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현장] 김관영 "한국당은 반민주적, 민주당은 적폐 되풀이" 싸잡아 비판
입력: 2019.03.13 13:22 / 수정: 2019.03.13 13:22
13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한국당의 선거제 개혁안은 반개혁적이고 반민주적인 억지안이라고 비판했다. /뉴시스
13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한국당의 선거제 개혁안은 반개혁적이고 반민주적인 억지안"이라고 비판했다. /뉴시스

교섭단체 대표연설서 거대 양당 실정 꼬집어

[더팩트|국회=문혜현 기자] 13일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자유한국당의 제안은 헌법에 명시된 비례대표제를 없애는 위헌적 발상이며, 선거에서의 사표를 더 증가시키는 반개혁적이고, 반민주적인 '억지안'"이라고 비판했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한국당은 이제껏 선거제도 개혁 논의에 매우 소극적이고, 또 비협조적으로 임하다가 타당의 소위 '패스트트랙' 압박이 있자 그제서야 며칠 전 비례대표제 폐지, 지역구 270석 확대안을 내놓았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에 한국당 의원들은 "아닙니다"라며 반발하기도 했다. 하지만 김 원내대표는 "바른미래당은 비례성과 대표성을 가장 잘 반영할 단일안이 만들어진다면 빠른 시간 내에 패스트트랙 절차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패스트트랙 절차 돌입이 여야 간 합의 처리를 위한 신속한 협상의 촉매가 되길 희망하고, 그렇게 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한국당의 태도 변화를 촉구했다. 그러자 한국당 의원들은 "정신 좀 차리세요", "국민들이 원하는 건 그런 게 아닙니다"라며 고성을 지르기도 했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연설에서 그동안의 국회 보이콧과 관련해 "오랜 기간 우리 정치를 퇴행시켰던 기득권 양당의 적대적 공생관계, '더불어 한국당'이라는 말의 진면목을 보는 순간이었다"고 비판했다.

또한 문재인 정부를 향해 "이전 정부의 적폐라고 지적하고, 비판했던 일들이 현 정부에서도 벌어지고 있다"며 "환경부 블랙리스트 의혹에서 보이듯이 전 정권 인사 찍어내기를 통한 공공기관 낙하산 인사, 청와대 특별감찰반의 민간인 사찰 의혹, 김경수 경남도지사의 1심 판결 이후 과도한 사법부 흔들기 등 이자리에 계신 민주당 의원님들이 그동안 대한민국에서 사라져야 할 일이라고 주장해왔던 일들을 지금 본인들이 다시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한국당 의원들은 "옳소"라고 외쳤고, 민주당 의원 쪽은 조용했다.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13일 정부의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비판하며 더 이상 손으로 하늘을 가려선 안 된다. 현실을 직시하고 정책방향을 과감하게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뉴시스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13일 정부의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비판하며 "더 이상 손으로 하늘을 가려선 안 된다. 현실을 직시하고 정책방향을 과감하게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뉴시스

김 원내대표는 '청와대 개혁'을 주창하면서 ▲청와대 특별감찰반 축소 ▲특별감찰관 임명▲청와대 조직과 예산의 대폭 축소 ▲야당과의 소통 강화를 주장했다.

문재인 정부의 경제 정책 기조인 소득주도성장 정책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김 원내대표는 "소득주도성장은 실패로 막을 내렸다"며 "낙수 효과는 부정하면서 공공부문에서 시행된 시책이 자율적으로 민간으로 확산될 것이라 기대했나"고 지적했다.

그는 "최저임금을 놓고 우리 사회는 지독한 진통을 겪었다"며 "더 이상 손으로 하늘을 가려선 안 된다. 현실을 직시하고 정책 방향을 과감하게 전환해야 한다"고 목소리 높였다.

그러면서 "얼마 전 정부는 최저임금 결정구조 개편안을 내놨다. 다소 늦었지만 그 방향성에 대해선 지지한다"며 "그러나 이것으로는 부족하다. 1년 후 경제 상황을 보고 최저임금인상 수준을 다시 정할 것을 제안한다. 이에 대한 대통령과 정부, 국회 특히 노동계의 결단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또한 김 원내대표는 "탄력근로제와 선택근로제의 단위기간 확대 도입요건 완화도 시급히 해결해야 한다"며 "유연근로제는 사용자뿐만 아니라 일과 생활의 양립을 위해 노동자에게도 유익한 제도다. 확대를 위한 제도적 보완을 3월 국회에서 반드시 매듭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원내대표는 4차 산업혁명을 위한 '규제 혁신'을 강하게 주장했다. 그는 "기업의 새로운 도전을 북돋을 수 있게 규제 샌드박스를 넘어 네거티브 규제 도입에도 정부가 적극 나서야 한다"며 "입법부도 통렬히 반성해야 한다. 국회에 제출된 규제 법안의 경우 법안 심의 단계에서 규제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의무적으로 평가해서 보고하는 과정을 마련하고 이를 전담하는 조직을 국회 내에 신설할 것"을 제안했다.

김 원내대표는 국회 민생개혁 과제로 '미세먼지', '저출산', '자살' 등을 꼽았다. 그는 "미세먼지 해소, 저출산 극복, 자살 예방을 위한 보다 구체적인 국가적 목표를 정하고 이를 추진하기 위한 민관이 함께 하는 범국가적 기구를 만들 것을 제안한다"고 했다.

최근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제안해 청와대가 수용한 '미세먼지 해결을 위한 범국가적 기구' 설치와 관련해선 "환영하고 높이 평가한다. 여야 협치의 좋은 모습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미세먼지에 관련해 가장 필요한 일이 중국과의 협의"라면서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은 중국 등 관련국과의 외교활동에도 최적임자다. 대한민국의 미세먼지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데 큰 역할을 해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요청했다.

13일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 나선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내년도 최저임금인상 수준을 다시 정해야 한다며 정부와 노동계의 결단을 촉구했다. /뉴시스
13일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 나선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내년도 최저임금인상 수준을 다시 정해야 한다"며 정부와 노동계의 결단을 촉구했다. /뉴시스

김 원내대표는 저출산 대책을 종합한 '100년 대계' 수립, 자살예방을 위한 '5개년 계획'과 민관이 함께하는 특별기구 설립을 통한 자살예방 정책 수립 및 시행, 미투 입법을 제안했다.

한반도 평화체제와 관련해선 "정부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언급한 영변 외 지역의 대규모핵 시설을 포함한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북한의 확실한 의지표명과 실천적 행동 약속을 촉구해야 한다"며 "외교에 여야가 어디 있고 한반도 평화에 여야가 어디 있겠나, 보수세력 역시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한 정부의 노력에 초당적인 협력을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끝으로 그는 "정부와 여당은 당리당략을 떠나 이번 20대 국회가 대한민국의 바른 미래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하고 할 수 있는지 냉정하게 판단해야 한다"며 "야당은 책임감을 가지고 성과를 만들 수 있게 이 목록에 대한 논의에 성실하게 임해야 한다. 그것이야 말로 20대 국회 마지막 골든타임을 앞둔 지금 국회가 국민에 대해 져야할 의무이자 책임"이라고 강조했다.

moon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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