관 없다"고 오 원내대표와 대립각을 세우기도 했다.

그는 기자회견 후 이어진 질의응답에서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이 주장한 '손 대표와 일부 의원들과의 만남'과 관련해 "그분 말씀을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사람이 있나"라고 반문했다. 박 의원이 "'(손 대표와 함께) 유승민 전 대표를 몰아내자'라고 했다"고 발언한 것에 대해선 "저는 그런 말에 특별히 말할 가치를 못 느낀다"고 불쾌한 기색을 드러냈다.

최근 정무직 당직자 13명을 해촉한 것에 대한 물음에 손 대표는 "오늘 설악산 신흥사에 이준석 최고위원이 왔다. 나를 보러 왔다고 했다"며 "정무직 당직자에 대해서 이 최고위원이 다시 한 번 검토를 해달라고 해서 생각해보겠다고 했다"고 밝혔다.

'안철수 전 대표와 소통하고 있느냐'는 질문엔 "최근에 시도했었으나 답이 없었다"고 했다.

'개혁보수'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도 답했다. 손 대표는 "개혁보수로 국한하지 말고 다 같이 하는 게 중도정당의 모습"이라며 "배제하지 말아야 한다. 보수와 진보가 같이 가는 것이다. 중도는 개혁보수를 포함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손 대표와 바른정당계 세력 간 대치는 지속될 전망이다.

moon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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