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나경원 의원실을 무단 점거하고 시위를 벌인 한국대학생진보연합(대진연) 소속 대학생이 경찰 버스 창문 밖으로 고개를 내밀고 "나경원 황교안은 사퇴하라"고 외치고 있다. /국회=이원석 기자 |
한국대학생진보연합 대학생 22명, 기습 시위 벌인 뒤 경찰 강제 연행
[더팩트ㅣ국회=이원석 기자] "나경원, 황교안은 사퇴하라!"
한국대학생진보연합(대진연) 소속 대학생들이 12일 여의도 국회의사당 의원회관 내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나경원 의원실을 점거하고 시위를 벌였다. 강제로 의원회관 밖으로 퇴거 조처된 이들은 경찰에 연행되기 전까지 약 1시간 이상 의원회관 전면 현관에서 나 원내대표와 황교안 한국당 대표의 사퇴를 외치기도 했다.
이날 오전 10시께 대진연 소속 대학생 22명은 나경원 의원실에 들어가 "면담을 하고 싶다"고 요구했다. 의원회관 출입을 위해선 반드시 방문 사유를 밝히고 신분증을 맡기게 돼 있는데 이들은 토론회에 참석하기 위해 왔다고 밝힌 뒤 방문증을 받아 의원회관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반민특위 망언 나경원은 사퇴하라', '김학의 성접대 은폐 황교안은 사퇴하라' 내용이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나란히 의원실에 앉아 시위를 벌이기 시작했다. 이들은 "나경원은 사퇴하라. 황교안은 사퇴하라"고 반복해 외쳤다.
이들은 "나 원내대표는 '반민특위 망언'을 한 친일파다"라며 "황 대표는 아들을 KT에 비리 채용시켰다고 한다. 또,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성접대 의혹을 은폐했다. 세월호 진상규명을 은폐하고 방해하고 조작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국민이 주인 되는 나라를 만들기 위해, 아무도 아프지 않고 나라를 빼앗기지 않기 위해 나경원과 황교안, 한국당 일당들을 국회에서 사라지게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학생들이 나경원 의원실에 앉아 시위를 벌이는 모습. /뉴시스 |
곧 국회 방호과 직원들이 도착해 대학생들을 한 명씩 차례로 의원실 밖으로 끌어냈다. 이들은 서로의 팔을 걸고 강하게 저항했고, 한 명, 두 명 끌려나가자 자리에 누워 시위를 계속했다. 학생들은 끌려나가면서도 "나경원, 황교안은 사퇴하라"고 거듭 소리쳤다. 긴 실랑이 끝에 10시 44분께 마지막 대학생까지 끌려나오면서 의원회관 내 상황은 종료됐다.
전원 퇴거 조치된 이들은 연행되기 전까지 앉아 시위 행위를 멈추지 않았다. 도착한 경찰 병력이 현관 앞에서 둘러 앉아 시위 중인 이들을 에워 쌌다. 경찰들은 분주히 움직이며 체포 준비를 했다. 대다수의 학생이 여성이었기 때문에 여경들이 속속 현장에 도착했다.
체포를 거부하며 서로 팔을 걸고 앉은 대학생들. /이원석 기자 |
이들을 연행할 경찰 버스도 도착했다. 취재진과 구경하는 직원 등 약 100명 이상이 몰리면서 의원회관 현관 앞은 크게 혼잡했다.
학생들은 점점 더 큰 목소리로 나 원내대표와 황 대표의 사퇴를 요구하며 "면담하러 온 학생들에게 왜 그러냐"고 따졌다. 이들은 돌아가면서 발언권을 갖고 나 원내대표와 황 대표를 맹비난했다.
경찰이 본격적으로 한 명 한 명 체포를 시작하자 이들은 다시 서로 팔을 걸고 소리지르며 저항했다. 학생들은 체포를 거부하며 버텼다. 결국 학생들은 양 발과 머리가 들려 강제로 강제로 수송 버스로 옮겨졌다. 일부 학생들은 끝버스 창문 밖으로 고개를 내밀고 지나가는 시민과 취재진을 향해 나 원내대표와 황 대표를 사퇴해야 한다고 외치기도 했다.
체포돼 경찰 버스로 옮겨지는 학생. /이원석 기자 |
경찰은 22명의 학생들을 차례차례 한명씩 체포했고, 12시 17분경 마지막 학생까지 버스로 옮겨졌다. 학생들은 10명, 6명, 6명씩 각각 다른 경찰서로 나뉘어 연행됐다. 이들이 의원실에 진입한 지 2시간 17분 만에 상황이 종료된 것이다.
한편 대진연 소속 대학생들은 지난달 20일에도 나 원내대표 서울 동작구 지역 사무실에 진입해 농성을 벌인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