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 '안철수계'도 사퇴 요구…'사면초가' 손학규
입력: 2019.04.19 05:00 / 수정: 2019.04.19 05:00
바른미래당 안철수계가 손학규 당 대표의 사퇴와 관련해 의견을 모은 것은 물론 바른정당계와 반손 연대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당 대표 사퇴 요구를 거부하고 있는 손 대표가 어떤 결정을 할지 이목이 쏠린다. /국회사진취재단
바른미래당 안철수계가 손학규 당 대표의 사퇴와 관련해 의견을 모은 것은 물론 바른정당계와 '반손 연대'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당 대표 사퇴 요구를 거부하고 있는 손 대표가 어떤 결정을 할지 이목이 쏠린다. /국회사진취재단

'지도부 총사퇴' 의견 모아…유승인계와 '반손연대' 한배

[더팩트|마포=문혜현 기자] 최근 안철수 전 대표와 정치활동을 이어온 국민의당계 당직자·지역위원장들 사이에서 손학규 당 대표 반대 의사가 분명해지고 있다. 바른정당계 측은 이런 반응을 두고 '반손 연대'의 결합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당 지도부 갈등이 표면적으로 드러나면서 국민의당계 전현직 당직자·지역위원장들이 공개적으로 모인 데 대해 관심이 몰리고 있다. 정치평론가들은 "자연스레 일어날 일"이었다고 평가하면서도 "바로 분당수순으로 이어지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보았다. 다만 바른정당계 의원 측에선 이를 계기로 손 대표를 향한 압박 수위를 높여갈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18일 오후 서울 마포구 모처에서는 '당 지도부 사퇴'를 주제로 국민의당 출신 전·현직 당직자와 지역위원장 90여명이 참석해 비공개로 이야기를 나눴다. 이날 모임엔 김정화 대변인과 이태규 의원, 안철수 전 대표의 측근인 김도식 전 비서실장도 자리해 눈길을 끌었다.

이들은 특히 최근 리더십 논란을 겪고 있는 손 대표에 대해 대부분 '퇴진해야 한다'는 의사를 주고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김철근 바른미래당 전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지도부 사퇴와 거취에 대해 발언한 사람이 17명"이라며 "다수가 '이대로는 안 된다. 변화와 혁신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비쳤다"고 밝혔다.

김철근 바른미래당 전 대변인은 국민의당계 전현직 당직자들 대부분이 손 대표 사퇴 의견을 나타냈다고 밝혔다. /더팩트 DB
김철근 바른미래당 전 대변인은 "국민의당계 전현직 당직자들 대부분이 '손 대표 사퇴 의견'을 나타냈다"고 밝혔다. /더팩트 DB

김 전 대변인은 "지금 이대로는 총선을 치를 수 없다는 게 대부분의 공감대였다"며 "그런 차원에서 이번에 손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가 사퇴해야 된다는 의견들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이날 4시부터 7시까지 3시간 내내 이어진 이번 비공개 모임에서는 그동안 바른미래당의 성과에 대한 성토가 이어진 것으로 추측됐다. 김 전 대변인은 " 당 지도부와 의원들의 의견 교환은 이태규 의원이 맡기로 했다. 또 독일에 있는 안 전 대표에게도 상의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손 대표 사퇴 이후에 대한 바른미래당 거취에 대해서 김 전 대변인은 "사퇴를 하느냐에 대한 말을 하기가 조심스럽지만 발언자들의 말을 전한다면 손 대표가 사퇴하면 한시적으로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가자는 이야기가 나왔고 그런 뒤에 궁극적으로 이 당은 작년 2월 13일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통합해 창당한 당이기 때문에 안철수·유승민 당대표의 역할이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김철근 전 바른미래당 대변인은 대부분 국민의당 출신 전현직 인사들은 궁극적으로 안철수·유승민 당대표의 역할이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많았다고 밝혔다. /김세정 기자
김철근 전 바른미래당 대변인은 "대부분 국민의당 출신 전현직 인사들은 궁극적으로 안철수·유승민 당대표의 역할이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많았다"고 밝혔다. /김세정 기자

이어 "바른미래당을 창당했던 대주주들인 안 전 대표와 유 전 대표가 당을 책임져야 하는 분들이기 때문에 이분들의 역할이 필요하고 그 역할이 중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며 "현역 지역위원장 20명과 오늘 오지 못한 지역위원장 10명 중 8분은 당 지도부 총사퇴에 동의했다"고 밝혔다.

