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막말'에 분노한 민주당 "오늘 윤리위 제소…추가로 강력 대책 강구"
입력: 2019.03.12 12:49 / 수정: 2019.03.12 12:49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한 가운데 나 원내대표의 문재인 대통령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수석대변인이라는 발언에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를 비롯한 여당 의원들이 거세게 항의하고 있다. /국회=이새롬 기자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한 가운데 나 원내대표의 '문재인 대통령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수석대변인'이라는 발언에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를 비롯한 여당 의원들이 거세게 항의하고 있다. /국회=이새롬 기자

본회의 직후 긴급의총 개최…"文대통령, 김정은 수석대변인 비유 용납 못 해"

[더팩트ㅣ국회=허주열 기자]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12일 국회 교섭단체 원내대표 연설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대한민국 대통령이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의 수석대변인이라는 낯 뜨거운 이야기를 듣지 않도록 해 달라" 등의 도 넘은 발언을 쏟아 낸 것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이 국회 윤리위원회 제소를 포함해 강력한 대책을 강구하기로 했다.

민주당은 이날 오전 본회의가 산회한 직후 국회 본청 246호에서 긴급의원총회를 열고, 나 원내대표의 연설을 '막말'로 규정하고 이런 발언이 또 다시 나오지 않게 하기 위해 취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의총 첫 발언자로 나선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제가 국회 본회의에서 오랫동안(7선 의원) 여러 이야기를 들봤는데, 오늘 같은 일은 없었다"며 "당대표임에도 불구하고 앉아있기 힘든 나 원내대표의 발언을 들으면서 분노도 생기고, 답답하기도 했다. 한국당 의원들의 5·18 망언에 이어 나 원내대표의 '김정은의 수석대변인이냐' 이런 발언은 정치적으로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어 "이 발언은 국가원수에 대한 모독죄"라며 "당에서 즉각 법률적으로 검토해 국회 윤리위에 회부하고 다시는 이런 일이 국회에서 벌어지지 않도록 대책을 잘 세워야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12일 오전 국회 본회의 직후 더불어민주당이 나경원 원내대표의 막말에 어떻게 대처해 나갈지 논의하기 위해 국회 본청 246호에서 긴급의원총회를 개최했다. /허주열 기자
12일 오전 국회 본회의 직후 더불어민주당이 나경원 원내대표의 막말에 어떻게 대처해 나갈지 논의하기 위해 국회 본청 246호에서 긴급의원총회를 개최했다. /허주열 기자

나 원내대표의 본회의 연설 도중 분노를 참지 못하고 발언대로 찾아가 항의하기도 한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강력한 대책을 예고했다. 홍 원내대표는 "한 마디로 참담한 심정"이라며 "대한민국 대통령을 '김정은의 수석대변인'이라고 제1야당 원내대표가 얘기한 것은 더 이상 참을 수도, 용납할 수도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앞으로 국회(운영이) 걱정되지만 이런 식으로 국회를 난장판으로 만들고, 국론을 분열시키는 것에 대해 저희가 명확하게 책임을 묻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가장 강력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다른 의원들의 이야기를 듣고 어떻게 대처해 나갈지 결정하겠다"고 했다.

이어 마이크를 잡은 윤호중 민주당 사무총장은 "지금까지 제1야당 원내대표가 국가원수의 해외순방 중 이렇게 모욕한 전례가 없다"며 "나 원내대표가 사과해야 하고, 만약 하지 않는다면 즉각 원내대표직에서 사퇴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차기 원내대표 후보로 거론되는 이인영 의원은 "극우정치 광풍이 우리 국회를 계속해서 습격해 온다. (나 원내대표 연설은) 5·18 망언에 이어 제2차 극우정치의 국회에 대한 도발이고, 습격이었다"며 "지금 단호히 대처하지 않으면 민의의 전당인 국회에서 극우정치의 습격은 계속 될 것이다. 여기서 못을 박고, 뿌리 뽑을 수 있도록 검토할 수 있는 최고 수준의 조치를 취하고, 법적 대응도 검토 했으면 좋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는 가운데 나 원내대표의 문재인 대통령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수석대변인이라는 발언에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 이철희 원내수석부대표 등 여당 의원들이 한국당 의원들과 대치하고 있다. /이새롬 기자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는 가운데 나 원내대표의 '문재인 대통령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수석대변인'이라는 발언에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 이철희 원내수석부대표 등 여당 의원들이 한국당 의원들과 대치하고 있다. /이새롬 기자

이와 함께 조정식 정책위의장, 권칠승·송영길 의원, 박주민·설훈 최고위원도 마이크를 잡고 나 원내대표의 연설을 규탄하고, 사실 관계가 틀린 부분을 반박하면서 강력한 대처를 주장했다.

끝으로 홍 원내대표는 "발언하지 않은 의원들도 답답하고 절망적 심정일 것이라 생각하고, 오늘 나 원내대표의 연설을 지켜본 많은 국민들도 어떻게 봤을지 뻔해 저희가 송구하기 짝이 없다"며 "도를 넘어선 망언에 대해 나 원내대표가 발언을 취소하고 국민들께 사과할 것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국회법 146조(모욕 등 발언의 금지)에 국회 내 발언이 다른 사람을 모욕할 경우 책임을 묻게 돼 있다"며 "이 조항에 의거해서 오늘 윤리위에 제소하고, 이후 이런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좀 더 논의해서 강력하게 대처하겠다"고 강조했다.

sense83@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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