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주간政談] '난장판' 국회 "식물국회보다 동물국회가 낫지 않아요?"
입력: 2019.04.27 00:00 / 수정: 2019.04.27 00:00
25일~26일 더불어민주당,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정의당 등이 패스트트랙을 시도하자 이를 저지하기위해 자유한국당은 국회 회의장 등을 점거하고 막아서는 난장판이 벌어졌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가 민주당을 저지하기위해 당직자들에 둘러싸여 있다. /문혜현 기자
25일~26일 더불어민주당,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정의당 등이 패스트트랙을 시도하자 이를 저지하기위해 자유한국당은 국회 회의장 등을 점거하고 막아서는 난장판이 벌어졌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가 민주당을 저지하기위해 당직자들에 둘러싸여 있다. /문혜현 기자

이번 주는 국회가 '아수라장'이었습니다. 선거제도 개편,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신설, 검·경 수사권 조정 등 이른바 패스트트랙을 놓고 자유한국당, 바른미래당 일부 의원과 더불어민주당,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정의당 등이 전쟁을 방불케 할 정도로 충돌했습니다. 감금, 고성, 욕설 등이 난무하는 꼴사나운 모습을 보였습니다. 또, 문재인 대통령은 국빈방문한 카자흐스탄에서 훈장을 받기로 했다가 돌연 취소되는 일도 있었습니다. <더팩트> 정치플러스팀과 사진영상기획부는 여의도 정가, 청와대를 취재한 기자들의 '방담'을 통해 한 주간 이슈를 둘러싼 뒷이야기와 정치권 속마음을 다루는 [TF주간 정담(政談)] 코너를 진행합니다. 주간 정담(政談)은 현장에서 발품을 파는 취재 기자들이 전하는 생생한 취재 후기입니다. 지금부터 시작합니다. <편집자 주>

카자흐스탄, 文대통령에 훈장 수여 돌연 취소 배경

[더팩트|정리=이철영 기자] -이번 주 가장 핫한 뉴스는 국회인 것 같습니다. 여야 각 5당이 정면충돌했죠. 국회의원은 물론 보좌진들까지 총출동해 그야말로 국회가 아수라장, 난장판이었습니다.

-몸싸움은 물론 고성과 욕설 등으로 얼룩졌습니다. 한국당과 바른미래당 일부 의원은 패스트트랙을 저지하기 위해 밤을 새우며 정치개혁특별위원회·사법개혁특별위원회 회의장 출입문을 봉쇄하고 나섰습니다. 진입을 시도하려는 민주당과 야3당 그리고 이를 저지하기 위해 모인 한국당과 바른미래당 일부 의원들의 낯부끄러운 모습이 국민에게 그대로 전달됐습니다. <더팩트> 취재진도 25일부터 26일 오후까지 현장을 지켰죠. 먼저, 숨 가빴던 국회 이야기부터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정개특위 회의장인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회의실 출입문을 봉쇄한 한국당 의원들. /허주열 기자
정개특위 회의장인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회의실 출입문을 봉쇄한 한국당 의원들. /허주열 기자

◆"직원들 저녁이 있는 삶 좀 보장해 주세요"

-국회가 '난장판'입니다. 2012년 국회 스스로 만든 국회선진화법이 무색한 상황인데요. 이렇게 충돌한 원인 중 하나가 바른미래당이라고요.

-네, 현재 국회에서 벌어지는 사태에 있어서 바른미래당이 '태풍의 핵'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손학규 대표, 김관영 원내대표 등 바른미래당 지도부가 공수처법을 패스트트랙에 태우는 것에 반대하는 사개특위 위원들을 사·보임하면서 이번 사태를 키웠다고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처음엔 오신환 의원을 채이배 의원으로, 다음은 권은희 의원마저 임재훈 의원으로 교체를 했죠. 당사자들은 거부하는 상황이었고, 예고되지 않은 교체였죠?

-네, 맞습니다. 한국당이 이번 사안의 부당성을 주장하는 빌미를 제공하기도 했는데요, 상황을 더 극단에 치닫게 한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이로 인해 오 의원을 포함해 유승민·지상욱·이혜훈·하태경 의원 등 바른정당 출신들이 손 대표와 김 원내대표의 퇴진을 요구하며 들고 일어났고요, 애초 패스트트랙에 찬성하던 의원들도 권 의원 사·보임까지 기습으로 진행되자 마음을 돌려 지도부에 등을 돌리는 모습입니다.

