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현장] 임기 못 마친 김관영 고별 간담회…"상처 준 것 다시 사과"
입력: 2019.05.14 16:27 / 수정: 2019.05.14 16:27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가 14일 임기 마지막 기자 간담회를 열고 소회를 밝혔다. 그는 지난 패스트트랙 정국에서 사임시킨 권은희·오신환 의원에게 사과의 뜻을 표하며 새 원내지도부를 향한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뉴시스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가 14일 임기 마지막 기자 간담회를 열고 소회를 밝혔다. 그는 지난 패스트트랙 정국에서 사임시킨 권은희·오신환 의원에게 사과의 뜻을 표하며 새 원내지도부를 향한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뉴시스

새 원내지도부 향해 "패트 합의 처리·정국 주도·당내 화합" 주문

[더팩트|국회=문혜현 기자] "패스트트랙 과정에서 사보임 문제로 마음에 상처를 드린 부분을 다시 한 번 사과드린다. 비통하게 생각하고, 원내대표로서 불가피했던 상황을 역지사지하는 마음으로 이해해 주셨으면 좋겠다."

14일 오전 원내대표로서 마지막 기자 간담회를 연 김 원내대표의 목소리는 평소보다 훨씬 밝았다. 사퇴 결의를 밝힌 뒤부터 '홀가분하다'는 말을 자주 하던 김 원내대표는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발표문을 읽어내려갔다.

오는 15일 김 원내대표는 당 내 의결사항에 따라 예정된 임기(6월 25일)보다 일찍 11개월 간의 원내대표 활동을 마치고 퇴임한다. 고별 간담회 자리에 선 그의 표정은 선거·사법제도 개혁안 패스트트랙 통과 후 눈물을 보였던 모습과는 달리 한결 편안해 보였다.

지난 패스트트랙 정국에서 김 원내대표는 권은희·오신환 사법개혁특별위원회 위원을 교체했고, 이에 반발한 당 내 의원들과 자유한국당의 회의 저지로 국회는 극심한 혼란을 겪었다.

패스트트랙이 통과된 뒤 당 상황이 더욱 악화되자 김 원내대표는 "다른 당과 합당연대를 안 한다고 하면 즉시 사퇴하겠다"고 밝혔고, 바른미래당은 의원총회를 통해 '타 당 연대 불가'와 '원내대표 사퇴'를 결의했다.

지난 4월 30일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선거·사법제도 개혁안 패스트트랙을 통과시킨 뒤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눈물을 보였다. /배정한 기자
지난 4월 30일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선거·사법제도 개혁안 패스트트랙을 통과시킨 뒤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눈물을 보였다. /배정한 기자

◆ '패스트트랙' 태우고 떠나는 김관영 "개헌 못 해 아쉬워"

김 원내대표는 자신의 성과와 관련해 "국회 특활비의 사실상 폐지와 선거제도 개혁의 패스트트랙 상정"이라며 "한 가지가 더 꼽자면 지난 8일 우리 당의 결의"라고 당당하게 밝혔다.

그는 "바른미래당 창당 이후 당 내 과제로는 합당 시기 불거졌던 지독한 갈등을 마무리짓는 너무나도 중요한 당 내 화합 문제였다"며 "이 갈등의 씨앗이 내년 총선을 앞둔 타당과의 선거 연대나 통합의 문제로 상호 불신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 8일 의원총회에서는 이런 당 내 갈등을 마무리 짓고 창당 정신에서 화합, 자강, 혁신의 길로 가자고 결의했다"며 "일부에서는 여전히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고 있지만 저는 국민 앞에서 모든 의원들의 마음을 모아 밝힌 이번 결의가 반드시 지켜질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고 했다.

