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 바른미래당, 원내대표 선출 '안철수계 비례 5인'에 달렸다

13일 바른미래당 오신환·김성식 의원이 원내대표 후보로 나선 가운데 이태규 의원을 비롯한 '안철수계' 의원들이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다. /더팩트 DB

이태규·이동섭·김삼화·신용현·김수민 토론 후 '원내대표' 결정하기로

[더팩트｜국회=문혜현 기자] 13일 오신환·김성식 두 재선 의원이 바른미래당 원내대표 후보로 등록한 가운데 '안철수계' 비례대표 의원 5인이 '캐스팅보트'를 쥐고 지지 후보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바른미래당은 지도부로 구성된 당권파, 유승민 전 대표와 함께하는 바른정당계, 국민의당 출신이면서 안철수 전 대표를 지지하는 안철수계 등 세 계파로 나뉜다. 이들은 오는 15일 오전 새 원내사령탑을 선출하는데, 안철수계 의원들은 정확한 입장을 아직까지 내놓지 않고 있다.

당권파는 계파색이 옅고 당내 정책통으로 불리는 김성식 의원을 지지하고있다. 임재훈 바른미래당 의원은 <더팩트>와 통화에서 "저는 김 의원을 지지한다"며 "지도부도 노골적으로 말하진 않지만, 당의 미래를 위해 누가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을 거다. 저는 이럴수록 자기 입장을 명확하게 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바른정당계 의원들은 대체로 오신환 의원을 지지하는 분위기다. 하태경 의원은 오 의원을 지지하냐는 말에 "당연하다"면서도 안철수계 의원들을 설득하는 덴 큰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그는 "본인들이 알아서 하는 거다. 설득한다고 될 일이 아니"라며 "다들 속내를 잘 이야기하지 않는다"고 했다.

'안철수계'로 분류되는 이태규 의원은 13일 "비례대표 5인이 모여서 토론 후에 결정할 것"이라며 계획을 밝혔다. /남윤호 기자

그렇다면 '안철수계' 의원들의 생각은 어떨까. 이태규 의원은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토론 후에 저희가 표를 행사하기로 결정했다"고 분명히 했다.

이 의원은 "안철수 대표님 쪽 비례 의원 다섯 분(이태규·이동섭·김삼화·김수민·신용현 의원)이 모여서 두 후보를 놓고 손학규 대표의 임기 문제·체제 문제를 포함한 당의 혁신과 변화에 대한 비전과 전략, 실천할 의지와 진정성을 모여서 토론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13일과 14일에 걸쳐서 각 후보들이 선거운동에 나설 거다. 의원들 각자의 의견을 받고 의논할 예정"이라며 "저희가 후보를 내지 않는 만큼 힘을 합해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후보 결정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와 관련해 이 의원은 "'비전과 전략의 구체성이 있는가'다. 단순히 레토릭으로 끝나면 안 되지 않나. 의지와 진정성을 보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안철수계 의원들의 향방이 곧 '당 주도권'을 쥐어줄 것으로 전망된다. 이 의원은 "저희가 결정하는 대로 결과가 날 것"이라고 말하는 등 자신감을 보이고 있어 두 후보의 적극적인 의견 피력이 이어질 지 주목된다.

앞서 김성식 의원은 이날 오전 있었던 출마 기자회견에서 '민주적인 원내운영'을 주창하고 "그 상징적인 조치로서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 사보임을 원상복귀 시키겠다"며 당 지도부에 비판적인 이들에게 포용적인 자세를 보였다.

또한 손 대표 퇴진 등을 혁신위원회에서 논할 수 있느냐는 물음에 "혁신위가 합의로 만들어져 리더십 문제를 포함한 결정을 한다면 거기에 따라 당이 단합하면서 혁신하는 것이 좋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바른미래당은 오는 15일 새 원내대표를 선출한다. 각 계파 간 의견이 상이한 가운데 캐스팅보트를 쥔'안철수계'의 결정이 주목된다. /남윤호 기자

오신환 의원도 출마를 선언하면서 "원내대표에 당선되는 즉시, 의원단의 의사를 결집하고 당원들의 힘을 하나로 모아 무책임한 현 지도부를 퇴진시키고, 창당 정신을 온전히 구현해 낼 총선 승리 지도부를 구성하는 책임정치 실천 운동에 돌입하겠다"고 목소리 높였다.

또한 "안철수·유승민 두 창당 주역과 손잡고 바른미래당의 새로운 미래를 개척하겠다"며 "계파를 초월한 단합된 힘으로 위기에 빠진 당을 구하겠다"고 말했다.

이후 기자들과 만나 구체적인 방안과 관련해 "방법은 한가지로 단정하고 있지 않다"면서 "손 대표와 의논할 부분도 있다. 물리적으로 해결할 부분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원외에서도 새로운 원내지도부 구성을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 김철근 전 바른미래당 대변인은 "현 지도부의 변화와 혁신, 비대위, 안철수-유승민 공동체제의 전면 등장 등 저희가 요구했던 구도에 적합한 분이 좋다"며 "두 분다 그렇게 주장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누가 됐으면 좋겠다'는 의견은 없지만, 위의 요구사항을 강력하게 추진할 사람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moone@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