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 밖으로 나간 황교안, 돌아올 때 문 닫히면 어쩌지…
입력: 2019.05.08 05:00 / 수정: 2019.05.08 05:00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를 비롯한 자유한국당이 오는 25일까지 전국을 돌며 장외투쟁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지난 2일 서울역에서 열린 규탄대회에서 발언하는 황 대표. /이동률 기자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를 비롯한 자유한국당이 오는 25일까지 전국을 돌며 장외투쟁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지난 2일 서울역에서 열린 규탄대회에서 발언하는 황 대표. /이동률 기자

보수 지지층 모이지만 사라지는 외연 확장성… '출구전략'은 어떻게?

[더팩트ㅣ국회=이원석 기자]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장외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정치권에선 황 대표가 적어도 한 달 이상 국회가 아닌 밖에서 계속 투쟁을 벌일 것이라고 보고 있다. 황 대표가 이런 행보를 이어가는 이유로는 '보수 지지층 결집'이 꼽힌다. 한계도 크다. '출구전략 부재' 등으로 인해 실패 전략이 될 수도 있단 관측이 나온다. 국회로 돌아올 때 문이 닫혀있을 수 있단 뜻이다.

황 대표를 비롯한 한국당 소속 의원들은 오는 25일까지 전국 17개 시도를 돌며 '국민 속으로 민생·투쟁 대장정'을 할 것이란 계획이다. 전희경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문재인 정권이 2년 동안 만들어 낸 경제폭망의 현실을 한국당이 직접 피부로 체감하기 위해서"라고 이유를 밝혔다.

정치권에선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골자로 한 선거법·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법의 패스트트랙 지정 이후 계속되고 있는 한국당의 장외투쟁 행보가 '지지층 결집' 목적이라고 보고 있다. 전국을 돌며 지지자들을 만나고 문재인 정부를 강하게 비판함으로써 집토끼들을 불러오게 된다는 관측이다. 실제 각종 지지율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지지층 결집으로 한국당의 지지율 상승이 계속되는 모습이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를 비롯한 당관계자들이 시민들 앞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동률 기자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를 비롯한 당관계자들이 시민들 앞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동률 기자

그러나 반드시 지지층 결집이란 득만 있다는 보장이 없다. 보수 지지층을 얻는 반면 강경 노선에 따른 중도 지지층 이탈 가능성이 상당하다.

아울러 진보 진영의 결집도 자동으로 발생한다. '한국당 해산' 청와대 국민 청원이 180만명(7일 오후 4시 기준)을 넘어선 것도 진보 진영 결집에 따른 결과라는 관측이 나온다.

장외투쟁뿐 아니라 황 대표는 발언에 있어서도 수위를 높이고 있다. 황 대표는 지난달 20일 장외 집회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김정은 대변인' 역할만 하고 있다"고 표현해 논란이 된 바 있다. 이미 이전에 나경원 원내대표가 외신을 인용해 같은 표현을 했다가 여권의 큰 반발에도 의도적인 해당 발언을 한 것으로 풀이됐다. 한국당은 문재인 정부를 좌파 독재 정권으로 규정하는 등 투쟁의 고삐를 쥐고 있다.

박성민 정치컨설팅그룹 '민' 대표는 전날 MBC 라디오 '심인보의 시선집중'과 인터뷰에서 한국당의 장외투쟁과 강경 노선과 관련해 "그런 식의 좀 이념적이고 진영논리는 중도층들이 돌아가기가 점점 어려워지는 측면이 있다"며 "이념적으로 진영 간의 논리로 뭉치는 순간 반대 측도 진보진영도 뭉치게 된다"고 견해를 밝혔다.

지난 4일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왼쪽)가 4광화문광장 일대에서 열린 문재인 STOP, 국민이 심판합니다 3차 장외집회에서 박수를 치고 있다. /이새롬 기자
지난 4일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왼쪽)가 4광화문광장 일대에서 열린 '문재인 STOP, 국민이 심판합니다' 3차 장외집회에서 박수를 치고 있다. /이새롬 기자

현재와 같이 한국당이 원내 협상을 전면 보이콧하고 장외투쟁을 이어갈 경우 민생 현안 악화에 따른 책임을 뒤집어 쓸 수 있다. 당장 정부 여당이 6조7000억 원 규모의 추경안을 제출해놓고 협상을 시도하고 있으나 한국당의 거부로 멈춰선 상태다. 명분이 있긴 하지만 시간을 끌수록 결국엔 밖으로 나가 있는 한국당에게 책임이 더 갈 수 있다는 관측이다.

따라서 한국당에겐 장외투쟁 후의 출구 전략이 필요하다. 국회로 돌아올 수 있는 명분이 있어야 한다는 의미다. 투쟁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자의적으로 명분을 세우긴 어려워진다. 그럴 경우 외부 상황의 명분이 생겨야 하는데, 자칫 무리해 출구 전략을 짜다 보면 한국당의 모든 투쟁의 노력이 물거품이 될 수 있다.

최창렬 용인대 교수는 <더팩트>와 통화에서 "(한국당의 장외투쟁은) 지지율이 오르는 상황에서 그것을 결집시켜 나가려는 것인데, 이는 중도층에겐 안 좋다"라며 "외연 확장이 되지 않게 된다. 강경 노선엔 한계가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최 교수는 "언제까지 장외투쟁만 할 수는 없을 것"이라며 "출구전략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광화문 광장에서 손을 든 황교안 대표와 뒤로 보이는 당원 및 지지자들. /이새롬 기자
광화문 광장에서 손을 든 황교안 대표와 뒤로 보이는 당원 및 지지자들. /이새롬 기자

그러나 일각에선 한국당의 장외투쟁이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통화에서 "현재는 양 진영으로 지지층이 양극화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 정권을 지지하고 있는 두 개의 기둥인 경제와 안보가 다 흔들리고 있어서 중도층이 줄고 있다"며 "오히려 장외투쟁과 같은 강경 노선 없이 국회로 돌아가면 둘 다 잃게 될 가능성이 있다. 투쟁할 수밖에 없는 시기라는 뜻"이라고 말했다.
lws20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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