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 장관 후보자들, 7대 검증기준 '위반' 상식 밖 의혹 수두룩
입력: 2019.03.25 05:00 / 수정: 2019.03.25 05:00
다음 주 인사청문회 정국을 앞두고 장관 후보자 7인에 대한 다양한 의혹이 쏟아지고 있다. 왼쪽부터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내정자. /더팩트DB
다음 주 인사청문회 정국을 앞두고 장관 후보자 7인에 대한 다양한 의혹이 쏟아지고 있다. 왼쪽부터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내정자. /더팩트DB

장관 후보자 7인 인사청문회 관전 포인트

[더팩트ㅣ국회=허주열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내정한 7개 부처 장관 후보자들의 다양한 의혹들이 쏟아지며 여야의 치열한 공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정부부처 수장으로 높은 도덕성과 자질을 갖췄는지 여부가 인사청문회에서 다뤄질 예정인 가운데 시작 전부터 의혹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고 있다. 25일부터 27일까지 이어지는 국회 인사청문회 관전 포인트를 짚어봤다.

문 대통령은 지난 8일 행정안전부 장관에 진영 의원,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에 박영선 의원,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 박양우 중앙대학교 교수, 통일부 장관에 김연철 통일연구원장, 국토교통부 장관에 최정호 전 전라북도 정무부지사,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에 조동호 KAIST 교수, 해양수산부 장관에 문성혁 세계해사대학교 교수를 각각 지명했다.

◆'인사검증 7대 기준' 위반 의혹

문 대통령은 지난 대선 당시 '병역 기피', '세금 탈루', '부동산 투기', '위장 전입', '논문 표절' 등 5대 비리에 관련된 사람은 고위 공직에서 배제하겠다고 공약했다. 그러나 정부 출범 초기 장관 후보자들이 해당 비리에 걸려 줄줄이 낙마하자 검증 기준이 완화된 '인사검증 7대 기준'을 새로 내놨다. ▲병역 기피 ▲세금 탈루 ▲불법 재산증식 ▲위장 전입 ▲연구 부정행위 ▲음주 운전 ▲성 관련 범죄 연루 등으로 인사검증 기준을 분리했고, 각 항목에는 세부 기준을 적시했다.

이를테면 병역 기피는 병역법 위반으로 처벌 받거나, 병역회피 목적으로 외국 국적을 취득한 경우로 제한했다. 세금 탈루는 조세범 처벌법 위반으로 처벌받거나 고액·상습체납자로 명단이 공개된 경우로 한정했다. 또한 위장 전입은 2005년 7월 이후 부동산 투기 또는 자녀 학교 배정 등을 목적으로 '2회 이상' 할 경우로 기준을 완화했고, 연구 부정행위는 2007년 2월 이후부터로 규정했다. 음주 운전도 최근 10년 이내 음주 운전 2회 이상을 기준으로 제시했다.

해당 기준 중 하나 이상 해당되면 임용을 원천 배제한다는 게 청와대 방침이다. 당장 야당에선 "청와대의 7대 기준은 인사검증 기준이 아니라 '면죄부 기준'"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그러나 청와대는 이 정도 기준이면 '문제없다'는 입장이다. 문제는 이런 낮은 기준도 2기 내각 후보자들이 못 지켰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왼쪽부터 김연철 통일부 장관, 최정호 국토교통부 장관, 조동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 내정자. /뉴시스
왼쪽부터 김연철 통일부 장관, 최정호 국토교통부 장관, 조동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 내정자. /뉴시스

손금주 무소속 의원이 19일 해양수산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문성혁 후보자는 1998년부터 불법 위장 전입을 총 네 차례 했다. 이 중 세 차례는 7대 기준에 해당하는 2006년이었고, 한 달 사이에 세 차례 위장 전입을 했다. 손 의원은 "위장 전입은 이명박·박근혜 정부에서도 자녀 교육을 위해서라는 변명으로 통과돼 왔고, 이로 인해 국민의 마음에 상처를 입혀왔다"며 "위장 전입은 주민등록법 위반으로 자녀 교육 변명으로 넘어갈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최정호 후보자는 박사 논문을 표절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최 후보자는 2011년 광운대학교 대학원에 '기성 노후산업단지 재생기준 선정에 관한 연구'라는 논문을 제출해 이듬해 2월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이와 관련, 이은권 자유한국당 의원은 "최 후보자는 국책연구원 자료 4건과 본인의 기존 논문 1건을 80페이지가량에 걸쳐 각주 표기 없이 그대로 논문에 실었다"고 지적했다.

◆7대 검증 기준 외 의혹도 많아

7대 기준에는 해당하지 않지만 다른 부적절한 의혹이 제기된 인사들도 있다. 위장 전입을 한 문 후보자는 세계해사대학에 근무하며 연봉 1억3000만 원이 넘는 고소득을 받고도 국내에서는 연금정지 없이 공무원 연금으로 월 300만 원 이상 수령했다. 또 건강보험료는 20대 직장인 아들의 피부양자롤 등재하는 방법 등을 통해 10년(2009~2018년) 간 35만 원 미만의 금액만 납부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에 대해 이만희 한국당 의원은 "현행법상 비과세 해외 소득은 공무원 연금정지 대상에 포함되지 않아 공무원 연금은 정상 지급되지만, 건강보험 가입 자격은 본인이 선택할 수 있다"며 "문 후보자는 제도상의 허점을 이용해 연 2억 원에 가까운 고소득을 올리고도 건보료를 적게 내기 위해 아들의 직장피부양자로 반복 등재해 교묘히 세금을 회피한 전형적 세꾸라지 행태를 했다"고 임명 재검토를 촉구했다.

