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현장] 김연철 후보자를 바라보는 여·야의 엇갈린 시선
입력: 2019.03.26 14:12 / 수정: 2019.03.26 14:12
김연철 통일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가 26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렸다. 인사청문회에서 김 후보자가 의원들 질의에 답하고 있는 모습. /뉴시스
김연철 통일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가 26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렸다. 인사청문회에서 김 후보자가 의원들 질의에 답하고 있는 모습. /뉴시스

김연철 통일부 장관 후보자 두고 與"최고 전문가" vs 野"북한대변인"

[더팩트ㅣ국회=박재우 기자] "정신상태 노멀하지 않아", "천연 다이아몬드"

26일 국회에서 열린 김연철 통일부 장관 후보자 청문회에서 여야의 평가는 극명하게 갈렸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김 후보자에 대해 '적임자'라며 극찬했고, 야당은 김 후보자의 그동안 SNS 발언 등을 언급하며 강하게 비판했다.

이날 오전 국회에서는 통일부, 문화체육관광부, 해수부 장관 후보자 3명의 대한 인사청문회가 열렸지만, 통일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관심이 가장 뜨거웠다. 청문회는 공중파 방송에서 생중계로 진행되기도 했다.

앞서, 김 후보자는 '금강산 피격 사건은 통과의례', '사드 배치하면 나라 망한다' 등의 SNS 발언으로 논란이 된 바 있다. 또한, 2015년 3월 문재인 대통령이 당 대표 시절 '군복 입고 쇼나 한다'고 비판해서 여당 지지자들에게도 뭇매를 맞기도 했다. 인사청문회가 진행된 이날은 천안함 폭침 9주기였다. 야당 의원들은 이를 맞아 청문회장에 검은색 추모 리본을 맨 채로 등장했다.

야당 의원들은 천안함 폭침 9주기를 맞아 청문회장에 검은색 추모 리본을 맨 채로 등장했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회의실에서 김연철 통일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가 진행되고 있다. /뉴시스
야당 의원들은 천안함 폭침 9주기를 맞아 청문회장에 검은색 추모 리본을 맨 채로 등장했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회의실에서 김연철 통일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가 진행되고 있다. /뉴시스

박주선 바른미래당 의원은 5.24 조치에 대한 후보자의 발언에 "김 후보자는 북한의 통일전선선전부전감인데 대한민국 통일부 장관 후보에 오른 착각이 들정도"라며 "너무 북한에 대한 편향 도를 넘고 있다"고 비판했다.

정진석 자유한국당 의원도 후보자의 SNS 발언에 대해 언급하면서 "본인이 주목을 끌어야 하는 습관을 갖고 있어 그야말로 '각광증(각광받는걸 좋아한다는 뜻)'이다"며 "통일문제·남북문제를 연구하시는 분이 모든 정치 현안에 대해 의견을 타진하고 주목을 끌려고 하는지 정말 후보자의 정신상태가 노멀하지 않다"고 힐난했다.

그러면서 "이런 사람을 어떻게 장관 후보자로 지명하는지 청와대의 인사 시스템과 대통령에게 유감을 표한다"고 강조했다.

정병국 바른미래당 의원은 '금강산 피살 사건' 당시 김 후보자가 썼던 칼럼을 지적하면서 "그야말로 북한의 대변인"이라며 "어떻게 이렇게 현장에 있었던 사람처럼 자세히 북한군의 입장 대변하냐"고 따져 물었다.

아울러, "이런 분이 통일정책, 남북정책을 총괄하는 장관으로서 가능하다고 보느냐"며 "국민들이 동의하겠느냐"고 말했다.

또한, 정 의원은 금강산에서 피살된 박왕자 씨의 아들을 증인으로 신청하려고 했지만, 여야 간의 합의가 불발돼 대신 그의 음성녹음을 대신 공개했다. 그 음성파일에서 박 씨의 아들 A 씨는 "어떠한 사고와 인식을 갖고 그런 발언들을 했는지 궁금하다"며 "또, 앞으로는 어떻게 저희 어머니 일을 처리해 나갈 건지 궁금하다"고 질문을 던졌다.

이에 대해 김 후보자는 "유족에 대해서는 다시 한번 깊은 애도를 표현한다"며 "비극적인 사건이고 재발방지가 중요하다"고 사과했다.

김연철 통일부 장관 후보자가 26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정양석 자유한국당 의원이 준비한 후보자의 SNS 작성 내용을 모니터를 통해 바라보고 있다. /뉴시스
김연철 통일부 장관 후보자가 26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정양석 자유한국당 의원이 준비한 후보자의 SNS 작성 내용을 모니터를 통해 바라보고 있다. /뉴시스

반면, 여당 의원들은 김 후보자에 대한 논란에 적극 반박하면서 오히려 후보자에 대해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심재권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후보자는 북한과 남북관계에 대해서 평생을 연구해왔다"며 "후보께서 지명된 이후에 많은 학자들, 개성공단 기업인들까지 나서서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장관으로 임명된다면 기대에 부합하도록 한반도 평화·번영를 위해 애써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원혜영 민주당 의원도 "후보자는 특정이념에 갇혀있지도 않고 현실과 현장을 중시하고 있다"며 "본 의원은 후보자가 창의적이고 능동적인 해법을 위해 다각적으로 모색하는 실용주의자적인 모습을 지켜봐 왔다"고 평가했다.

이어, "그동안 글을 통해서 후보자의 입장이 과거 보수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야당에게도 후보자의 장점을 어필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석현 민주당 의원은 "청와대 인사 7대 기준에 하나도 해당되지 않는 깨끗한 후보"라며 "천연 다이아몬드 같은 인물"이라고 호평했다.

그러면서 "표현은 가다듬어야 하지만 소신은 버려서는안된다"며 "저는 이명박·박근혜 정부 당시 통일부 장관이 있는지도 몰랐다. 외교부 장관에 치여서 마치 투명인간 같았다"고 김 후보자에 대해 옹호했다.

한편, 이 자리에서는 후보자에 대한 철학, 발언 논란뿐 아니라 후보자의 처제, 부동산 차명거래 의혹에 대한 야당의 질의들도 이어졌다.

jaewoopark@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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