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진보 단일화' 논의에도…바른미래, 홀로 '고군분투' 이유
입력: 2019.03.06 05:00 / 수정: 2019.03.06 05:00
4·3 재보궐 선거를 한 달 여 앞둔 가운데 바른미래당은 범야권 단일화에 반대하며, 당력을 총동원해 이재환 후보를 지원하고 있다. /뉴시스
4·3 재보궐 선거를 한 달 여 앞둔 가운데 바른미래당은 범야권 단일화에 반대하며, 당력을 총동원해 이재환 후보를 지원하고 있다. /뉴시스

황교안 한국당 대표 취임 후 '내부 결속력' 다지기 시각도

[더팩트|국회=문혜현 기자] 4·3 재보궐 선거를 한 달 앞두고 더불어민주당·정의당·민중당이 범여권 단일화를 시도하고 있는 가운데 바른미래당과 자유한국당의 범야권 단일화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하지만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지역) 주민을 속이고 왜곡하는 것"이라며 "후보 단일화와 같은 정치공학적 놀음에 동의 및 참여하지 않는다"고 단일화 거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선거 완주'를 선포한 바른미래당은 최근 사활을 걸고 4·3 재보궐 선거에 임하고 있다. 손 대표는 3·1절 연휴부터 창원을 방문했고, 5일에도 창원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당 후보인 이재환 후보를 응원했다. 창원에 거처까지 마련한 손 대표는 앞으로도 선거 유세를 지원하며, 창원공단, 전통시장, 상가를 찾아 시민들을 만날 계획이다. 바른미래당이 이처럼 보궐선거에 당력을 집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손 대표가 공천한 이 후보는 지역 시도당 당직자로 일하기 시작해 1년 7개월 간 국민의당·바른미래당 부대변인을 거친 인물이다. 37세의 '젊은 정치인'이기도 한 이 후보는 당이 이번 선거에 총력을 기울이는 것과 관련 <더팩트>와 통화에서 "6·13 지방선거 이후 화학적 결합이 되지 않았던 부분이 있었고, 이제는 새로운 길을 제시해야 할 시기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저같이 평범한 사람이 성장할 기회가 있어야 한다. 바른미래당이 이제부터 사람을 성장시키는 구조를 만들고자 한다. 왜냐하면 요즘 정치는 사람이 클 수 없는 구조다. 정치 신인이라고 해도 신인 같지 않은 사람이 대부분"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당 내에서 단련해서 커가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손 대표 또한 사람을 키우려고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범여권 단일화 논의에 대해선 "3년 전이나 지금이나 저는 소신 있게 한 길 만을 달리고 있다. 그런데 그때나 지금이나 다른 후보들은 단일화를 원하거나 (단일화가) 되지 않기를 바라는 등 정치공학적 사고만을 하고 있다"며 "(후배 정치인인) 저에게 선배 정치인이 가르치는 것은 정치공학인가, 유권자를 향한 열정인가"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번 선거를 통해 "이념과 집단의 이해관계가 대립하는 구태 정치가 아니라 새로운 정치를 하고 싶다"며 "사람을 키워서 정당을 바꾸고, 나아가 정치도 바꾸고 싶다. 이번 선거가 변화의 신호탄이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직접 창원에 거쳐를 마련하고, 이재환 후보를 지원하는 등 당력을 집중하고 있지만 지지율은 크게 오르지 않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일각에선 내부 결속력을 다지기 위함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선화 기자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직접 창원에 거쳐를 마련하고, 이재환 후보를 지원하는 등 당력을 집중하고 있지만 지지율은 크게 오르지 않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일각에선 '내부 결속력을 다지기 위함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선화 기자

'젊은 정당, 구태 정치 청산'의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홍보에 나서고 있는 바른미래당 입장에서는 이번 재보궐 선거를 통해 낮은 경남 지역 지지율을 높이고, 당 이미지 제고에 나설 계획으로 보인다.

하지만 여론의 반응은 아직 싸늘하다. KBS 창원방송총국이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지난달 15~17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95% 신뢰수준에서 표본오차 ±3.7% 포인트.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에 따르면 강기윤 한국당 후보가 26.6%, 여영국 정의당 후보가 25.3%, 권민호 민주당 후보가 7.1%로 나타났다. 이 후보는 1.9%에 그쳤다.

일각에선 이러한 상황에도 바른미래당이 당력을 집중하는 이유가 '내부 결속력을 다지기 위함'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더팩트>와 통화에서 "손학규 대표 입장에선 답답할 것이다. 당의 기대를 받는 것도 아니고, 어떤 역할을 할 수도 없는 상황"이라며 "당 내부의 바른정당 사람들은 한국당 쪽으로 눈이 가 있다 보니 내부 결속력을 다지기 위해 열심히 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황 평론가는 이어 "추가적인 이탈을 막기 위함"이라며 "황교안 체제가 출범하면서 '보수우파통합론'이 다시 제기되면 내부에서 흔들릴 가능성이 있다. 사전 예방 차원에서 이쪽(바른미래당)에서는 전의를 불태우고 한 달 정도 시간을 벌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지금의 노력에도 재보궐 선거 결과에 따라 당 반응이 바뀔 수 있다고 전망했다. 황 평론가는 "(4·3 재보궐 선거에서) 초라한 성적표를 받게 되면 마음이 흔들릴 수 있다"며 "(당의) 존재 의미를 부각할 수는 있겠지만,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일 수도 있다"고 혹평했다.


moon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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