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임시의정원 개원 100주년을 맞아 10일 오전 국회 로텐더홀에서 기념식이 열렸다. 문희상 국회의장은 이 자리에서 "국회가 지난 100년을 되돌아보고, '개헌'으로 새로운 100년을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의장, 이낙연 국무총리, 유남석 헌법재판소장, 김명수 대법원장, 임시의정원 요인 후손 등이 기념식 행사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국회=남윤호 기자 |
국회, 대한민국 임시의정원 개원 100주년 기념식 개최
[더팩트ㅣ국회=허주열 기자] 대한민국 임시의정원 개원 100주년을 맞아 10일 국회에서 기념식이 열렸다. 임시의정원은 1919년 4월 10일 중국 상해에서 첫 회의를 열고, 12시간에 걸친 마라톤 회의 끝에 다음달(1919년 4월 11일) 대한민국 임시정부를 탄생시켰다. 이 자리에서 문희상 국회의장은 "지난 100년을 되돌아보고, '개헌'을 통해 새로운 100년을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기념식에는 김명수 대법원장, 유남석 헌법재판소장, 이낙연 국무총리, 권순일 중앙선거관리위원장, 각 당 대표, 각 국 외교사절 등을 비롯해 수백 명의 내외빈이 참석했다.
기념식 행사는 ▲홍진 선생 흉상제막식 ▲산유화어린이민요합창단 경축공연 ▲임시의정원 기념제품 제막식 ▲국민의례 ▲애국가 제창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에 대한 묵념 ▲임시의정원 기념극 ▲임시의정원 관인 전달식 및 감사패 증정 ▲문희상 국회의장 기념사 ▲파페라그룹 컨템포디브 경축공연 순으로 진행됐다.
문희상 의장은 기념사에서 "우리 선조들은 일제의 혹독한 탄압 속에서도 1949년 4월 11일 대한민국 임시정부를 탄생시켰다"며 "임시의정원은 우리 역사상 최초의 근대적 입법기관이라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정치적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문 의장은 이어 "(임시의정원은) 3·1 운동 정신의 완성도를 높이는 일대 전기를 마련했다고 생각한다"며 "구시대 왕조를 잇는 망명정부가 아닌, 임시정부 수립을 결의해 새 시대를 지향했다. 새로운 국가의 기틀을 다지는 반석이며 기둥이었다"고 덧붙였다.
10일 오전 국회 본청에서 열린 대한민국 임시의정원 개원 100주년 기념식에서 문희상 국회의장, 김형오 전 국회의장 등 내외빈들이 임시의정원 기념물을 둘러보고 있다. /국회=남윤호 기자 |
실제 임시의정원은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에 절차적 정당성과 투명성을 부여했고, 우리나라 최초의 헌법인 '대한민국 임시헌장'을 제정했다. 임시헌장에는 여성인권, 차별철폐, 평등과 자유, 국민의 의무와 선거권, 사형과 태형 폐지 등 현대국가 헌법으로도 손색이 없는 내용이 담겨 있다.
이에 문 의장은 "임시헌장은 100년 전 당시 전 세계를 놀라게 할 선구적이며 독창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며 "문명국가를 지향하는 대한민국 임시의정원 29인의 통찰력과 혜안이 깃든 대한민국의 이정표"라고 강조했다.
문 의장은 오늘의 대한민국 국회가 임시의정원이 표방했던 민주적 공화주의와 의회주의의 가치를 제대로 구현하고 있는지 되돌아보고, 새로운 100년을 준비해야 한다고도 했다. 그리고 '개헌'이 새로운 100년의 출발점이라고 주장했다.
문 의장은 "국회가 이뤄내야 할 개혁 입법의 첫 번째는 개헌이라고 생각한다"며 "촛불 민심의 명령을 제도화로 마무리하는 게 20대 국회의 책무다. 제왕적 대통령제로 불리는 현행 권력구조와 표심을 왜곡하는 승자독식 선거제도를 고치지 않는다면, 선거가 거듭할수록 대결정치의 강도는 더욱 거세지고 그 폐해는 증폭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개헌의 핵심은 권력의 분산이라고 생각한다"며 "국회에서 총리를 복수 추천하고 대통령이 임명하는 내용으로, 2020년 총선에서 국민투표에 부쳐서, 다음 정권에서 시작하는 개헌에 대한 일괄타결 방안을 논의해야 한다. 결코 늦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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