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9일 한국을 방문한다. 지난 2월 인천국제공항 출국장으로 향하고 있는 비건 대표의 모습. /남윤호 기자 |
발사체 발사→ 北 식량 인도지원→ 제3차 북미회담?
[더팩트ㅣ외교부=박재우 기자]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9일 한국을 방문한다. 존 볼턴 미국 국가안보보좌관이 이달 말 방한한다는 외신보도도 나오면서 하노이 북미회담 이후 멈칫했던 한반도 시계가 다시 움직이고 있다.
이를 계기로 비핵화 협상 테이블 '모멘텀'이 살아나 제3차 북미정상회담과 제4차 남북정상회담으로 이어질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앞서,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는 지난달 "5∼6월 트럼프 대통령이 일본을 방문하게 되면 한국도 방문하게 될 테고 그렇게 되면 북미 간에 대화도 가능한 것 아닌가 생각한다"고 5월 다시 한반도 정세가 급변할 거라고 전망한 바 있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5월 말 새 일왕 즉위식을 위해 일본에 국빈방문을 하고 6월 말 G20정상회의 참석차 다시 일본 오사카를 찾는다. 북핵 협상 실무진이 먼저 한국을 방문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 가능성이 사실상 높아진 셈이다.
현재 한반도 정세는 북한이 지난 4일 발사한 단거리 발사체로 긴장감에 휩싸여 있다.'북한판 이스칸데르' 미사일로 추정되는 전술유도무기가 날아가고 있는 모습. (사진=노동신문 갈무리) /뉴시스 |
하지만 현재 한반도 정세는 북한이 지난 4일 발사한 단거리 발사체로 인해 긴장감에 휩싸여 있다. 이에 대한 해석을 놓고 한·미 정부와 전문가들의 입장은 갈린다. 폼페이오 장관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 아니라고 일축했지만, CNN 등 미국 언론은 단거리 미사일이라고 결론을 지었다.
일각에서는 이번 북한의 발사에 대해 내부적으로 결집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압박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현재 북한 내부 식량난이 심각한 상황으로 알려져 있고, 이를 돌파하기 위해서 내부결집을 하는 한편 트럼프 대통령이 협상의 손을 내밀어주기를 바란다는 해석이다.
비건 대표는 이번 방한 기간 한·미 워킹그룹 회의를 열고 식량 지원 문제도 다룰 예정이었지만, 이번 발사로 인해 식량지원에 대한 사안 논의는 불투명해졌다.
또한, 미국 국무부는 지난 3일 한국을 방문하는 비건 대표의 방한에 대해 "한국 당국자들과 북한의 '최종적이고 완전히 검증 가능한 비핵화(FFVD)'를 증진하기 위한 노력에 대해 논의할 것" 이라고 발표해 북미간 이견이 아직 좁혀지지 않은 것으로 보여진다. 미국은 비핵화 빅딜(Big Deal)인 일괄타결을 원하고 있고 북한은 단계적 협상을 원하고 있다.
한반도 정세에서 미중무역전쟁이 북미 간 비핵화 협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거라는 분석도 나왔다. 사진은 지난해 11월 베이징에서 열린 미중 기업인 행사에서 참가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모습. /베이징=AP.뉴시스 |
한편 이 과정에서 미·중 무역전쟁이 북미 간 비핵화 협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거라는 분석도 나왔다. 지난 6일 CNBC 방송 인터뷰에서 카니아스 미 국익센터 국장은 "트럼프 정부는 북한에 대해 '최대 압박' 전략을 구사했다"며 "하지만 이 '최대 압박' 정책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국가는 중국"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중국이 국경을 개방을한다면 며칠안에 북한에 대한 제재 압박을 끝낼 수도 있다"며 "미중 무역전쟁이 계속된다면 중국이 북한 비핵화 협상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 5일(현지시간)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중국에 대한 관세를 10%에서 25%로 인상한다고 트위터를 통해 위협한 바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최근 블라디보스토크를 방문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진행했고, 중국과 밀착하면서 '새로운 길'에 대한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아울러, 아베 신조 일본 총리도 북한과 조건없이 정상회담을 하겠다고 나오고 있어 북일정상회담이 이뤄질지 여부도 주목을 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