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사퇴 놓고 안철수계 '분열' 조짐…'당권' 지분 싸움?
입력: 2019.04.23 11:18 / 수정: 2019.04.23 11:18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의 사퇴 요구를 놓고 안철수계 문병호(왼쪽) 인천시당위원장과 이태규 의원이 출동하는 모양새를 보인다. 특히 문 위원장은 이 의원 등 일부 안철수계의 손 대표 사퇴 요구 배경으로 한국당과의 야합이라고 규정하며 경고하고 나섰다. /더팩트 DB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의 사퇴 요구를 놓고 안철수계 문병호(왼쪽) 인천시당위원장과 이태규 의원이 출동하는 모양새를 보인다. 특히 문 위원장은 이 의원 등 일부 안철수계의 손 대표 사퇴 요구 배경으로 "한국당과의 야합"이라고 규정하며 경고하고 나섰다. /더팩트 DB

문병호 "손학규 사퇴 배경엔 한국당과 야합하겠다는 뜻"

[더팩트ㅣ이철영 기자·국회=문혜현 기자] 바른미래당 안철수계가 손학규 대표의 사퇴 여부를 놓고 분열 양상을 보여 귀추가 주목된다. 표면적으로는 바른미래당의 쇄신 등을 내걸고 있지만, 결국엔 당권 장악을 위한 지분 싸움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범 안철수계를 포함한 전·현직 지역위원장 50명은 23일 바른미래당의 새로운 제3의 길 비전과 전략의 수립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기자회견에는 안철수 전 대표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문병호(전 국민의당 수석 최고위원) 바른미래당 인천시당위원장, 정두환 전 국민의당 수석 최고위원, 장진영 전 국민의당 수석 최고위원, 정두환 전 국민의당 전략홍보수석부본부장, 임승철 전 안철수 경선기획실장, 백종주 바른미래당 원회개혁모임 대표 등이 참여했다.

이들 대다수는 국민의당 시절부터 범안철수계로 분류됐지만, 바른정당과의 통합 과정에서는 독자성을 유지하면서 비판적인 입장을 견지해왔다. 이런 이들이 나선 건 최근 이태규 의원과 김도식 전 안철수 원외비서실장 등 일부 안철수계가 손 대표의 퇴진을 요구하고 나선 데 따른 것이다.

문 위원장은 "손 대표의 퇴진 이후 당권을 장악하고, 차기 총선에서 적폐세력인 자유한국당과 야합을 하겠다는 뜻으로 판단하고 있다"라고 일부 안철수계의 손 대표 사퇴 요구의 배경으로 판단했다.

문 위원장을 비롯한 50명의 전·현직 위원장들은 "이념과 지역을 탈피한 다당제를 정착시키고 나아가 구태 양당체제를 극복하기 위한 제3의 길과는 정면으로 배치된다"라며 "이런 흐름을 차단하고 바른미래당은 제3의 길 부활을 위한 새로운 비전과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제3의 길 위원회(가칭)'를 설치해야 한다. 지금 사태의 본질은 한 개인의 리더십의 문제를 넘어선 당의 운명을 가르는 핵심 가치와 정체성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제3의 길에 동의하는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민주당 내 새로운 개혁 세력, 한국당 내 개혁인사들과 당 밖의 새로운 인재들을 모아 융합시킬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어여 한다. '바른미래당 제3의길 위원회'가 제3지대 플랫폼을 추진하는 마중물이 되기를 희망한다"면서 "전 당원과 우리는 일치단결해 양당 구도로 회귀하는 한국당과의 야합을 저지할 것"이라고 일부 안철수계에 경고장을 날렸다.

cuba20@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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