박영선 후보자는 세금 지각 납부 의혹과 자녀 이중국적이 논란이 되고 있다. 박 후보자의 배우자는 종합소득세 2400만 원을 인사청문요청안 제출 하루 전인 지난 12일 납부했다. 또 장남의 이중국적 문제도 청문회에서 집중 타깃이 될 전망이다.

김연철 후보자는 2008년 금강산 피격 사건으로 사망한 고 박왕자 씨 사건을 '통과의례'라고 표현해 논란이 일고 있다. 김 후보자는 2010년 4월 22일 한겨레21에 기고한 '금강산 관광이 5년 먼저 시작됐다면'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접촉 초기에는 충돌이 불가피하다. 관광이 시작되고 우리가 겪었던 소동들, 예를 들면 탈북자 얘기를 꺼냈다가 억류된 사람, 총격 사건으로 관광객이 사망하는 사건·사고들은 (금강산 관광을) 일찍 시작했어도 우리가 겪어야 할 '통과의례'였다"고 했다.

또한 그는 2011년 한 언론 인터뷰에서 "남북 관계가 파탄 난 것은 금강산 관광객 피격이나 천안함·연평도 사건 때문이 아니라 이명박 대통령의 10·4 선언 불이행으로 남북 간의 신뢰가 약화되면서 우발적인 사건이 잇따라 터져 비롯된 것"이라고 천안함·연평도 사건을 '우발적 사건'으로 표현했다.

이에 전희경 한국당 대변인은 "북한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흘러나왔어도 온 국민이 분노했을 망언이 문재인 정권 통일부 장관 후보자를 통해 세상에 나왔다"며 "문 대통령이 김 후보자의 지명을 철회하고, 국민 앞에 사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지난 8일 2기 장관 내정자를 발표하고 있는 모습. /뉴시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지난 8일 2기 장관 내정자를 발표하고 있는 모습. /뉴시스

논문 표절 의혹이 제기된 최 후보자는 아파트 3채를 보유한 다주택자인 것도 문제로 거론된다. '다주택자와의 전쟁'을 선포한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총괄하는 수장이 다주택자라는 게 상식 밖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그는 1996년 경기 성남 분당구 아파트를 사들여 거주하다가 인사 검증 단계인 지난달 18일 장녀 부부에게 절반씩 쪼개 증여한 뒤 보증금 3000만 원, 월세 160만 원의 임대차 계약을 맺고 그 집에 계속 살고 있다.

또한 최 후보자는 국토부 2차관으로 재직하던 2016년 공무원 특별공급으로 세종시 반곡동 아파트의 복층 펜트하우스를 분양받았다. 이 펜트하우스의 최근 가격은 13억∼14억 원으로 분양가(6억8천만원)보다 7억원가량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최 후보자는 배우자 명의로 서울 송파구 잠실동 한 아파트만을 신고했지만, 편법 증여에도 불구하고 오는 8월 세종시 아파트가 준공되면 다시 다주택자가 된다.

박양우 후보자는 최근 6년간 CJ ENM 사외이사와 감사위원을 역임하며 사측의 거수기 노릇을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에 영화계 종사가로 구성된 반독과점 영화대책위원회는 지난 18일 기자회견을 열고 "박 후보자는 영화 독과점 금지 법안을 반기지 않는 대기업의 입장을 옹호하는 주장들을 펴왔다"며 "대기업 이익을 옹호하는데 경도돼 있는 자가 문체부 장관으로 지명됐다"고 지명 철회를 촉구했다.

이 외에도 조동호 후보자는 위장 전입, 사내이사 있던 카이스트 관련 사에 장남 인턴 특혜 차남 병역 특혜 의혹이 제기됐고, 진영 후보자는 후원금으로 받은 것을 기부해 부당 공제를 받은 사실이 논란이 되고 있다.

청와대 인사에 대한 논란이 지속되자 야당에선 인사검증 책임자인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 경질을 주장하고 있다. /이새롬 기자
청와대 인사에 대한 논란이 지속되자 야당에선 인사검증 책임자인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 경질을 주장하고 있다. /이새롬 기자

◆청와대, 의혹 알고도 임명 강행

청와대는 장관 후보자들의 여러 의혹들을 사전에 알고도 임명을 강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지난 18일 춘추관 브리핑에서 "장관들 의혹이 나오고 있는데, 청와대 민정에서 사전에 다 체크된 것인가"라는 질문에 "그렇다. 사전에 체크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 대변인은 "청문회에서 가려질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야당에선 인사검증 책임자인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김정화 바른미래당 대변인은 19일 국회 정론관 브리핑에서 "7명의 장관 후보자에 대한 비리 의혹이 끊임없이 터져 나오고 있다"며 "늘 반복된 청와대의 '무능'인 줄 알았는데, 청와대가 후보자들의 여러 의혹을 사전에 확인하고도 '문제없다'고 판단한 사실이 드러났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김 대변인은 "'무능'을 넘어, 기본적인 '인지능력' 조차 의심해야 하는 상황까지 온 것"이라며 "'점심 메뉴 고르기' 보다 못한 인사 내정에는 조국 민정수석의 책임이 크다. 경질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sense83@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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