-그런데 정작 손 대표와 김 원내대표의 모습은 보기 힘들었다죠?

-그렇습니다. 국회 상황이 상당히 급박했지만, 손 대표 모습은 볼 수 없었습니다. 국회 외부에서 일정을 수행했습니다. 한 참석자에 따르면 당시 행사에서 다른 정치인들이 자리를 떠난 뒤에도 손 대표는 끝까지 자리를 지켰다고 합니다. 어떻게 보면 책임감 있는 모습일 수도 있겠으나 국회에선 최악의 충돌이 벌어지고 있는데 오히려 그에 무책임했던 거 아니냐는 지적도 있습니다.

-손 대표는 오후엔 빙부상을 당한 황교안 한국당 대표의 빈소를 찾아 조문하기도 했는데요, 그 일정이 다 끝난 뒤로도 국회에서 손 대표 모습은 볼 수 없었습니다. 그런데 오히려 상을 치르고 있던 황 대표는 야간에 국회를 찾아 한국당 의원들을 격려했습니다. 이런 손 대표의 모습에 취재진 사이에서도 '너무하는 것 아니냐'는 탄식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김 원내대표는 그래도 사개특위 회의도 진행하고 국회엔 있었잖아요?

-네, 그렇습니다. 하지만 김 원내대표도 여야 충돌이 벌어지기 전이던 7시 40분께 국회를 빠져나갔습니다. 취재진이 '어디 가냐'고 물었더니 "약속이 있다"고 답했습니다. 정확하게 어딜 갔는지는 확인이 되진 않습니다. 아울러 이날 오후 김 원내대표는 한 라디오와 인터뷰를 갖기도 했는데요, 국회에서 대기 중이던 한 바른미래당 패스트트랙 반대파 의원은 이를 확인하고는 "와 이 상황에서 인터뷰를 했네"라고 비꼬기도 했습니다.

빙부상을 당한 황교안 한국당 대표가 의원들을 격려하기 위해 국회를 방문했다. 황 대표는 의원 및 당직자들과 헌법수호 독재타도 등의 구호를 외쳤다. /문혜현 기자
빙부상을 당한 황교안 한국당 대표가 의원들을 격려하기 위해 국회를 방문했다. 황 대표는 의원 및 당직자들과 '헌법수호' '독재타도' 등의 구호를 외쳤다. /문혜현 기자

-국회에서 너무 많은 일이 있어서 다 이야기하기도 힘들 것 같습니다. 그런데 26일 오전 2시께 민주당 사개특위 위원들이 회의를 열었다고요?

-네. 당초 25일 오후 9시 국회 본관 220호에서 열리기로 했던 사개특위는 한국당 의원들과 보좌진, 당직자 등의 저지로 열리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이상민 사개특위 위원장을 비롯한 민주당 의원들은 빈 회의실을 찾아 움직였지만, 그때마다 한국당 의원들의 '육탄 저지'가 이어졌습니다.

-그런데 마침 민주당 의원들이 국회 본청 4층 법사위원회 회의실이 비어있는 것을 알고 그곳에 모였습니다. 무려 6번의 시도 끝에 발견한 '열린 문'입니다. 이날 2시 30분께 회의실에 진입한 민주당 의원들은 자리를 잡고 40분께부터 사개특위를 개의했습니다. 이상민 위원장, 민주당 백혜련, 박범계, 송기헌, 표창원, 박주민 의원 등 6명 만이 자리에 있었습니다.

-그렇군요. 하지만 의결 정족수를 채우려면 재적 위원 18명 중 5분의 3인 11명 이상의 찬성이 필요한데요? 한국당 의원들은 안 온 건가요?

-새벽 3시가 다 돼가는 시간 밖에서 대치 중인 한국당 의원들과 민주당, 정의당 의원 등을 불러 모아야 했는데요. 밖에선 한국당 의원들이 다른 의원들의 진입을 막고 있었습니다. 민주당 의원끼리 사개특위를 개의했다는 소식을 듣고 달려온 나 원내대표는 "회의를 사전에 통지하지 않았다. 원천무효다"라며 이상민 위원장에게 반발했습니다. 땀에 흠뻑 젖어 함께 등장한 정양석 한국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렇게 몰래 숨어서 할 이유가 뭡니까"라며 항의했습니다. 이에 이상민 위원장은 "여러분(자유한국당 의원)이 회의를 막았기 때문에 그랬다"며 민주당 의원들의 의사진행발언을 허가했습니다.

