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의 24일 국회의장실 점거에 대해 국회 대변인실이 "의회주의를 부정하는 있을 수 없는 폭거"라고 맹비난했다. 문희상 국회의장이 이날 오전 의장실을 항의방문한 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와 의원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다. /뉴시스

민주당 "국회선진화법 이전 정치권의 폭력적 모습을 보는 듯"

[더팩트ㅣ국회=허주열 기자] 자유한국당의 24일 국회 의장실 점거 사태에 대해 국회 대변인실이 "있을 수 없는 폭거"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국회 대변인실은 이날 오후 입장자료를 통해 "나경원 원내대표 등 한국당 의원들이 이날 오전 국회의장 집무실에 막무가내로 밀고 들어와 문희상 의장에게 고성을 지르고, 겁박을 자행한 것은 있을 수 없는 폭거로,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앞서 이날 오전 한국당은 의장실을 찾아 "바른미래당이 자당 소속 사법개혁특별위원회 오신환 의원을 사보임하려 한다"며 문 의장에게 이를 허락하지 않을 것을 약속하라고 강하게 요구했다. 이에 문 의장은 "국회법과 관행에 따라 순리대로 처리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한국당 의원들은 문 의장을 에워싸고 "당장 약속을 하라"며 다음 일정을 위해 이석하려는 문 의장을 가로막아 사실상 감금 상태가 빚어졌다.

이에 대해 국회 대변인실 관계자는 "국회 수장에 대한 심각한 결례이자 국회법과 절차를 무시하고 완력으로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려는 행태로 의회주의를 부정하는 처사"라며 "문 의장은 선거제도 개편은 여야 합의에 의해 처리하는 것이 관례이며, 이를 위해 끝까지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누차 밝힌 바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국당은 의회주의를 지키려는 문 의장의 노력을 존중하고, 이날 의장실 점거 및 겁박 사태에 대해 공식 사과와 함께 재발방지를 약속해야 할 것"이라며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의원들이자 공당으로서 스스로의 권위와 품격을 지켜줄 것을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문희상 국회의장이 24일 오전 국회의장실을 항의방문한 자유한국당 의원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다른 일정으로 의장실을 나가려 하자 김명연 의원 등 한국당 의원들이 막아서고 있다. /뉴시스

이와 관련해 더불어민주당도 비판을 쏟아냈다. 권미혁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국회 정론관 브리핑에서 "한국당은 의장실 점거농성 과정에서 고함을 지르는 등 거세게 항의했고, 어지러운 자리를 피해보고자 하는 문 의장을 가로막기까지 했다"며 "마치 국회선진화법 이전 정치권의 폭력적 모습을 보는 기분"이라고 질타했다.

권 원내대변인은 이어 "한국당은 즉각 의장실 점거 행위에 대해 문 의장을 비롯해 국회 사무처, 국회의원들에게 사과하기 바란다"며 "한국당도 2월 임시국회에서 사개특위 위원 중 함진규 위원을 사보임 한 적 있는데, 바른미래당의 위원 사보임 문제로 의장실을 점거한 것은 국회를 무시하는 폭거"라고 맹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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