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현장] 스텔라데이지호 침몰 2년 "중단된 과업 마무리해야"
입력: 2019.03.29 15:31 / 수정: 2019.03.29 15:31
29일 스텔라데이지호 침몰 2주기를 맞아 가족·시민대책위원회가 서울 민주노총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서울 중구=박재우 기자
29일 스텔라데이지호 침몰 2주기를 맞아 가족·시민대책위원회가 서울 민주노총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서울 중구=박재우 기자

구명벌 2척 확인, 유해 수습, 3D 모자이크 영상 구현 촉구

[더팩트ㅣ서울 중구=박재우 기자] 29일 스텔라데이지호 침몰 2주기를 맞아 가족·시민대책위원회가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 정부의 유해수습과 사고원인 규명을 재차 촉구했다.

이날 스텔라데이지호 대책위원회는 서울 민주노총 대회의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사고 경위, 진상규명 진행상황, 향후 활동들에 대해 설명했다. 이 자리에는 실종자 가족뿐 아니라, 박승렬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인권센터 소장, 나승구 정의구현사제단 신부, 최석봉 대한변호사협회 변호사 등이 참석했다.

스텔라데이지호는 지난 2017년 3월 31일 브라질에서 중국으로 철광석 26만 톤을 싣고 가다 남대서양에서 침몰했다. 당시 한국인 선원 8명을 포함해 모두 22명이 실종됐으나, 침몰 이유는 아직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사고 직후 실종자 가족들은 심해 수색을 요청했다. 하지만 정부는 어렵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해군 등 전문가들로부터 심해 3000m 이하 깊은 곳에 침몰했을 경우 심해 수색을 할 수 없다는 말을 들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유가족들의 노력으로 지난해 8월 국회에서 예비비로 스텔라데이지호 심해 수색 예산이 편성됐고, 대통령 주재로 열린 국무회의에서 예산 53억 원을 책정했다. 결국 정부는 지난해 12월 선박 수색업체인 오션인피니티(OI)와 계약을 맺고, 지난달 14일 첫 수색을 시작했다.

스텔라데이지호 대책위원회가 지난 8일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와 수색업체의 심해 수색 완수와 유해 수습을 촉구했다. /뉴시스
스텔라데이지호 대책위원회가 지난 8일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와 수색업체의 심해 수색 완수와 유해 수습을 촉구했다. /뉴시스

앞서 대책위는 지난 8일 청와대 앞에서 유해수습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정부의 부주의로 수색업체와 체결한 계약서가 미비해 수색업체 OI가 금세 철수했기 때문이다. 실종된 2등 항해사 허재용 씨의 누나인 허경주 공동 가족대책위원회 대표는 그 이후 상황은 별로 달라진 게 없다고 하소연했다.

OI의 철수 이후 외교부는 정부 협상단을 우루과이 현지로 파견해 2차 수색을 위해 협상했지만, 결국 아무런 성과를 이뤄내지 못하고 수색은 그대로 중단됐다.

허 대표는 지난 2년 간의 진행상황에 대해 언급하면서 "정말 어렵게 심해 수색이 진행될 수 있었다"며 지난달 14일 시작된 첫 수색 직후 3일 만에 선체가 발견된 것에 대해 "이렇게 빠르게 배를 찾을 수 있을지 몰랐다"고 심경을 밝혔다.

이어 "처음에 힘들게 진행됐던 만큼 수색이 시작되면 일이 일사천리로 진행되기를 기대했었다"며 "그렇지만 25일 예정됐던 수색은 고작 9일 만에 끝나고 특별한 성과는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공개돼지 않았던 수색 당시의 영상과 사진들을 공개하기도 했다. 해당 영상 속에는 스텔라데이지호의 선체 모습과 블랙박스 수거 장면들이 들어있었다.

스텔라데이지호 비대위는 그동안 공개돼지 않았던 수색 영상과 사진들을 공개하기도 했다. 스텔라데이지호의 선체 잔해의 모습. /스텔라데이지호 비대위 제공
스텔라데이지호 비대위는 그동안 공개돼지 않았던 수색 영상과 사진들을 공개하기도 했다. 스텔라데이지호의 선체 잔해의 모습. /스텔라데이지호 비대위 제공

이들은 외교부와 수색업체인 OI의 최초 용역계약이 잘못됐다고 꼬집으면서 ▲행방불명된 구명벌 2척의 위치 확인 ▲사고원인 규명을 위한 3D 모자이크 영상 구현 ▲유해수습 및 추가 유해 수색 등을 요구했다.

스텔라데이지호 시민대책위원회에서 활동하고 있는 최석봉 대한변호사협회 변호사는 "당시 대책위 등은 생존 가능성을 계속 염두에 두고 있었기에 유해 수습이 아닌 '실종자' 수색을 요구했다"며 "정부 측에선 계약을 체결할 때 유해가 발견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고려했어야 했는데, 계약 과정에서 제대로 처리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스텔라데이지호 대책위는 이 요구를 담은 7만 927명의 서명지를 이날 오후 청와대 시민사회수석실에 전달했다. 스텔라데이지호 실종 선원 1등 항해사 박성백 씨 어머니 윤미자 씨는 서명지에 대해 얘기하다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그는 "벌써 1년이 지나고 2년이 온다"며 "그동안 광화문에서 서명을 받으면서 지내온 세월이 살아온 세월보다 더 길었다. 언제까지 이 세월을 보내야 하는지 묻고 싶다"고 호소했다.

jaewoopark@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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