-이때부터 민주당의 사개특위 개의를 놓고 여야 간의 다툼이 벌어졌는데요. 박범계 민주당 의원은 "국회가 말 그대로 무법천지가 됐다. 동물국회를 막고자 하는 국회선진화법은 오늘 하루종일 완전히 무력화됐다"고 비판했습니다. 야당 의원들은 격하게 반발했습니다. 김태흠 한국당 의원은 "혼자 다 해 먹으시라! 이게 지금 뭐 하는 짓입니까"라고 목소리를 높였고, 옆에 있던 권성동 한국당 의원도 고성을 지르며 항의에 동참했습니다.

-이후 의원들 간 실랑이가 40분 가까이 이어졌습니다. 박주민 의원은 한국당 의원들에게 "그럼 앞으로 다른 의원이 내는 법안이 마음에 안 들면 다 막으면 됩니까? 그럼 됩니까?"라고 따졌고, 김태흠 의원은 "새벽에 쇼 그만 해요, 뭐야 이게"라며 맞섰습니다.

국회 사개특위 위원인 표창원 민주당 의원과 한국당 이장우 의원은 회의장 앞에서 언쟁을 벌였다. /문혜현 기자
국회 사개특위 위원인 표창원 민주당 의원과 한국당 이장우 의원은 회의장 앞에서 언쟁을 벌였다. /문혜현 기자

-국회의원이나 보좌관 그리고 취재진이 밤을 새우며 같이 대기하면서 별의별 이야기를 다 했다고요.

-네. "식물국회보다는 동물국회가 낫지 않아요?" 25일 오후부터 다음 날 새벽까지 이어진 국회 점거 농성장에서 한 한국당 보좌진이 한 발언입니다. 올해 내내 개점 휴업 상태였던 국회는 이날 과거 동물국회 모습을 재현했습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보다는 여야가 격하게 다투는 게 차라리 나은 것 같다는 자조 섞인 표현으로 읽혔습니다.

-해당 발언이 나온 정개특위 회의장 앞 분위기는 어땠나요?

-네, 다른 곳에 비해 이곳은 상대적으로 큰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습니다. 전투력과 언변을 두루 갖춘 김재원·김진태·김명연·장제원 한국당 의원 등 30여 명의 강한(?) 한국당 의원들과 이들의 보좌진 수십 명이 이곳을 철통방어했기 때문입니다.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다 보니 이곳을 점거하고 있던 한국당 의원들은 다른 점거 지역이 밀릴 경우 지원(?)을 나갔다가 다시 이곳을 지키는 일을 반복했습니다.

-장시간 이곳을 지키던 한국당 의원들은 기본적으로 여야 4당의 선거제·사법개혁안 패스트트랙 처리 시도에 강한 비판을 쏟아냈습니다. 특히 김명연 의원의 경우 바로 옆자리에 한국당 비례대표 의원들이 앉아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비례의원은 각 단체, 직능 대표로 정당 추천으로 국회에 들어와 그쪽의 이익만 대변하는 게 현실"이라며 "제대로 된 비례는 없다. 국민이 선택하지 않는 그런 비례를 늘리는 건 옳지 않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정개특위 한국당 간사 장제원 의원은 "심상정 정개특위위원장은 소수 정당 대표도 하고, 늘 거대 정당이나 다수의 의사 일정 전횡에 대해 '폭거', '말살'이라고 비판했던 분인데, 이제는 민주당 원내대표 수하가 돼서 오더를 기다리고 있다"며 "이 와중에 오늘 제 사무실에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추경안을 갖다 놨다. 이런 국회 만들어 놓고 추경 처리해달라고 추경안 슬쩍 올려놓고 갔는데, 이걸 통과시키라는 거냐, 말라는 거냐, 너무하다"고 비판했습니다.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한국당의 국회 점거에 대해 국회법을 무력화시키면서 폭력 사태를 자행하는 것에 대해서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 한국당의 폭력행위 모두 채집해서 단 한건도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며 경고했다. /이원석 기자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한국당의 국회 점거에 대해 "국회법을 무력화시키면서 폭력 사태를 자행하는 것에 대해서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 한국당의 폭력행위 모두 채집해서 단 한건도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며 경고했다. /이원석 기자

-대치가 길어지자 국회 사무총장에게 중재를 요청하기도 했죠?

