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미세먼지 구원투수' 반기문에 "기대가 크다"
입력: 2019.03.21 17:05 / 수정: 2019.03.21 17:05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청와대 본관에서 미세먼지 해결을 위한 범국가적 기구의 위원장직을 수락한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을 만나 악수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청와대 본관에서 미세먼지 해결을 위한 범국가적 기구의 위원장직을 수락한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을 만나 악수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潘 "국가적 중책, 필생의 과제"…정치 은퇴 변화? "연목구어"

[더팩트ㅣ청와대=신진환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을 접견하고 미세먼지 대책 등을 논의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2시부터 40분간 청와대에서 반 전 총장과 만나 우리 사회의 해결 현안으로 떠오른 미세먼지 문제 해결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문 대통령은 '미세먼지 범사회적 기구' 위원장직을 부탁한 배경에 대해 "해외 순방 중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제안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바로 참으로 적합한 제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고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브리핑에서 전했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 12일 아세안 3개국 순방국 중 첫 방문국인 브루나이에서 손 대표가 '미세먼지 범사회적 기구' 구성을 제안하며 반 전 총장을 위원장으로 추천한 제의를 받아들였다.

문 대통령은 "정부가 미세먼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국민이 바로 체감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고 쉽게 해결될 수 있는 성격의 문제도 아니"라면서 "하지만 반 전 총장님은 유엔에서 파리기후협약 등 기후 관련 협약을 이끌어내기 위해 가장 열심히 노력했고, 커다란 성과를 거둔 분"이라고 설명했다.

또 "미세먼지는 국내 문제뿐만 아니라 중국과 관련된 문제다. 미세먼지 문제를 한중이 공통의 문제로 인식하고 함께 해갈하기 위해 노력할 필요가 있다"면서 "그런 일을 해주는데 반 전 총장 만큼 더 적합한 분이 있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에 만들어진 기구는 민간과 공공을 아우르는 범국가기구 성격"이라며 "범국가라는 표현에 반 전 총장만큼 적합한 분이 없다.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반 전 총장은 문 대통령을 접견한 뒤 청와대 춘추관에서 브리핑을 갖고 "문 대통령님을 만나서 '미세먼지 해결을 위한 범국가적 기구' 출범에 관해 상세한 의견을 나눌 기회를 가졌다"며 "정파적 이해관계를 떠나 야당 대표의 제안을 흔쾌히 수용하고 저에게 중책을 맡겨주신 문 대통령님의 뜻을 겸허한 마음으로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청와대 본관에서 미세먼지 해결을 위한 범국가적 기구의 위원장직을 수락한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을 대화를 나누고 있다. 오른쪽은 노영민 대통령비서실장.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청와대 본관에서 미세먼지 해결을 위한 범국가적 기구의 위원장직을 수락한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을 대화를 나누고 있다. 오른쪽은 노영민 대통령비서실장. /청와대 제공

반 전 총장은 "돌이켜보면 제가 유엔 사무총장으로 재임한 10년은 지속가능한 발전 목표, 파리 기후변화 협약 체결에 헌신한 기간이었고, 국제사회가 이를 유엔 창설 후 최대 업적 평가해 나름 큰 자부심을 갖고 있다"면서 "이번에 국가적 중책을 제의받았고, 제 필생의 과제를 다시 전면에서 실천할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해 수락했다"고 밝혔다.

그는 "망설임도 없잖아 있었다"면서도 "그럼에도 정작 우리 국민이 미세먼지로 인해서 생명과 건강에 심대한 위협을 받는 상황 하에서 이를 어렵다고 회피하는 것은 제 삶의 신조와 배치된다"고 부연했다.

반 전 총장은 미세먼지 문제가 '난제'라고 했다. "저에게 당장 묘안이 있는 것은 아니"라면서 "다만, 원인을 진단하고 그에 따라 중지를 모아서 해법을 마련한 후 모두의 의지로서 흔들림 없이 실천하면 끝내는 해결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가장 먼저 미세먼지의 국내외적 배출 원인을 과학적으로 규명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그 원인은 상대 부분 규명된 것이 사실이지만 과학적 정밀성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반 전 총장은 정부는 이미 미세먼지를 국가적 재난으로 규정한 것을 강조하면서 "정부 유관 부처는 미세먼지 줄이기를 부처의 최우선 과제로 삼고, 모든 정책에 있어서 유연성과 집중력을 발휘해 주실 것을 당부한다. 정부 각 부처는 특단의 각오로 미세먼지와의 전쟁에 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미세먼지는 이념도 정파도 가리지 않고 국경도 없다"면서 "정치권 전체가 오직 국민의 안위만을 생각하면서 한마음으로 초당적·과학적·전문적 태도를 유지하며 함께 문제를 해결해 나갈 것을 요청한다"고 했다.

반 전 총장은 브리핑을 한 뒤 정치 은퇴 결정에 변화가 있을 수 있느냐는 질문에 답변하지 않았다.

김의겸 대변인은 이와 관련해 "잊어버리고 답변을 안 한 게 아니고 일부러 답변을 안 했다. 그 이야기는 연목구어"라며 "반기문 재단을 이번에 만들었는데 그 정관에 일체의 정치 활동을 금지하도록 되어 있다고 말씀했다"고 전했다. '연목구어'는 나무에 올라 고기를 얻으려고 한다는 뜻으로, 정치 활동을 재개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shincomb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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