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 김정은의 '새로운 길'은 러시아?…文대통령 '중재' 난국
입력: 2019.04.19 05:00 / 수정: 2019.04.19 05:00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다음 주께 러시아를 방문,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질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한반도 정세가 급변하는 조짐을 보이면서 문재인 대통령의 고심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제공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다음 주께 러시아를 방문,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질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한반도 정세가 급변하는 조짐을 보이면서 문재인 대통령의 고심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제공

"北, '뒷배' 러시아 보여주기"…북미 경색 국면 장기화 관측

[더팩트ㅣ청와대=신진환 기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다음 주 러시아를 방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이 확실시되면서 그 배경에 이목이 쏠린다. 북러 정상회담이 성사되면 2011년 김 위원장의 부친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당시 대통령과 회담한 뒤 8년 만이다.

김 위원장의 러시아행 소식에 한반도 정세가 술렁이고 있다. 김 위원장이 비핵화 문제 등을 논의하기 위해 전통적 우방국인 중국과 접촉한 적이 있으나, 러시아 방문은 집권 이후 처음이다. 북미관계에 직접적으로 관여하지 않았던 러시아를 방문하는 배경이 주목된다.

대체로 유엔의 제재 완화를 위한 러시아의 협조를 구하면서 식량 등 인도적 지원 등을 요구하기 위한 차원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린다. 김 위원장은 2월 말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결렬로 기대했던 경제 제재 완화 성과를 내지 못했다. 때문에 중국과 함께 전통적 우방국이자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러시아에 협조를 얻어냄과 동시에 외교적으로 미국을 압박하겠다는 의도가 아니냐는 시각이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18일 <더팩트>와 통화에서 "중국뿐만 아니라 러시아도 뒤에 있다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미국을 상대로 비핵화 협상력을 높이려는 목적이 크다"며 "제재를 완화시키고 지지세력을 넓히는 등 다목적 의도가 담겨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임재천 고려대 통일외교학부 교수는 통화에서 "외교적으로 미국에 유엔 제재를 약화시키고자 하는 의도가 있겠다"며 "또 북한과 러시아 간 식량 지원 등을 요청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제재 완화를 마냥 기다리지 않겠다는 것으로도 해석이 가능하다. 김 위원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공화국에 대한 제재와 압박에로 나간다면 우리로서도 어쩔 수 없이 새로운 길을 모색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이에 따라 김 위원장이 북미 대화의 궤도를 이탈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다음 주께 집권한 뒤 처음으로 러시아를 방문할 전망이다. 제재 완화와 인도적 지원 등을 러시에 측에 요청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다음 주께 집권한 뒤 처음으로 러시아를 방문할 전망이다. 제재 완화와 인도적 지원 등을 러시에 측에 요청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동시에 지난 12일 시정연설에서 3차 북미정상회담을 한 번 더 해볼 용의가 있다는 김 위원장의 발언에 따라 완전한 핵 폐기 조치의 징후가 없으면 제재 완화 등 상응 조치가 없다는 원칙을 고수하는 미국을 견제하는 수준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김 위원장이 최근 잇따른 군사 행보를 보였다는 점이 그 근거로 제기된다. 이 역시 미국과 협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것과 비슷한 맥락으로 읽힌다는 것이다.

북미가 팽팽한 기 싸움을 벌이며 상대의 양보를 요구하는 교착 국면이 이어지면서 문재인 대통령의 중재 역할도 어려운 상황이다. 문 대통령이 4차 남북정상회담 추진을 공식화했음에도 김 위원장은 별다른 반응 없이 러시아행을 택했다.

더구나 김 위원장이 시정연설에서 우리 정부를 겨냥해 "오지랖 넓은 중재자·촉진자가 아닌 당사자로서 행동하라"며 노골적으로 불만을 터트리는 등 남북관계가 지난해만 못한 분위기라는 측면에서 북측이 4차 남북회담에 나설지도 미지수다.

북미 대화의 촉진자 역할도 순탄치만은 않은 상황이다. 북미 대화의 모멘텀을 강조해온 문 대통령과 달리 느긋한 미국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북핵 협상과 관련해 "나는 빨리 움직이길 원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게다가 북한이 동할 수 있도록 하는 마땅한 카드가 잘 안 보인다.

현재로서는 북미 협상의 동력을 살릴 뾰족한 묘수가 없다. 또 북한과 미국이 비핵화 해법 등에서 인식의 차이가 여전해 이른 시일 내에 이견을 좁히는 문제도 현실적으로 어려워 보인다. 한반도 비핵화를 통한 항구적 평화체제를 정착시키려는 문 대통령의 구상 역시 차질을 빚을 수도 있다는 얘기다.

shincomb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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