-네, 이날 오후 8시께 김재원 의원이 유인태 국회 사무총장에게 전화를 걸어 "내일 2라운드 시작해야지 (이 시간까지) 직원들 퇴근도 못 하고 이게 뭐냐"며 "근무시간 이후에 법안 접수하는 건 불법행위다. 사무총장이 결정 좀 해 달라, 저녁이 있는 삶 좀 보장해 달라, 좀 보내 주세요"라고 호소하기도 했습니다(웃음). 결국, 김 의원의 요청은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한국당과 여야 4당의 대치와 충돌은 다음 날 4시까지 이어졌습니다.

-민주당 지도부는 한국당의 점거를 불법으로 용서하지 않겠다고 경고했죠?

-네, 이해찬 대표가 직접 나서서 한국당의 이번 국회 점거 행위를 묵과하지 않겠다고 했습니다. 이 대표는 "국회 선진화법이 산산이 무너졌다. 다시는 그런 국회 질서가 무너뜨리지 않기 위해서 한국당이 여당일 때 만든 법이다. 그런데 지금 한국당은 그 법을 스스로 완전히 망가뜨리고 있다. 경고한다. 선진화법 어기면 피선거권 박탈된다. 5년 동안 박탈될 수도 있고 집행유예 받으면 10년 동안 박탈될 수 있다. 이런 무도한 걸 즉각 중단하고 협조해라. 보좌진들 앞세우고 회의장 막는 건 비겁한 일이다. 월급 받고 일하는 보좌진들 앞세워 회의장을 막는 행위는 정말로 간교하고 사악한 행위다. 즉각 중단하길 바란다"고 경고했습니다.

-홍영표 원내대표도 한국당이 국회를 무법천지로 만들었다고 비판했습니다. 그는 "정말 상상할 수 없는 무법천지의 사태가 대민 국회에서 종일 전개되고 있다"고 성토했습니다. 특히 홍 원내대표는 한국당 의원들이 의안과 사무실을 점거한 것에 분노했습니다. 그는 "한국당 의원들이 의안과 사무실을 점거하는 불법 폭력사태가 계속되고 있다. 한국당이 정상을 되찾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성을 되찾으십시오"라면서 "국회에서 여야 4당이 함께 법안을 만들어 제출하는 것을 저지하는 것은 대민 국회사상 처음이다. 의안과 점거해서 팩스도 막고, 이메일 접수할 수 있는 것을 담당 직원들이 볼 수 없게 컴퓨터 모니터 둘러쌌다. 아무리 한국당이 급하더라도 이렇게까지 국회법을 무력화시키면서 폭력 사태를 자행하는 것에 대해서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 한국당의 폭력행위 모두 채집해서 단 한건도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또, 표창원 의원을 향해 한국당 일부 의원들이 조롱하는 듯한 발언을 하기도 했습니다. 표 의원은 "예의를 지키십시오"라고 계속 당부했지만, 멈추지 않고 "집에 가라"는 말이 나왔습니다. 심지어 어떤 의원은 "사진 찍혔으면 그만 집에 가라"고 비꼬기도 했습니다.

김명연·김태흠 한국당 의원은 전투 준비!를 외치며 모든 대열 선봉에서 거친 모습을 보여 취재진의 눈길을 끌었다. /문혜현 기자
김명연·김태흠 한국당 의원은 "전투 준비!"를 외치며 모든 대열 선봉에서 거친 모습을 보여 취재진의 눈길을 끌었다. /문혜현 기자

◆'경호대장' 김명연·'거친 입담' 김태흠…? '파이터' 된 의원들

-26일 새벽 국회는 '동물 국회'의 재현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한국당 의원들이 직접 몸으로 저지하면서 발생한 충돌에 따른 건데요. 유독 눈에 띈 '투사'가 있다고요?

