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 한국당, 황교안·곽상도 연루 의혹 '김학의 특검' 발의 속내
입력: 2019.04.02 05:00 / 수정: 2019.04.02 05:00
자유한국당 이만희 원내대변인과 강효상 의원이 1일 여의도 국회 의안과에 김학의의 뇌물수수 등 사건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등에 대한 동의안을 제출하고 있다. /뉴시스
자유한국당 이만희 원내대변인과 강효상 의원이 1일 여의도 국회 의안과에 '김학의의 뇌물수수 등 사건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등에 대한 동의안'을 제출하고 있다. /뉴시스

한국당 "전혀 거리낄 거 없다" vs 민주당 "물타기"

[더팩트ㅣ국회=이원석 기자] 자유한국당이 1일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성범죄·뇌물수수 혐의 등에 대한 특별검사법을 발의해 주목된다. 김 전 차관 의혹과 관련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이었던 한국당 곽상도 의원, 법무부 장관이었던 황교안 대표의 책임론이 거론되는 가운데 스스로 특검 도입에 앞장서는 속내에 관심이 쏠린다.

김 전 차관 의혹을 재수사하는 검찰 특수수사단(여환섭 단장)이 이날부터 본격 활동을 시작한 가운데 한국당은 '김학의의 뇌물수수 등 사건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대한 법률안'을 국회에 발의했다. 한국당과 바른미래당 합의로 2명을 추천해 대통령이 임명토록 한다는 내용이다.

한국당의 이같은 결정엔 먼저 특수수사단 공정성에 대한 우려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당은 법안 제안설명에서 "철저하고 성역없는 수사가 진행돼야 함에도 불구하고 대검 진상조사단이 현 정권과 관계되거나 친 정권 성향의 인물을 수사대상에서 제외시켰고, 수사단장으로 임명된 여 단장에 대해 검찰 내·외부에서 특정인과의 친분관계로 인해 제대로 된 수사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등 수사의 공정성을 담보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특정인과의 친분관계란 채동욱 전 검찰총장을 뜻하는 것으로 보인다. 법안을 직접 제출한 강효상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여 단장이) 당시 수사 최종책임자인 채동욱 전 검찰총장과 연관성이 있어 수사의 적정성, 진정성에 대해 많은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여 단장은 과거 채 전 총장이 서울지검 특수2부장을 할 때 특수2부 검사로 있었던 등 여러 인연이 있다. 한국당은 채 전 총장을 '당시 수사 최종책임자'라고 지목했으나, 일각에선 채 전 총장이 박근혜 전 대통령과 껄끄러운 관계라는 점을 우려한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여권에선 김학의 전 차관 성접대 의혹과 관련 황교안 현 자유한국당 대표(당시 법무부 장관)를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 /남윤호 기자
여권에선 김학의 전 차관 성접대 의혹과 관련 황교안 현 자유한국당 대표(당시 법무부 장관)를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 /남윤호 기자

즉 한국당은 특수수사단이 구성부터 수사까지 청와대 등 여권의 영향을 받고 있다고 보는 것으로 풀이된다. 익명을 요구한 한국당 재선 의원은 <더팩트>와 통화에서 "현재 사법권이 엉망인 상태 아닌가. 정부의 입김이 매우 강력하다"며 "야당 입장에선 합리적 의심이 가능하다. 특수수사단엔 (입김이) 없을 거란 확신을 어떻게 하나. 괜히 의심을 살 바엔 바른미래당도 주장하는 특검을 하는 것이 가장 합리적이라고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특검 도입을 통해 한국당이 여권을 압박하려는 의도를 가졌다는 시각도 있다. 한국당은 애초 '김학의 특검'과 함께 드루킹 댓글조작 사건, 손혜원 의원 목포 투기 의혹 등에 대해서도 함께 특검을 하자고 주장했었다. 태도를 바꿔 스스로 특검을 발의한 한국당은 여권에 대한 반격의 명분으로 삼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통화에서 "한국당 입장에선 그렇게(특검 발의) 하는 게 당연하다. 가장 좋은 것은 드루킹 등 다른 사안도 함께 특검을 진행하는 것이라고 생각할 것"이라며 "여당에서도 (반대할) 명분이 별로 없다. 반대할 경우엔 여당이 궁색해질 수 있다고 본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한국당이 일종의 '자신감'을 표현한 것이란 분석도 있다. 이날 강 의원은 황 대표 또한 특검 의지가 있냐는 질문에 "당연하다. 전혀 꺼리길 게 없다"며 "당시 수사의 총 지휘자는 채 전 총장이다. 법무부 장관은 보고만 받고 수사에는 관여하지 않는다. 진상이 밝혀지면 황 대표 등 모든 사람에 대한 관련성이 명백히 밝혀질 것"이라고 단언했다. 윤 실장도 "한국당이 황 대표에 대해선 별 문제가 없을 거라고 판단했을 수도 있다. 법무부 장관이었던 황 대표가 김 전 차관을 임명하거나 자를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고 볼 수 있기 때문"이라고 견해를 밝혔다.

한편 민주당에선 한국당의 특검 발의를 '물타기'로 규명했다. 홍영표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한국당이 검찰 수사를 못 믿겠다면서 특검법을 발의한다고 하는데, 이것은 어떻게든 정치공방으로 몰고 가려는 물타기"라며 "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한국당이 당당하다면 더이상 수사를 방해해선 안 된다"고 했다.


lws20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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