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 "워렌 버핏" 이미선 인사 참사 논란…또 불거진 조국 책임론
입력: 2019.04.12 05:00 / 수정: 2019.04.12 05:00
이미선(사진) 헌법재판관 후보자가 부부 합산 35억 원에 달하는 주식을 투자한 것이 드러나면서 청와대가 또다시 인사 참사 논란에 휩싸였다. /뉴시스
이미선(사진) 헌법재판관 후보자가 부부 합산 35억 원에 달하는 주식을 투자한 것이 드러나면서 청와대가 또다시 인사 참사 논란에 휩싸였다. /뉴시스

靑 부실 검증 논란 장기화 국면…야4당 모두 반대

[더팩트ㅣ청와대=신진환 기자] 이미선 헌법재판관 후보자가 부부 합산 35억 원에 달하는 주식을 투자한 것이 드러나면서 청와대가 또다시 '인사 참사' 논란에 휩싸였다. 야권은 조국 민정수석을 정조준, 인사 검증 부실 논란은 장기화 국면에 접어든 모양새다.

10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드러난 이 후보자 부부의 재산은 전체 42억6000여만 원 가운데 83%인 35억4887만 원 상당을 주식으로 보유하고 있다. 본인 명의로 이테크건설 2040주, 삼진제약 2501주 등 6억6600여만원 상당의 주식을 갖고 있고, 남편인 판사 출신 오충진 변호사는 이테크건설 1만7000주 등 28억8300여만 원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은 청문회에서 "관련 자료를 보면 후보자 명의로 적어도 1200회, 배우자 명의로 4080회 주식거래를 해 총 5000회 이상 주식을 거래했다"며 "워렌 버핏이나 조지 소로스처럼 남편과 주식 투자를 하지 왜 헌법재판관이 되려고 하나"라고 비판했다.

이 후보자 부부는 주식 투자 종목 가운데 OCI그룹 계열사인 이테크건설과 삼광글라스 등의 비중이 높다는 문제가 제기됐다. 심지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내에서도 "속칭 '몰빵' 투자를 한 이유가 뭐냐"고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 나왔다. 이 때문에 이 후보자 부부는 사전에 정보를 입수해 주식을 매수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 후보자는 "송구하다"면서도 "내부 정보를 이용했거나 불법적인 주식거래도 없었다"고 해명했지만 논란은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게다가 "재판업무에 매진해 재산 문제를 전적으로 배우자에게 맡겼다"는 발언도 부적절하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또 수십억 원대의 주식 투자 규모가 국민 정서와 눈높이에 맞지 않는다는 점에서 관과할 수 없는 부분이다. 다만, 일부 정치 공세가 없다고는 볼 수 없다. 또 헌법재판관 후보자가 주식을 많이 갖고 있다고 해서 부적격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이미선 헌법재판소 재판관 후보자의 과다 주식 논란이 불거지면서 야당이 조국 민정수석 퇴출론을 다시 띄우고 있다. 청와대를 압박하고 있는데다,/청와대 제공
이미선 헌법재판소 재판관 후보자의 과다 주식 논란이 불거지면서 야당이 조국 민정수석 퇴출론을 다시 띄우고 있다. 청와대를 압박하고 있는데다,/청와대 제공

그럼에도 이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경과보고서는 채택되기 어려워 보인다. 청와대의 인사 문제가 반복되자 여당 일각에서도 인사·검증라인에 불만이 형성되는 분위기다. 내년 총선을 앞둔 만큼 국민 정서에 반하는 일이 잦으면 안 된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범여권으로 분류되는 정의당마저 "이 후보자의 문제가 심각하다"며 다른 야당과 함께 사퇴 압박에 가세하면서 보고서 채택 가능성은 더 떨어졌다.

청와대로서는 고심이 깊을 수밖에 없다. 야당이 인사수석라인 퇴출론을 다시 띄우며 청와대를 압박하고 있는데다, 공세가 거세질수록 여론은 더 악화할 것이고, 그렇다고 지명을 철회하기도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미 열흘 전 조동호 과학기술정부통신부 장관 후보자와 최정호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낙마했다. 이 후보자마저 물러난다면 청와대로서는 인사 검증 부실 책임이 가중된다.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김연철 통일부 장관은 국회의 청문보고서 채택 없이 임명을 강행했던 점도 청와대로서는 부담스러운 부분이다. 야당의 반대를 무릅쓰고 또다시 문 대통령이 이 후보자에 대한 임명을 강행한다면 정국 경색은 더 심화할 가능성이 크다. 이 경우 산적한 국정 과제 해결 또한 어려워지게 된다.

더욱이 헌법재판관 후보자의 주식 보유 논란은 처음도 아니라서 청와대가 받는 압박은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2017년 9월 이유정 후보자가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비상장기업 주식을 매매, 이른바 '주식 대박' 의혹에 휘말려 사퇴한 바 있다.

때문에 특히 검증을 맡는 조 수석의 책임론이 더 대두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 후보자의 사퇴 여부를 떠나 조 수석을 향한 야당의 공세가 불가피하다. 자연스럽게 조 수석의 거취에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문 대통령이 경질할 가능성은 작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조 수석이 진두지휘해온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와 검·경 수사권 조정 등 현 정부 핵심 개혁 과제에 차질이 생길 수도 있다는 등의 이유에서다.

이언근 부경대 정치외교학과 초빙교수는 <더팩트>와 통화에서 "조 수석에 대한 문 대통령의 신임이 상당히 두텁다. 아울러 문 대통령이 사람을 자주 바꾸는 성향도 아니라는 점에서 이 후보자가 낙마하더라도 조 수석에게 책임을 묻지 않을 것으로 본다"면서 "이번 인사 논란 등을 계기로 청와대 인사라인 참모진을 교체해 청와대 분위기를 바꿔볼 필요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shincomb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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