-네. 김명연·김태흠 한국당 의원이 주인공입니다. "전투 준비!"를 외치며 모든 대열에서 선봉에 서던 그들의 거친 모습이 취재진의 눈길을 끌었습니다. 이날 새벽 국회는 그야말로 아수라장이었습니다. 국회 본청 2층 220호와 4층 행안위 회의실, 6층 후면 회의실과 7층 의안과 앞을 모두 '철통 방어'하고 있던 자유한국당 의원들과 보좌진·당직자들은 민주당 의원들이 몰려올 때마다 거칠게 충돌했습니다.

-온갖 고성과 혼돈 속에서 김태흠 의원은 대부분 대열의 선봉에 섰습니다. 특히 26일 0시를 넘겨 민주당 의원들이 사개특위 회의 장소였던 220호로 몰려오자 백혜련·박주민 의원들과 맞서 밀치는 등 놀라운 전투력(?)을 보여줬는데요. 특히 막말 등 '거친 입담'도 압권이었습니다. 김 의원은 표창원 민주당 의원의 논문 표절 전력을 언급하며 "너나 잘하셔"라는 등의 야유를 보내기도 하고, 법사 위원회 회의실을 차지해 사개특위를 연 민주당 의원들에게 "쇼 그만 해요. 이제 못 맞춰주겠네"라며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김명연 의원은 왜 '경호대장'이죠?

-김태흠 의원의 거친 입담이 화제였다면 김명연 의원은 '행동파'에 속해서 그런 별칭이 붙은 것 같은데요. 한국당 의원들이 직접 붙여준 거라고 합니다. 김 의원은 민주당 사람들과의 충돌에서 감정이 격해졌는지 일부 사람들의 멱살을 잡는 등 행동을 보였는데요. 서로 "놔라! 먼저 잡으셨잖나!"하는 모습이 취재진 의 눈엔 안타깝게 보이기도 했습니다.

-이후에도 김 의원의 거친 행동은 곳곳에서 눈에 띄었습니다. 한 민주당 인사를 끌어내는 장면이 인상적이었는데요. 당직자 혹은 보좌진으로 보이는 젊은 남성을 온 힘으로 끌어내는 모습이 '경호대장'의 별칭과 어울리는 듯했습니다.

-민주당은 한국당의 이번 점거를 불법으로 간주, 채증하고 고발에 나섰다고요. 그런데 한국당 반응이 눈에 띄었죠.

-두 의원은 나란히 민주당의 '피고발인' 명단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민주당은 지난 26일 오후 서울중앙지검에 '정개특위 및 사개특위 회의를 방해할 목적으로 육탄저지·폭행 등 국회회의를 방해, 의안과에 의안을 접수하려는 의원의 공무를 집행하는 국회 직원들의 공무를 방해한 명목'으로 두 의원을 포함한 한국당 의원 18명, 보좌관 1명, 비서관 1명에 대한 고소장을 접수했습니다.

-나경원, 강효상, 이만희, 민경욱, 장제원, 정진석, 정유섭, 윤상현, 이주영, 김태흠, 김학용, 이장우, 최연혜, 정태옥, 이은재, 곽상도, 김명연, 송언석 등 18명이 민주당 고발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26일 오후 한국당은 행안위 회의실 앞에서 고발당한 의원을 호명했습니다. 그런데 한명 한명 호명될 때마다 한국당 의원들은 웃음과 환호를 보냈습니다.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한 의원이 "여기 이름 없으면 공천 안 준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2일 크로아티아를 국빈 방문했을 당시 도스티크(Dostyk) 훈장을 받기로 했다가 돌연 취소됐다. 문 대통령과 카심 조마르트 토카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2일 크로아티아를 국빈 방문했을 당시 도스티크(Dostyk) 훈장을 받기로 했다가 돌연 취소됐다. 문 대통령과 카심 조마르트 토카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 /청와대 제공

◆ '마지막 한 분까지' 친절한 靑 대변인…文 훈장 취소 촌극도

-문재인 정부 청와대의 세 번째 '입'이 정해졌죠?

-네. 문재인 대통령은 25일 청와대 비서실 대변인에 고민정 부대변인을 내정했습니다. 고 신임 대변인은 현 정부 첫 여성 대변인이자 박수현 국회의장 비서실장과 김의겸 전 대변인에 이어 세 번째로 청와대 대변인을 맡게 됐는데요. 김 전 대변인이 부동산 투기 논란으로 지난달 29일 자진 사퇴한 이후 27일 만에 공석이 해소됐습니다.

