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손학규 바른미래당 사퇴를 촉구하는 안철수계와 유승민계 인사들의 '속내'가 '당 주도권 확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뉴시스 |
이상돈 "결국은 이전투구…하태경, 안철수 좋아하겠나"
[더팩트|국회=문혜현 기자] 최근 바른미래당에서 유승민계와 안철수계 인사들이 모두 '손학규 사퇴'를 주장하는 것과 관련해 '결국 당 주도권을 잡기 위한 이전투구'라는 의견이 제기됐다. 떠나간 안철수 전 대표 대신 손 대표를 옹립한 국민의당 지지세력이 당 운영에 불만을 품고 '주도권 사수'를 위해 나서고있고, 유승민계도 동시에 비대위 체제로 등판해 세력을 장악하기 위해 움직이고 있는 것이라는 분석이다.
바른미래당의 내홍은 국민의당계와 안철수계 모두 손 대표의 사퇴를 요구하면서 '사면초가' 상태에 처했다. 하태경·이준석·권은희 최고위원의 '지도부 총사퇴'를 촉구한 지 2주가 지나자 국민의당 안철수계 인사들마저 '손 대표 사퇴와 비대위 체제 전환'을 요구하고 나섰다.
사실상 바른미래당 내 70% 정도 인사들이 손 대표를 반대하고 있다는 의견이 나오는 가운데 손 대표는 '추석 때까지 기다려달라'는 기존의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상돈 바른미래당 의원은 현 상황을 "누가 비대위 수장을 맡아도 안 된다. 손 대표가 (당 보조금) 50억 원을 국가에 반납하고 해산하는 게 맞다"고 일갈했다.
이상돈 바른미래당 의원은 최근 불거진 손 대표 사퇴 촉구와 관련해 "결국은 이전투구"라고 비판했다. /더팩트 DB |
◆ 안철수계·유승민계의 물밑 '주도권 다툼'
그는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최근 손 대표 사퇴 요구가 일어나고 있는 것과 관련해 "손 대표가 안 전 대표 지지당원들 때문에 당선된 것 아닌가. 그런데 자기 멋대로 하고 있지 않나"라며"그래서 나가라고 하는 거다. 문제의 본질은 그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손 대표가 본인 의사대로 예산을 집행하고, 연구원장을 임명하는 등 행보가 있었기때문"이라며 안철수계의 반대 이유를 추측했다.
그러면서 "하태경 의원도 손 대표가 나가면 자신이 대표 자리를 맡을 수 있다는 꿈에 부풀어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손 대표 사퇴 이후 공석이 된 지도자 자리를 유승민계 인사들이 차지해 당의 활로를 모색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어 '손 대표가 사퇴하면 당내 갈등이 잠잠해질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에 이 의원은 "솔직히 박주선 의원이 호남 의원을 다 가져가면 하 의원이 '우리가 (당을) 주물러 볼 수 있겠다' 하는거고 안 전 대표는 원외 지지자가 많아서 또 싸울 거다"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당은 다 망가지지만 서로 자기네 식구들을 당직자로 임명해서 하는 일 없이 국민 세금을 들이는 것 아닌가"라고 꼬집었다.
앞서 이 의원은 지난 18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들리는 말에 의하면 바른미래당에 현금이 50억이 안 되는 몇십 억이 있다"며 "남아서 버티면 (현금을) 자기가 가질 수 있어서 서로 '니가 나가라'고 싸우는 거다"라고 주장했다.
실제 교섭단체 지위를 갖고 있는 정당의 경우 정책연구위원을 국고 보조로 둘 수 있고 입법지원비를 지원받는다. 또한 선관위가 나눠주는 정당보조금은 교섭단체에 추가로 배정되는 상당한 몫을 더 받을 수 있다.
때문에 이 의원은 "조금 있으면 의원 숫자대로 또 돈이 나올 거다. 분기마다 나온다"라며 "저런걸 하라고 국민들의 세금으로 당의 보조금을 주는 건 아니지 않나"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바른미래당 내홍에 따른 안철수 전 대표의 '복귀 시점'에 관심이 몰리고 있는 가운데 이상돈 바른미래당 의원은 "와도 할 일이 없다"며 "하태경 의원 등이 안 전 대표를 좋아할 리가 없다"고 계파 갈등의 여지를 내다봤다. /더팩트 DB |
◆ 안철수 전 대표 복귀...? "와도 할 일 없어"
국민의당 출신 안철수계 지지세력이 목소리를 내면서 '안철수 전 대표 복귀'에도 관심이 몰리고 있다. 이와 관련해 이상돈 의원은 "와도 뭐 할일이 있겠나"라며 "하태경 의원도 안철수 의원을 좋아할 리가 없다"며 계파 노선 갈등을 추측했다.
앞서 지난 18일 김도식 전 안 전 대표 비서실장은 "현재로서는 귀국 계획이 없다. 지금 유럽 현지의일정들이 독일 뮌헨만 있는 게 아니라 유럽 전 나라의 정책 현장의 일정이 있다"며 "당장 국내일이 있다고 해서 다 취소하고 올 상황은 아니다"라고 설명한 바 있다.
안 전 대표의 측근으로 알려진 김철근 전 바른미래당 대변인 또한 "본인의 스케줄을 잘 소화하고 있다고 본다"며 다만 "당내 정치 관련해선 국내 정치라기보단 본인이 창당한 바른미래당 상황이 워낙 안좋기 때문에 보고는 받았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상돈 의원은 재차 "(바른미래당은) 누가 해도 안 될 것"이라며 "손 대표가 당을 해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손 대표는 보이콧 중인 최고위원 3명을 설득하지 못할 경우 지명직 최고위원 2명을 추가로 세울 계획을 밝혔다. 국민의당 출신인 이태규 의원이 그중 한명으로 지목되고있다. 하지만 이 의원은 국민의당계 인사들과 함께 '손 대표 반대 의견'을 조만간 지도부에 전달할 것으로 확인돼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보인다.
moone@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