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현장] 핵무장 세미나서 "핵무장은 현실적으로 불가능"
입력: 2019.03.14 15:00 / 수정: 2019.03.14 18:00
심재철 자유한국당 의원은 14일 국회의원회관에서 핵무장 검토할 때 세미나를 열었다. /박재우 기자
심재철 자유한국당 의원은 14일 국회의원회관에서 '핵무장 검토할 때 세미나'를 열었다. /박재우 기자

보수 전문가 "미사일 방어, 재래식 전력 강화는 필요"

[더팩트ㅣ국회=박재우 기자] "강대국들과 관계가 어려워지고 있는 상황에서 핵무장은 자체생존의 한 방법."

1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이제 핵무장 검토할 때' 토론 주최자인 심재철 자유한국당 의원은 인사말에서 강하게 발언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현실적으로 대한민국의 자체적인 핵무장은 불가능하다고 전망했다.

심 의원의 주최로 열린 이 세미나는 10명이 넘는 한국당 의원들과 유동열 자유연구원 원장, 신원식 합동참모본부 전 작전본부장, 이용준 전 외교부 차관보, 박휘락 국민대학교 정치대학원 교수 등이 토론자로 참석했다.

황교안 대표도 이날 축사를 보냈지만, "우리의 자체 핵무장이 그리 간단한 문제는 아닐 것"이라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펼쳤다. 그러면서도 "안보에 설마가 없다는 생각으로 공론의 장을 열어나갈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했다.

한가지 독특한 점은 이날 토론자들은 북미정상회담을 '미북정상회담'이라며 자신들의 색깔을 명확하게 표현했다.

심재철 자유한국당 의원은 14일 이제 핵무장 검토할 때 세미나에서 강대국들과 관계가 어려워지고 있는 상황에서 핵무장은 자체생존의 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사진은 국회 정론관에서의 심 의원의 모습. /더팩트DB
심재철 자유한국당 의원은 14일 '이제 핵무장 검토할 때' 세미나에서 "강대국들과 관계가 어려워지고 있는 상황에서 핵무장은 자체생존의 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사진은 국회 정론관에서의 심 의원의 모습. /더팩트DB

신원식 전 합동참모본부 작전본부장은 먼저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해서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평화적인 협상을 시작한다면 무조건 성공한다는 생각을 하고, 억제 및 제재라는 전략은 택하지도 않았다"며 "억제 및 제재라는 '플랜B' 전략을 동시에 진행했어야 했다"고 꼬집었다.

우리의 독자적인 핵 개발에 대해서 "핵확산금지조약(NPT) 10조(비상사태가 자국의 이익을 위태롭게 하고 있음이 결정되는 경우 탈퇴 권리를 가진다고 명시)에 의거해 우리도 논리상으로 개발하지 못할 이유는 없다"며 "북한이 핵을 가졌으니 우리도 가지겠다는 논리적 구조는 형성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국제사회가 묵인하면 사찰 받을 임무는 없는데, 우리는 NPT 핵안전협정도 들어가 있어서 핵무기를 개발하게 되면 NPT를 탈퇴해야 하는 것을 공개적으로 밝혀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여러 가지 국제적 압박도 많은데 특히 북한과 달리 우리나라는 통상이 차지하는 부분이 크다"며 "북한은 11개의 UN 제재를 받고 있는데, 우리는 제재 하나 정도만 받는다는 얘기가 나오면 자본시장부터 붕괴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신 전 본부장은 "외국 자본들이 빠져나가고 경제에 충격이 오면 국민들이 반발하게 되고 추진했던 정치인· 지도자들은 뻘줌해진다"며 "북한의 '고난의 행군'(북한이 90년대 중·후반 국제적 고립과 자연재해 등으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은 시기에, 이를 극복하기 위해 제시한 구호)같은 각오 없이 핵문제를 꺼내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재래식전력 증강으로 북한의 핵을 억지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신 전 본부장은 "일본처럼 마지막 단계에서 유보한 채 핵 잠재력을 갖고 있는 것을 추진할 수 있다"며 "김정은의 안위를 노리는 결정적인 무기들을 개발하는 것도 한가지 방안"이라고 말했다.

보수 안보 전문가들은 북한 핵무기에 맞서 재래식 국방력 강화 미사일 방어체계구축 등을 언급했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발사대 4기와 레이더 보완시설 등 핵심장비들이 2017년 9월 7일 오후 경북 성주군 미군기지에 배치되고 있는 모습. /이덕인 기자
보수 안보 전문가들은 북한 핵무기에 맞서 재래식 국방력 강화 미사일 방어체계구축 등을 언급했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발사대 4기와 레이더 보완시설 등 핵심장비들이 2017년 9월 7일 오후 경북 성주군 미군기지에 배치되고 있는 모습. /이덕인 기자

이용준 전 외교부 차관보도 마찬가지로 향후 전망에 대해 부정적으로 바라봤다. 그는 "싱가포르 회담에 이어 하노이 회담까지 실패했다"며 "이에 따라 앞으로 우리가 최소한 수십년간 핵을 가진 북한과 더불어 살아야 하는 것이 피할 수 없는 불편한 진실"이라고 설명했다.

이 전 차관보도 "북한 핵을 대응하기 위한 조치로 한국의 독자 핵무장을 들고 있는데 심정적으로 동감한다"면서도 "하지만 이것은 가장 어렵고 실천 가능성이 희박한 방안"이라며 마찬가지로 독자적인 핵무장에 대해서는 부정적으로 바라봤다.

이어, "만약 우리가 핵을 개발한다면 시나리오는 간단하다"며 "북한이 1990년대부터 겪어온 고난의 과정을 우리도 겪어야 한다. 고난에 대한 국민적 합의 각오가 없다면 우리 독자적인 핵무장은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스라엘이나 파키스탄 같은 국가처럼 극비리에 핵무장을 준비해야 하지 이렇게 세미나와 토론회에서 할 일은 아니다"며 "우리가 독자적인 핵개발을 추진하다면 즉각 국제사회의 제재조치로 심각한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핵 개발로 인한 어려움 세가지로 ▲우리가 맺은 핵 협정 ▲UN의 제재 ▲미국의 제재조치를 꼽았다.

첫째 이유에 대해 "핵협정에 따라 우리가 핵을 개발하면 모든 나라로부터 핵물질 공급이 중단된다"며 "그렇게 된다면 모든 원전이 1~2년 내 중단이된다"고 설명했다. 두번재 이유로는 UN의 제재로 인해서 "북한이 대북제재로 대외수출이 1/10 수준으로 떨어졌다"며 "한국도 이런 상황을 겪어야한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는 미국의 제재조치로는 박정희 정부 독자적 핵개발 추진 당시를 언급하면서 "그 당시 미국이 주한미군 철수와 한미동맹 파기를 꺼내들었다"며 "다시 이런 일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이 전 차관보도 또한 독자적 핵무장 말고 북한 핵무기에 대응하기 위해서 미사일 방어체계의 구축, 한국군의 재래식 국방력 강화를 추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jaewoopark@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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