아쉬웠던 점을 묻자 김 원내대표는 "국민의당 때부터 개헌특위 2소위 위원장을 맡아 활동해왔다"며 "선거제 개혁의 패스트트랙 상정이 개헌에 관한 새로운 시작점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을 오래전부터 해왔다. 20대 국회가 개헌 논의를 마무리지어 역사적 소명을 다하는 국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14일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권은희 정책위의장과 함께 기자 간담회를 통해 새 원내지도부를 향해 정치개혁, 당 화합, 다당제의 기틀을 지켜 달라고 당부의 말을 전했다. /뉴시스
14일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권은희 정책위의장과 함께 기자 간담회를 통해 새 원내지도부를 향해 정치개혁, 당 화합, 다당제의 기틀을 지켜 달라고 당부의 말을 전했다. /뉴시스

◆ 후임 원내지도부에 "'2중대 비판'…오로지 민생만 보길"

김 원내대표는 후임 원내지도부를 향해 패스트트랙의 합의 처리와 3당으로서의 정국 주도, 당 내 화합을 주문했다.

그는 "제3당인 우리 당의 끈질긴 요구와 결단으로 이뤄낸 이번 패스트트랙 법안"이라며 "정치 개혁의 큰 과제를 바른미래당의 이름으로 최대한 이른 시기에 마무리될 수 있도록 당 내외에서 더 큰 정치력을 발휘해 주시길 바란다. 무엇보다 제1야당도 참여해서 합의 처리를 해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한국 정치에서 다당제가 유지되고 성장할 수 있는 기틀을 더욱 더 단단하게 다져 달라"며 "제3당은 한편에선 캐스팅보터로서 정국을 주도할 수 있지만 자칫하면 특정 정당의 '2중대'라는 비판에 직면하기 십상이다. 그런 비판은 지금도 있다"고 되짚었다.

그러면서 "제3당의 판단 기준은 오로지 민생이어야 한다. 이 속에서 진정 국민들에게 대안세력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내부 화합'을 강조하며 "현재 당 지도부의 거취 문제에도 여전히 논란이 있다는 주장이 있지만, 새로운 원내지도부는 이런 의혹을 슬기로운 마음으로 완전히 불식시키고 기호 3번으로 내년 총선을 치를 수 있도록 적극 나서야 한다"고 목소리 높였다.

김성식·오신환 새 원내대표 후보들은 사개특위 위원의 사보임 철회를 공약으로 내건 상태다. 패스트트랙 논의가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김 원내대표는 "두 분(권은희·오신환)의 의원들이 사법 개혁에 대해 반대하는 입장이 아니다"라며 "공수처나 검경 수사권 조정에 대한 개혁 의지가 강하셨던 분들이다. 그래서 신임 원내대표가 오면 당의 사법 개혁을 가장 적절하게 완수할 수 있는 방법으로 처리할 거라고 생각한다"고 일축했다.

손학규 지도부 사퇴 요구와 관련해선 "기본적으로 손학규 대표께서 본인이 혁신위원회를 제안했다. 최고위원들이 당 내로 복귀해서 충분히 허심탄회하게 논의하고 혁신위 출범과 당의 로드맵을 새로운 원내대표와 의논해서 결론을 내야 한다고 본다"고 밝혔다.

'복귀하지 않고 퇴진 운동을 이어간다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엔 "무조건 퇴진을 주장한다고 문제가 해결되는 게 아니다"라며 "그들도 최종적으로는 당이 바로 서고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해 퇴진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래서 지혜를 모아서 총선을 어떻게 치루는 게 최선의 방법인지에 대해 좀 더 토론하고 의견을 모은 다음에 그 방향대로 가는 게 맞다고 본다. 원내대표 선거가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는 한국당이 장외 투쟁에 나가 있는 상황에 대해선 "국정운영의 최종 책임은 여당이다. 정책의 최종 성과가 나게 해야 하는 것도 여당이다. 따라서 여당이 열린 자세를 갖고 야당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국회에 오게끔 소통해야 된다고 생각한다"며 "그 부분을 신임 원내대표도 여당 원내대표에게 강하게 요구하고 잘 이끌어줄 거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moon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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