김 전 대변인은 "이태규 의원이 내일 모레 안으로 손 대표에게 우리의 중지를 전달할 것"이라며 "손 대표가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보고 나서 가능하면 지역위원장들이 연판장을 돌리겠지만 좋은 모습이 아니기 때문에 지도부의 결단이 내려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다만 안 전 대표에 대한 복귀설과 관련해 김도식 안철수 전 대표 비서실장은 "현재로서는 귀국 계획이 없다. 지금 유럽 현지의 일정들이 독일 뮌헨만 있는 게 아니라 유럽 전 나라의 정책 현장의 일정이 있다"며 "당장 국내 일이 있다고 해서 다 취소하고 올 상황은 아니"라고 전했다.

그는 "최근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이 안 전 대표에 대해 한 번은 못 돌아올 것이라고 했다가 이번엔 조기 귀국한다고 했더라"며 "안 전 대표의 귀국 여부에 따라 본인들이 꾸미는 꿍꿍이가 어떤진 모르겠지만, 그게 깨질까 노심초사하는 게 아닌가 생각이 든다"며 불쾌한 기색을 드러냈다.

김 전 비서실장은 "안 전 대표 귀국에 관해 박 의원이 관심을 껐으면 한다"며 "본인 당선을 위해 신분 세탁을 해왔던 모습을 돌아보시고 위장 취업과 관련한 본인의 말씀을 거둬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말하기도 했다.

국민의당 측 인사들 사이에서 '손 대표 사퇴론'이 불거지자 지도부 사퇴를 꾸준히 주장해온 하태경 의원은 "반손 연대를 구성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하 의원은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국민의당계 의견이 그렇다면 전체 70%가 지도부를 반대하는 것이다. 이후 손 대표가 당 대다수 여론을 수용하는지 지켜볼 것"이라며 "국민의당계의 '반손' 쪽 사람들과 공동 협의체를 만들어서 구체적인 실행 계획을 구성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은 18일 있었던 국민의당계 모임을 두고 반손 연대를 구성해 공동 행동에 나설 수 있다고 밝혔다. /더팩트 DB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은 18일 있었던 국민의당계 모임을 두고 "'반손 연대'를 구성해 공동 행동에 나설 수 있다"고 밝혔다. /더팩트 DB

그는 "이제 (국민의당계) 입장이 나왔으니 그쪽과 합의해서 공동 행동을 추진할 것"이라며 "목표는 확실하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바른미래당 내 대부분 구성원은 '손학규 대표 사퇴' 압박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정당이라는 정치 결사체에서 일어날 수 있는 자연스러운일"이라고 평가했다.

황 평론가는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지금 모임은) 현재 바른미래당에서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드디어 이혼할 때라는 이야기"라며 "당직자들 입장에서도 각자 원래 당 출신 사람들과 비상 대책을 강구하려고 할 거다. 아마 바른정당 쪽에서도 그런 모임이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예전 3당 합당 직후에도 민주계와 민정계가 나뉘어서 당직자들과 보좌진들이 현안에 대해 토론했다"며 "통상 아버지 엄마가 싸우면 자식 뻘이라고 할 수 있는 당직자들은 우리편 이겨라 하면서 의견도 정하고, 당에 의견을 보내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정당이 정치 결사체다. 가장 민감하고 의지를 표출하는 게 당연하다. 중앙당의 국장과 부장 모두가 정치인이라고 볼 수 있다. 의견을 드러내는 건 자연스러운 것"이라며 "아직 분당 수순을 밟고 있다고는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반면 "그분들이라고 뾰족한 답이 있겠나. 분당은 에너지와 명분이 있어야 한다"며 "바른미래당은 사실상 (에너지가) 없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라고 전망했다.


moon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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