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이슈] 황교안, '세월호 막말' 다시 사과…홍문종은 "전쟁 시작"
입력: 2019.04.18 00:00 / 수정: 2019.04.18 00:00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17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전날 불거진 세월호 막말 논란에 대해 사과했지만 홍문종 의원은 이럴 때일수록 보호해줘야 한다고 반발했다. /임영무·이덕인 기자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17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전날 불거진 '세월호 막말' 논란에 대해 사과했지만 홍문종 의원은 "이럴 때일수록 보호해줘야 한다"고 반발했다. /임영무·이덕인 기자

황교안, 수습 나섰지만…당내 견해 '엇박자'

[더팩트ㅣ국회=이원석 기자] "다시 한번 국민들께 사죄의 말씀을 드립니다."

"이미 전쟁은 시작됐습니다. 이럴 때일수록 우리 식구들을 보호해주셔야 합니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17일 전·현직 의원의 '세월호 막말' 논란에 대해 사과하며 고개를 숙였지만, 당 중진 홍문종 의원은 반발감을 드러냈다. 세월호 참사와 국민 여론에 대한 당내 시각의 '엇박자'가 고스란히 드러난 모양새였다.

이날 황 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차명진 전 의원, 정진석 의원의 '막말 논란'에 대해 다시 사과했다. 전날 이미 황 대표는 입장문을 통해 "차 전 의원과 정 의원의 세월호 관련 부적절하며 국민 정서에 어긋난 의견 표명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하며, 세월호 유가족과 국민들께 당 대표로서 진심 어린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고 사과한 바 있다.

황 대표는 "어제 우리 당 일각에선 있어선 안 되는 부적절한 발언들이 나왔다. 유가족과 국민들 마음에 상처를 주는 것은 물론이고 표현 자체도 국민 감정과는 맞지 않는 것들이었다"며 "설령 일부 국민들이 같은 생각을 한다고 해도 우리 당에서 그런 이야기를 꺼내는 것 자체가 옳지 않은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황 대표는 "윤리위에서 '응분의 조치'를 해주길 바란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황 대표는 또 "우리가 국민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정말 뼈를 깎고 있는데 한마디의 잘못된 말로 모든 노력이 물거품이 될 수도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라며 "말 한마디 행동 하나라도 국민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신중에 신중을 기해줄 것을 우리당 모든 분들께 다시 한번 당부드린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른 의원들도 황 대표의 쓴소리를 거들었다. 김재경 의원은 "우리와 생각이나 입장이 다르다는 걸 인정하는 데 인색했던 것은 아닌지 되돌아봐야 한다"면서 "일이 터지고 난 뒤에 징계 등 수습에 몰두할 것이 아니라, 선제적 대처로 국민들 가슴 속으로 다가가야 한다"고 했다.

17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에서 자유한국당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가 열리고 있다. /뉴시스
17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에서 자유한국당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가 열리고 있다. /뉴시스

신보라 의원도 "한국당이 우리 국민이 겪어온 아픔의 역사와 과거에 대해서 함께 공감하는 정당이라고 믿고 그러기를 바란다"라면서 "뾰족한 언사가, 우리 당이 일관적으로 보여준 원칙과 진정성을 해칠 수 있음을 당의 일원이라면 깊이 헤아려주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홍 의원은 황 대표에 대한 섭섭함을 드러내며 반발했다. 홍 의원은 "여당과 어용시민단체들이 당을 향해서 막말 쏟아내고, '당대표와 당의 결단을 촉구한다'는 이런 얘기를 맨날 하고 있다"면서 "이미 전쟁은 시작됐다. 잘못한 건 잘못한 거지만 당 대표께서 적극적으로 힘낼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 방패막이가 돼 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홍 의원은 "검찰도 툭하면 피의자로 데려가고, 경찰도 삐끗하면 포토라인에 줄 세우고, 좌파언론과 어용시민단체가 우리를 얼마나 괴롭게 하는가"라며 "이에 대해 당 지도부가 적극적으로 보호하고, 적극적으로 당을 위해서 헌신할 수 있도록 힘을 보태줘야 한다"고 했다.

앞서 한국당 부천소사 당협위원장을 맡고 있는 차명진 전 의원은 세월호 5주기를 하루 앞둔 15일 SNS에 세월호 유가족들을 향해 "자식의 죽음에 대한 세간의 동병상련을 회 쳐서 먹고, 찜 쪄먹고, 그것도 모자라 뼈까지 발라 먹고 진짜 징하게 해 처먹는다"고 말해 논란의 중심에 섰다.

차 전 의원은 "문제는 이 자들의 욕망이 거기서 멈추지 않는다. 세월호 사건과 아무 연관 없는 박근혜, 황교안에게 자식들 죽음에 대한 자기들 책임과 죄의식을 전가하려 하고 있다"며 "자식 팔아 내 생계 챙긴 거까진 동시대를 사는 어버이의 한 사람으로서 나도 마음이 아프니 그냥 눈감아줄 수 있다. 그러나 애먼 사람한테 죄 뒤집어씌우는 마녀사냥은 사회를 병들게 하고 해당자를 죽이는 인격살인"이라고 주장했다. 시민단체 4·16연대와 유가족협의회가 박근혜 전 대통령과 황 대표(당시 국무총리), 김기춘 전 비서실장, 김장수 전 국가안보실장, 우병우 전 민정수석 등 당시 정부 책임자들의 이름이 적힌 명단을 발표한 것에 대한 반발이었다.

한국당 현역 중진 의원인 정진석 의원 또한 자신의 SNS에 "'세월호 그만 좀 우려먹으라 하세요.. 죽은 애들이 불쌍하면 정말 이러면 안 되는 거죠.. 이제 징글징글해요..' 오늘 아침 받은 메시지다"라고 올려 비판의 대상이 됐다. 한국당은 중앙윤리위원회를 소집해 차 전 의원과 정 의원에 대한 징계를 논의할 계획이다.


lws20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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