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 北, 북중러연대 넘어 이란까지… 속내는?
입력: 2019.05.02 05:00 / 수정: 2019.05.02 05:00
북한이 중국과 러시아와의 협력관계를 강화하고 있다. 노동신문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25일 러시아 극동연방대학교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 만찬을 한 모습을 보도했다. /노동신문.뉴시스
북한이 중국과 러시아와의 협력관계를 강화하고 있다. 노동신문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25일 러시아 극동연방대학교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 만찬을 한 모습을 보도했다. /노동신문.뉴시스

미국은 무시전략? 볼튼 발언, 일본과 공조

[더팩트ㅣ외교부=박재우 기자] 북한이 하노이 회담 실패 이후 중국, 러시아와 협력 관계를 강화하면서 북미협상은 더 예측할 수 없는 상황에 빠졌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이 행보에 대한 해석으로 '새로운 길'의 선택이냐 '협상의 레버리지'이냐를 두고 분분한 상황이다.

'새로운 길'이란 김 위원장이 올해 신년사에서 미국과의 협상이 틀어진다면 다른 길이 있다는 의미로 언급한 바 있다. '새로운 길'에 대해 군사 도발의 복귀라는 분석도 있었지만, 현재까지 북한의 도발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노무현 정부 당시 통일부 장관을 지낸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는 지난달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이에 대해 "중국·러시아와의 사회주의 연대"라며 "새로운 길이라면 하나는 자력 갱생 경제일 것이고, 또 하나는 중국과 러시아와 손잡고 비핵화도 가고 경제 협력도 추진하겠다는 구상"이라고 분석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달 25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를 방문해 첫 북러정상회담을 가졌고, 이 자리 직후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6자 회담' 개최 가능성을 언급했다. 일각에서는 곧 시진핑 중국 주석이 평양에 방문할 거라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김 위원장은 두차례의 북미정상회담을 앞둘 때마다 북중정상회담을 개최했고, 총 4차례나 북중정상회담을 했다. 또한, 북한최고인민회의 제 14기 1차 회의에서 김 위원장이 국무위원장에 재선출된 것에 대해 시진핑 주석은 같은 달 14일 축전을 보내며 양국의 우호를 과시했다.

북한은 미국을 압박하기 위해 이란에게까지 손을 뻗는 모습이다. 북한의 리용호 외무상이 이란의 하산 로하니 대통령을 예방해 악수하고 있는 모습./AP.뉴시스
북한은 미국을 압박하기 위해 이란에게까지 손을 뻗는 모습이다. 북한의 리용호 외무상이 이란의 하산 로하니 대통령을 예방해 악수하고 있는 모습./AP.뉴시스

아울러, 북한은 러시아와의 첫 정상회담을 마치고 이제 이란까지 끌어들이려고 하는 모양새다. 앞서, 지난해 미국 트럼프 행정부는 오바마 정부가 합의한 이란 핵합의(JCPOA)에 대해 "내가 본 협정 중에 최악"이라고 파기를 한 뒤 미국은 이란에게 경제제재를 복원했다.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교부 장관은 같은 달 28일 핵확신금지조약(NPT)을 탈퇴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국영 IRNA통신에 "북한을 곧 방문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북한과 이란은 오랜 우방관계로 양측은 탄도미사일과 핵무기의 기술적인 부분에서 서로 도움을 주고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아울러, 북한의 리용호 외무상은 지난해 8월 이란을 방문해 양국의 우호를 다진 바 있다.

이처럼 북한은 미국과 대립 중인 국가들과 손을 잡으면서 미국과의 협상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 이들과의 관계를 강조하는 것처럼 보인다. 곽길섭 전 국정원 대북정책관은 <더팩트>와 통화에서 "일단 북한은 버티기를 기본전략으로 나오고 있다"며 "두 번째로는 미국과 협상을 전개한다는 복안을 가지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중국, 러시아 등과 전통적인 삼각협력 체제를 구축해서 대북제재 와해를 시도하면서 버티는 방법"이라며 "동시에 미국과의 기싸움을 하려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협상에서도 미국에 시그널을 보내는 것"이라며 "실제로 경제적 협력의 영양제 역할을 기대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일 정상회담을 통해 이에 대해 맞서고 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26일(현지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악수하고 있다. /AP.뉴시스
트럼프 대통령은 미일 정상회담을 통해 이에 대해 맞서고 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26일(현지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악수하고 있다. /AP.뉴시스

김준형 한동대학교 교수는 통화에서 "북러회담, 북중회담 등은 하노이 전부터 예정됐던 일정"이라면서 "새로운 길은 내부적인 자력갱생과 외교적인 다변화 전략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하노이 회담 직후 국내에서 입지가 추락했기 때문에 다시 입지를 다지고, 국정동력을 확보하려는 것"이라며 "여전히 미국과 해결해야 한다는 의지는 남아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했다.

최근의 회담에 대해 "중국과 러시아가 북한의 단계적 비핵화에 대해 우호적인 목소리를 갖고 있으니 이 목소리를 키우기 위한 것"이라며 "중러가 대북제재를 직접적으로 풀지는 않지만, 북한의 입장을 국제사회에 비춰줄 수 있게 노력해 주는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미국은 이러한 북한의 행보에 대해 크게 대응하지 않고 있다.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언급한 6자회담과 관련해 "배제되는 건 아니지만 미국이 선호하는 방식이 아니"라고 사실상 거부의 뜻을 밝혔다. 그러면서 오히려 중국과 러시아의 대북제재 이행 강화에 대해 강조했다.

아울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워싱턴D.C.에서 같은 달 27일(현지시간)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미일정상회담을 진행해 북한 비핵화 공조 방안 등에 대해 논의했다.

jaewoopark@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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