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현장] '버닝썬' 사태 여야 질타… 민갑룡 경찰청장 '한숨만'
입력: 2019.03.14 17:36 / 수정: 2019.03.14 17:36
민갑룡 경찰청장이 14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국회=남윤호 기자
민갑룡 경찰청장이 14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국회=남윤호 기자

한국당 의원들 "검경 수사권 조정·자치경찰제 도입 불신"

[더팩트ㅣ국회=이원석 기자] "마음이 착잡하다."

14일 오후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경찰이 대사(검경 수사권 조정)를 앞두고 갈 길이 바쁜데 한숨부터 나오시죠'라는 김민기 더불어민주당 의원 질문에 민갑룡 경찰청장이 내놓은 답이다. 이날 여야 의원들은 경찰 유착 의혹으로까지 번진 클럽 '버닝썬' 사태와 관련 민 청장을 강하게 꾸짖었다. 민 청장은 회의 내내 굳은 표정을 풀지 못했다. 힘없는 목소리로 '철저히 수사하겠다'는 답변만 되풀이 했다.

이날 오전부터 회의는 버닝썬 사태 관련 경찰을 향한 질타가 대부분이었다. 김영우 한국당 의원은 "사건 수사를 해야 할 경찰이 범죄 집단하고 유착돼 있다는 거 아니냐"며 "경찰 총수로서 의혹 커지고 있다고 했으면 국민한테 사과부터 해야 한다"고 했다.

박완수 한국당 의원은 "경찰과 유흥업소 간의 유착이 어제오늘 일이 아니라는 말이 나오는 상황"이라며 "이러한 사건은 진짜 열심히 일하는 경찰의 명예를 실추시키는 일"이라고 질책했다. 정인화 민주평화당 의원은 "이번 사건은 범죄와 경찰의 유착이 핵심"이라며 "경찰이 이 사건을 유야무야 넘긴다든지 이해할 수 없는 수준으로 넘기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질타에 민 청장은 "국민들께 죄송한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며 "철저히 수사하겠다"고 답했다.

오후에도 질책은 계속됐다. 특히 의원들은 문재인 정부가 검경 수사권 조정, 자치경찰제 도입 등을 추진하고 있는 것과 관련 경찰에 대한 불신을 꼬집었다. 수사를 경찰이 담당하는 것에 대해서도 우려를 나타냈다. 김민기 민주당 의원은 "지금 경찰이 수사하는 걸 보면 (언론 등이) 때리는 만큼만 반걸음씩 조금조금 나가고 있는 것 같다. 그러니까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의혹이 나오는 것 아니냐"며 "이 수사를 검찰에서 해야 한다고 본다. 이걸 왜 경찰에서 하냐"고 따졌다.

여야 의원들은 이날 버닝썬 사태와 관련 민갑룡 경찰청장을 강하게 꾸짖었다. /남윤호 기자
여야 의원들은 이날 버닝썬 사태와 관련 민갑룡 경찰청장을 강하게 꾸짖었다. /남윤호 기자

이에 민 청장은 사건의 본류가 유흥업소에서의 마약, 성폭력 등 불법행위로 시작됐기 때문에 경찰이 계속 수사해야 할 것으로 본다는 취지로 답했다. 그러자 김 의원은 "민 청장 말에 일리가 있다. 그러나 마약, 성폭력 그런 것들이 다 권력기관의 비호가 있기 때문 아니냐"고 꾸짖었다.

홍문표 한국당 의원은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에게 "문재인 정부에서 검경 수사권 조정과 자치 경찰제도 도입을 하려고 하는데 잘 될지 염려가 든다"며 "이번 사건 전에는 긍정적인 시각이 많았지만 이젠 '해도 괜찮겠냐'는 생각이 더 많다"고 지적했다.

버닝썬 사태 중심에 있는 가수 승리의 동료, 동업자들이 속한 채팅방에서 '경찰총장이 뒤봐주고 있다'는 식의 메시지가 있었던 것과 관련해 이채익 한국당 의원은 "민 청장은 이번 사태에 관여가 되지 않았느냐"고 묻기도 했다. 민 청장은 잠시 침묵했다. 곧 "저를 포함해 조사하겠다"고 답했다.

이 의원은 "이번 사태와 관련 제대로 수사가 되지 않으면 경찰은 굉장히 어려워질 것이다. 수사권 조정이 물 건너갈 수도 있다"며 "초동 수사가 매우 미흡했고 문제가 지적됐는데도 계속 뭉개고 넘어간 것 아니냐"고 질타했다.

민갑룡 경찰청장이 회의 자료를 보며 입을 가리고 있다./남윤호 기자
민갑룡 경찰청장이 회의 자료를 보며 입을 가리고 있다./남윤호 기자

같은 당 이진복 의원도 "자치경찰이니 이런 얘기들이 나오는데 이런 일이 계속 일어난다면 수사권 조정도 그렇고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며 "경찰이 신뢰를 확보하지 못하면 우리 당에서도 도와줄 수가 없다. 실망스럽다"고 비판했다.

한편 박상기 법무부 장관은 같은 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버닝썬' 사건과 관련 "경찰이 연루됐다는 보도도 있고 해서 서울중앙지검으로 이첩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 장관은 "일단 배당은 서울중앙지검으로 했는데, 직접 수사할지 경찰 수사를 지휘할지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했다.


lws20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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