-김 전 대변인의 자진 사퇴 이후 청와대 비서관의 수평 이동설과 현직 언론인을 발탁할 것이라는 설이 제기됐는데요. 문 대통령의 선택은 고 대변인이었습니다. 문 대통령은 고 대변인을 직접 불러 "자신의 생각을 누구보다 잘 아는 사람이라고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는데요, 이 말에서 고 대변인을 향한 '믿음'과 '신뢰'가 묻어나 보입니다.

-이날 오전 인사가 공개됐는데요. 고 대변인은 다른 일정들을 소화하느라 오후에 춘추관에 들렀습니다. 대변인과 언론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죠. 동반자이면서도 애증의 관계라고 할까요?(웃음). 개인적으로는 고 대변인이 아나운서 출신이라 그런지 발음과 발성, 전달력이 매우 좋아요. 말을 들어보면 '프로다'라는 게 느껴질 정도니까요. 그래서 앞으로가 기대됩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25일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 후임으로 고민정 부대변인을 대변인으로 임명했다. /더팩트 DB
문재인 대통령은 25일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 후임으로 고민정 부대변인을 대변인으로 임명했다. /더팩트 DB

-각설하고, 고 대변인은 기자들과 상견례를 겸해 취임 일성으로 인사말을 전했습니다. 이후 기자들이 몇 가지 질문을 했는데, 고 대변인은 다른 일정에 참석하기 위해 급히 자리를 이동해야 하는 상황이었어요. 그의 몸짓과 표정에서 다급함이 느껴지더라고요. 양해를 구하면서 이석하려는 그를 향해 "딱 하나만 더요"라는 외침과 함께 두차례 정도 질문이 이어졌어요. 그럼에도 고 대변인은 끝까지 질문에 답하고 춘추관을 떠났습니다. 고 대변인은 인사말에서 "여러분들에게 성실하게 답변할 수 있는 청와대 대변인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는데, 첫 만남에서는 그 약속을 지킨 것 같았습니다.(웃음)

-문 대통령이 7박 8일 중앙아시아 3개국 순방을 마치고 귀국했는데, 문 대통령에 대한 훈장 수여가 취소되는 일이 벌어졌다죠?

-네. 문 대통령이 투르크메니스탄, 우즈베키스탄에 이어 세 번째 방문국인 카자흐스탄을 방문했을 때입니다. 지난 22일(현지시간) 카자흐 정부는 국빈 방문한 문 대통령에게 도스티크(Dostyk) 훈장을 수여하기로 했지만, 취소했습니다. 이 훈장은 국제 평화·협력 증진에 공헌한 외국인에게 수여하는 최고 훈장이라고 합니다. 청와대는 애초 공지한 훈장 수여식 3시간을 앞두고 수행기자단에 행사 취소를 통지했는데요.

-청와대에 따르면 카자흐 내부의 정치 상황 때문이라고 합니다. 청와대는 카자흐스탄이 6월 9일 조기 대선을 앞두고 있는데, 대선 후보 중 한 명인 토카예프 대통령 권한대행이 훈장을 수여하는 것에 다소 부담을 느껴 대선을 치르고 난 뒤 훈장을 수여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했다고 하네요. 외교적 결례라는 지적도 나오는데 청와대는 양국의 협의에 따라 결정한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국회의 이번 사달이 언제 끝날지 모르겠습니다. 올해 아무것도 하지 않던 국회가 오랜만에 땀 흘리는 모습이 결국엔 몸싸움이라 씁쓸합니다. 또, 한국당은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을 향해 "헌법수호" "독재타도" 등의 구호를 외치자 '한국당에서 이런 구호를 듣게 될지 예상하지 못했다'는 반응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민의의 전당이라는 국회입니다. 그런데 지금 모습이 과연 민의를 대변하는지 돌아보기를 기대해봅니다.

◆방담 참석 기자 = 이철영 팀장, 허주열 기자, 신진환 기자, 이원석 기자, 박재우 기자, 문혜현 기자(이상 정치팀), 장우성 정치사회 에디터, 임영무 기자, 배정한 기자, 남윤호 기자, 이덕인 기자, 임세준 기자, 김세정 기자, 이동률 기자(이상 사진영상기획부)

cuba20@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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