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 '文의 남자' 당 복귀 러시…득실 미지수
입력: 2019.03.13 05:00 / 수정: 2019.03.13 05:00
더불어민주당을 떠나 있던 핵심 친문 인사들이 당으로 복귀하고 있다. 민주당은 이들을 중심으로 내년 총선을 준비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 7일 이해찬 민주당 대표가 여의도의 한 음식점에서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 등 청와대 1기 참모진과의 만찬에서 참석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모습. /남윤호 기자
더불어민주당을 떠나 있던 핵심 친문 인사들이 당으로 복귀하고 있다. 민주당은 이들을 중심으로 내년 총선을 준비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 7일 이해찬 민주당 대표가 여의도의 한 음식점에서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 등 청와대 1기 참모진과의 만찬에서 참석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모습. /남윤호 기자

'친문' 주도 내년 총선 준비 기대와 우려

[더팩트ㅣ국회=허주열 기자] 더불어민주당을 떠나 있던 핵심 '친문(친문재인)' 인사들이 속속 당으로 복귀하고 있다. 민주당 지도부는 "인재풀이 넓어졌다"며 이들의 복귀를 반기는 분위기다. 이를 두고 정치권 안팎에선 내년 4월 국회의원 선거(총선)를 1년 여 앞둔 시기 친문을 중심으로 총선을 준비하려는 포석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내년 4월 15일 진행되는 총선은 문재인 정부 집권 4년 차에 치러지는 중요 선거다. 결과에 따라 레임덕(임기말 권력누수)부터 차기 집권세력의 향방까지 가늠할 수 있는 방향타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각 당이 총력전을 펼칠 수밖에 없는 선거인 셈이다. 이 가운데 '20년 이상 장기집권'을 노리는 민주당은 친문 인사 중심으로 총선을 준비하는 모양새다.

◆'돌아온 친문' 양정철·백원우, 민주당 요직 맡는다

최근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민주연구원 원장에 문재인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양정철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을 내정했다. 현 김민석 원장의 임기(5월)와 인선 절차 등을 감안하면 오는 5월께 양 전 비서관이 민주연구원장직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연구원은 당 싱크탱크로 여론조사, 중장기 발전 전략 및 정책 개발 등의 역할을 담당해왔다. 하지만 양 전 비서관이 수장으로 선임되면, 내년 총선을 대비한 전략·기획부터 인재영입까지 역할이 커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공식적으로 당의 인재영입을 총괄하는 인재영입위원장에도 문재인 정부 1기 청와대 참모진인 백원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이 거론된다. 이 대표가 직접 인재영입위원장 자리를 제안했으며, 백 전 비서관도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양정철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이 오는 5월 더불어민주당 싱크탱크 민주연구원 원장으로 당에 복귀할 전망이다. /더팩트DB
양정철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이 오는 5월 더불어민주당 싱크탱크 민주연구원 원장으로 당에 복귀할 전망이다. /더팩트DB

신친문의 대표 격인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도 청와대 1기 참모진과 함께 당으로 복귀했다. 임 전 비서실장은 현재 대통령 아랍에미리트(UAE) 특임외교 특보를 맡고 있어 당분간 이 역할에 충실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총선이 가까워지면 함께 당으로 입·복당한 한병도 전 정무수석, 윤영찬 전 국민소통수석, 남요원 전 문화비서관, 송인배 전 정무비서관, 권혁기 전 춘추관장 등과 함께 주요 지역에 출마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지난 7일 이 대표 등 민주당 지도부와 청와대 1기 참모진들은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만찬을 함께하기도 했다. 이 대표를 제외한 대다수 인사들이 2차까지 함께하며, 이들이 당의 핵심임을 과시했다.

이 자리에서 이 대표는 "청와대에서 국정운영에 대한 경험을 쌓고 돌아온 이들로 인해 당 인재풀이 커진 것 같다"고 했다. 이에 청와대 1기 참모진들은 "당이 요청하면 당을 위해서 헌신할 생각"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는 내년 총선에 돌아온 친문 인사들이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을 시사하는 발언으로 풀이된다.

이 외에 김부겸 행정안정부 장관,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 등 문 대통령과 국정철학을 공유한 중량감 있는 현역 의원들이 당으로 대거 복귀할 예정이다. 대신 당 내 비주류로 분류되는 중진 박영선·진영 의원이 각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행정안전부 장관으로 입각해 당을 떠난다.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지난 7일 오후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만찬이 예정된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 앞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왼쪽부터 윤영찬 전 국민소통수석, 권혁기 전 춘추관장, 임 전 비서실장. /남윤호 기자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지난 7일 오후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만찬이 예정된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 앞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왼쪽부터 윤영찬 전 국민소통수석, 권혁기 전 춘추관장, 임 전 비서실장. /남윤호 기자

◆커지는 친문 역할론…회의적 시선도

정치권에선 돌아온 친문들이 민주당의 세대교체를 주도할 수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다만 친문 중심 라인업으로 내년 총선을 준비하는 게 득이 될지 실이 될지는 미지수다. 승리한다면 문재인 정부 임기 후반 국정동력을 확보할 수 있지만, 결과가 좋지 않으면 급격한 레임덕 현상에 빠질 수 있고, 차기 대선도 위태로워지는 리스크가 있다.

김만흠 한국정치아카데미 원장은 <더팩트>와 통화에서 "민주당에는 친문 인사들의 복귀 외에 내년 총선을 준비할 다른 동력이 없다"며 "이 선택이 총선에 도움이 될지 안 될 지는 알 수 없다. 남은 기간 문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이 높은 수준을 유지한다면 도움이 될 수도 있지만, 요즘 분위기를 보면 그렇지 않을 것으로 보여 회의적"이라고 평가했다.

김 원장은 이어 "당 영입이 거론된 양 전 비서관은 국회의원을 해 본 경험도 없고, 백 전 비서관은 재선이지만, 오래 전(17·18대 의원)에 한 것이어서 문 대통령의 측근이라는 것 외에는 두 사람이 요직을 맡을 역량이 충분한지 미지수"이라며 "현 여당 입장에선 불가피한 귀결이지만, 20대 총선 당시 한국당(옛 새누리당)의 진박공천 논란이 재현될 여지도 있다"고 내다봤다.

황태순 정치평론가도 "양 전 비서관이 (총선에서) 항해사가 되고, 백 전 비서관이 사람을 뽑는 역할을 한다는 이야긴데, 386운동권 출신의 뻔한 인재(?)영입이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며 "운동권 중심 '강철대오'를 형성할 수는 있겠으나, 중도로 외연을 넓혀야 하는 총선에서 자기들(운동권) 중심으로 가는 스탠스가 득표에 크게 도움이 되지는 않을 것 같다. 정말 그렇게 된다면 내년에 거센 역풍을 맞을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이와 관련, 민주당 관계자는 "청와대에서 고생하며 국정경험을 쌓은 이들이 돌아와 당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는다는 데 누가 뭐라 할 수 있겠느냐"며 "총선은 당연히 이기기 위해 준비를 해 나갈 것이고, 지금 시점에서 패배를 전제로 무언가를 얘기할 단계는 아닌 것 같다"고 일각의 부정적 시각을 경계했다.

sense83@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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