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현장] '박영선 인사청문회' 한국당, 막무가내 자료 요구하다 '되치기' 당해
입력: 2019.03.27 16:27 / 수정: 2019.03.27 16:27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가 27일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일부 자료의 미제출 문제를 집요하게 물고 늘어졌다. 사진은 이날 국회 본청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박 후보자가 청문위원들의 질의를 연필로 메모하며 듣고 있는 모습. /국회=허주열 기자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가 27일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일부 자료의 미제출 문제를 집요하게 물고 늘어졌다. 사진은 이날 국회 본청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박 후보자가 청문위원들의 질의를 연필로 메모하며 듣고 있는 모습. /국회=허주열 기자

요청자료 93% 제출…野 "시간 내 내면 손에 장 지진다"

[더팩트ㅣ국회=허주열 기자]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가 27일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점심식사를 위한 정회 후 재개된 오후 인사청문회에서도 자료제출 문제가 주요 쟁점으로 다뤄졌다. 특히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박 후보자가 '잘못된 질의'에 대해 해명을 하려고 해도 답변을 못하게 막고 막무가내식 자료제출 공세를 이어갔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한국당 간사 이종배 의원은 박 후보자에 대한 오후 인사청문회에서 "오전에 자료제출 안 된 것 내 달라고 요구했는데, 지금까지 단 한 건도 제출이 안 됐다"며 "누가 와서 설명한 사람도 없고, (자료를) 열람하라고 한 사람도 없었다. 오전에는 후보자가 제출할 수 있는 자료는 다 제출하겠다고 하고선 뒤에선 하나도 안 했다"고 비판했다.

이에 박 후보자가 이 의원을 향해 "사실관계가 다른 발언을 하셔서…"라고 말을 하려 했지만, 이 의원은 답을 못하게 막았다. 이 의원은 "박 후보자는 4선 국회의원을 지냈고, 인사검증을 확실히 하자고 하는 관련 법안도 제출했는데, 이렇게 자료제출을 안 할 수가 있나, 내로남불이다. 모든 자료를 성심성의껏 제출하거나, 아니면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그 자리에서 물러나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박 후보자는 "뒤에서 청문회 준비팀이 자료를 들고 있다"며 "오후 회의 속개 전 자료를 드리려고 했는데, 위원장과 의원님들이 회의를 하고 있어서 못 드린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홍의락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한국당 의원들이 노트북에 붙인) 글을 떼고 평화스러운 분위기에서 인사청문회를 하자"고 의사진행 발언을 하기도 했다. 이날 청문회에 앞서 한국당 의원들은 '내로남불 인사청문회, 자승자박 박영선 사퇴', '박영선 자료제출 거부, 국민들은 박영선 거부'라 적힌 A4용지 인쇄물을 각 좌석에 놓인 노트북 윗면에 붙였다.

이에 한국당 의원들 사이에선 "자료를 주면 떼겠다"는 말이 나왔다.

정우택 한국당 의원도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자료제출 문제를 재차 꼬집었다. 정 의원은 "인사청문회 기본이 후보자 금융거래 내역이다. 재산 형성이 제대로 됐는지 인사청문회를 하면서 따져 왔는데, 개인거래 내역을 왜 안 냈냐"고 따졌다.

이에 박 후보자가 "(청문회 준비팀이) 지금 떼러 갔다"고 답하자, 정 의원은 "오전에는 본인 것은 냈다고 해 놓고 지금 떼러 갔다고 거짓말을 한다"고 비판했다.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가 27일 국회 본청에서 열리고 있다. /허주열 기자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가 27일 국회 본청에서 열리고 있다. /허주열 기자

한국당 소속 홍일표 중소벤처기업위원회 위원장도 "오전에 청문위원들이 의사진행 발언하면서 자료제출 미흡이 지적됐는데, 오후에서야 전달이 됐다"며 "정우택 의원이 말한 자료는 일찍 준비할 수 있었는데, 왜 지금까지 준비가 안 됐는지 이유 말하고, 언제까지 되는지 다시 한 번 확인해 답해 달라"고 했다.

박 후보자는 "금융거래 내역서는 저도 지금까지 인사청문회를 (많이) 했지만, 입출금 내역서 전체를 원하는 것은 못 봤다"며 "(전체 내역) 이것을 요구하는지 몰라서, 인감증명서 등을 청문회 준비팀 전달해 떼러 갔고, 오후 3시에 하나를 뗄 수 있고, 4시 30분에 또 다른 것을 뗄 수 있다고 하니 곧 전달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 후보자는 이어 "참고로 말씀드리면 과거 황교안 법무부 장관 인사청문회 때 의심되는 특정 부분의 금융거래 내역서를 요구한 적 있다"며 "그런데 끝까지 안냈다"고 덧붙였다.

이에 정 의원은 "금융기관에 요구하면 내역서는 바로 다 뗄 수 있다"며 "3시까지 떼오면 내 손에 장을 지진다. 말이 안 되는 소리를 한다"고 비난했다.

반면 민주당 의원들은 박 후보자를 적극적으로 두둔했다. 우원식 민주당 의원은 "과거 청문회에서 금융거래 내역서 전부를 떼오라는 것은 없었다"며 "(재산 형성에) 의심이 가는 특정한 시기를 갖고 오라고 한 적이 있는데, 그때마다 한국당 소속 후보자들은 '개인정보'라는 이유로 안 냈다. 이제와서 전체 내역을 다 내놓으라는 것은 무리한 일"이라고 야당 의원들을 비판했다.

이에 정 의원은 "어디가 이상한지 어떻게 아느냐"고 재차 반박하자, 박 후보자는 가벼운 웃음을 지었다. 여당 의원들 사이에선 "(야당이) 말이 안 되는 소리를 한다", "무조건 한 사람 신상을 처음부터 끝까지 다 털려고 한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한편 박 후보자는 오전 인사청문회에서 자료제출과 관련한 야당 의원들의 질의에 "총 2252건의 자료제출 요구가 있었고, 145건(약 6.4%)의 자료를 제출하지 않았다"며 "미제출 된 자료 상당수는 시간이 너무 경과해서 없는 자료고, 개인적 신상과 관련된 부분도 지나치게 많아서 그 부분을 제외한 가져올 수 있는 자료는 대부분 찾아서 가져왔다. 추가 요청 자료도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sense83@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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