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관계 영상물을 불법 촬영하고 이를 카카오톡 채팅방에서 지인들과 공유한 의혹을 받는 가수 정준영이 연루된 이른바 '버닝썬 사태'에 정치권은 '성역 없는 수사'를 촉구했다. 가수 정준영이 14일 오전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로 출석하고 있다. /이효균 기자 |
'경찰 유착 의혹'에 야당 "검찰로 이첩해 수사해야"
[더팩트|국회=문혜현 기자] 마약·디지털 성범죄·경찰 유착 의혹으로 불거진 이른바 '버닝썬 사태'를 놓고 정치권은 일제히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다.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정의당 등 야당은 '고위급 경찰 유착 의혹'을 비판하며 검찰이 직접 조사해야 한다고 일갈했다.
이해식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14일 논평을 내고 "유명 연예인에 의한 반사회적, 범죄적 퇴폐문화로 온 나라가 충격에 휩싸였다"며 "화려한 생활의 이면에 감춰진 추악한 면모에 경악을 금치 못한다"고 비난했다.
이 대변인은 "무엇보다 상처받은 피해 여성들에 대한 보호가 우선돼야 한다. 신상털기식 2차 피해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만큼, 관계 당국의 긴밀한 대응과 조치가 필요하다"며 "관계 당국은 법과 원칙에 따라 철저히 수사해 일벌백계해야 한다. 경찰 최고위층까지 연루돼 있다는 경찰 유착 비리에 대해선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철저한 수사와 엄중한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신보라 자유한국당 청년최고위원은 이날 열린 한국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런 대형범죄 행위가 버닝썬 클럽에서 장기간 걸쳐서 이루어질 수 있었는지 굉장히 의문"이라며 "경찰의 비호가 있을 수 있다는 유추가 충분히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고 꼬집었다.
이어 "버닝썬 게이트가 경찰 유착설까지 대두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사건은 경찰이 직접 손을 떼는 것이 맞겠다는 생각이 든다. 검찰이 직접 수사해 의혹을 해소하는 것이 맞다"고 주장했다.
성접대 의혹이 붉어진 빅뱅 멤버 승리(본명 이승현·29)가 1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로 출석하고 있다. /이효균 기자 |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 또한 경찰 수사에 대해 "민갑룡 경찰청장은 '낄끼빠빠'도 모르는가"라며 "도둑 잡는 데 도둑이 나서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날 열린 바른미래당 원내정책회의에서 "민갑룡 경찰청장은 어제 경찰 고위층이 연루된 의혹이 있기 때문에 이 사건에서 빠지고 검찰에 자진 이첩하겠다고 해야 했다"고 말했다.
정의당은 "경찰 수사와는 별개로 '승리 카톡방'을 제보받은 국민권익위원회는 관련 자료를 대검찰청에 넘기고 수사를 의뢰했다. 경찰에서는 제대로 된 수사가 불가능하다는 판단을 내린 것"이라며 "당연한 조치"라고 목소리 높였다.
최석 정의당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카톡방에서 언급된 '경찰총장'과 증거인멸 시도 의혹을 놓고 "부실수사를 넘어 사건 은폐에 직접 나선 것"이라며 "민중의 지팡이가 아니라 곰팡이라는 비판을 받아도 할 말이 없는 지경"이라고 꼬집었다.
민주평화당은 "과거 연예인 관련 수사에서 용두사미로 끝난 사례가 적지 않은 만큼 이번만큼은 뿌리까지 뽑아야 한다"며 "특히 정준영은 과거 몰카 사건으로 고소됐으나 검찰에서 풀려난 적이 있어 이들 사건의 배후가 극히 의문시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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