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이슈] 우여곡절 끝에 이룬 '국회 정상화'…두 달 공전 멈춘다
입력: 2019.03.04 16:48 / 수정: 2019.03.04 16:48
4일 여야가 3월 임시국회 개의를 예고한 가운데 문희상 국회의장과 여야 5당 대표는 일제히 환영의 뜻을 밝혔다.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사랑재에서 열린 초월회 오찬 모임에 왼쪽부터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문희상 국회의장,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 이정미 정의당 대표가 참석하는 모습. /국회=남윤호 기자
4일 여야가 3월 임시국회 개의를 예고한 가운데 문희상 국회의장과 여야 5당 대표는 일제히 환영의 뜻을 밝혔다.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사랑재에서 열린 초월회 오찬 모임에 왼쪽부터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문희상 국회의장,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 이정미 정의당 대표가 참석하는 모습. /국회=남윤호 기자

주요 현안 합의는 불발…여야 "산적한 과제 먼저" 한 목소리

[더팩트|국회=문혜현 기자] 올해 내내 공회전하던 국회가 마침내 문을 열게 됐다. 4일 여야 교섭단체 3당 원내대표는 주요 현안에 대한 이견으로 합의를 이루지 못했지만, 자유한국당이 국회 소집요구서를 제출하면서 일단 닫힌 국회 문은 열게 됐다. 이날 예정된 '초월회'에서 만난 여야 5당 대표는 3월 국회 개의를 한 마음으로 환영했다.

여야 3당 교섭단체 원내대표들은 4일 오전 국회 정상화를 위한 '담판 회동'에 나섰다. 하지만 손혜원 무소속 의원의 '목포 투기 의혹'에 대한 국정조사를 진행해야 한다는 한국당의 요구가 관철되지 않자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약 50분 간 진행된 회동에서 이렇다 할 결과가 나오지 않자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제가 더 이상 얘기하거나 할 역할이 없다"며 먼저 자리를 뜨기도 했다.

회동 직후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책임 있는 야당으로서 저희 스스로 결단을 내려 국회를 열기로 했다"며 "오늘 내로 국회 소집요구서를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나 원내대표가 결단을 내린 것에 대해 높게 평가한다"며 "늦었지만 국회가 정상화돼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동안 국회는 한국당의 김태우 전 청와대 특별감찰반 수사관 비리, 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 폭로, 문재인 캠프 출신 조해주 중앙선관위원회 상임위원 임명 논란, 손혜원 의원 부동산 투기 의혹 등의 규명을 위한 국정조사·청문회·특검 요구에 민주당이 '조건 없는 국회 개의' 주장을 굽히지 않으며 멈춰서 있었다. 바른미래당이 거대 양당의 입장을 조금씩 반영한 중재안을 제시했지만, 양당은 의견을 굽히지 않았다.

나 원내대표는 국회 개의와 관련해 "방탄 국회로 일관하는 여당에게 최소한의 책임을 다할 수 있는 기회를 줬지만 여당은 끝내 발로 걷어찼다"며 "합의에 의한 정상화를 하지못한 데 대해 굉장히 유감이고, 이 부분은 여당이 전적으로 책임져야 한다"고 목소리 높였다.

또한 "민생을 챙겨야 하는 1차 책임은 정부여당에 있으나, 지금 여당은 그 책임을 방기하고 자신들의 잘못과 비리를 감추는 데 급급하고 있다"며 "국가안보 초유의 상황으로, 경제는 실질적 일자리 재앙이고 양극화 대참사인 상황에서 이런 국정 난맥상을 그대로 수수방관할 수 없다"고 국회 개의 이유를 설명했다.

여야 3당 교선단체 원내대표는 4일 손혜원 의원 청문회 조건 등을 이유로 합의에 이르지 못했지만, 나경원 자유한국당 의원이 국회 소집요구서를 제출하면서 국회는 일단 정상화됐다. 위에서부터 차례대로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나경원 한국당,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 /뉴시스
여야 3당 교선단체 원내대표는 4일 '손혜원 의원 청문회' 조건 등을 이유로 합의에 이르지 못했지만, 나경원 자유한국당 의원이 국회 소집요구서를 제출하면서 국회는 일단 정상화됐다. 위에서부터 차례대로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나경원 한국당,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 /뉴시스

홍 원내대표는 "지난 2월부터 국회가 여러 가지 민생과 국가적으로 중요한 현안이 있음에도 불구, 3월 국회를 소집한 것에 대해 국민 여러분께 송구하다"며 "그간 미뤘던 시급한 민생 입법과 개혁 입법을 최대한 빨리 처리해서 일하는 국회로 다시 정상화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자신했다.

그는 원내 회동에서 합의가 나오지 못한 이유에 대해 "(한국당이) 손혜원 의혹을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차원 청문회를 주장했지만 조율되지 않았다"며 "정쟁을 위해 손혜원 의원을 표적으로 하는 것은 동의하기 어려웠다. (이미) 한국당이 손 의원을 검찰 고발해 수사가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오직 손헤원 청문회만 한다는 것에 대해 합의를 못 했던 거다. 어떤 조건을 내걸어 국회를 소집한다, 안 한다는 것은 국민의 입장에선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앞으로도 어떤 조건을 내걸어 국회를 소집하거나 안 하거나 하는 일이 되풀이되지 않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3월 국회가 본 궤도에 올랐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정쟁의 불씨는 남아 있다. 당장 한국당은 그간 요구해 왔던 국정조사와 청문회 등을 밀어붙일 계획이다. 나 원내대표는 "우리가 그동안 주장해왔던 일종의 비리에 대해서도 진실을 밝혀야 할 부분이 있다. 여당이 자신의 기회를 걷어찬 이상 저희가 국회 상임위를 조속히 열도록 하겠다"며 "그동안 주장해온 4대 비리를 확실히 짚어 시시비비를 가리겠다"고 강조했다.

원내대표 회동이 끝난 뒤 여야 5당 대표는 문희상 국회의장이 주최하는 초월회 오찬 간담회에 참석했다. 황교안 한국당 대표가 선출된 뒤 처음 열리는 초월회 오찬에서는 여야 대표들 간의 국회 개의 환영 메시지가 전해졌다.

문 의장은 이날 낮 국회 사랑재에서 열린 초월회 모두발언에서 "싸우더라도 국회에서 싸워야 된다고 하는데 본격적인 싸움이 시작됐다"며 "시급한 개혁 입법, 민생 입법이 예정돼 있다. 대표님들의 각별한 지지와 성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한국당이 국회 등원 결단을 했다고 하는데 대단히 잘한 일"이라며 "여러 가지 민생 입법을 잘 다뤄 좋은 결과가 나오면 좋겠다"고 했다.

4일 낮 문희상 국회의장이 주최한 초월회에서 만난 여야 5당 대표는 3월 임시국회 개의를 환영하며 밀린 숙제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야 5당 대표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사랑재에서 열린 초월회 오찬 모임에 참석해 손을 맞잡고 있다. 왼쪽부터 이정미 정의당 대표,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문희상 국회의장,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 /남윤호 기자
4일 낮 문희상 국회의장이 주최한 '초월회'에서 만난 여야 5당 대표는 3월 임시국회 개의를 환영하며 '밀린 숙제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야 5당 대표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사랑재에서 열린 초월회 오찬 모임에 참석해 손을 맞잡고 있다. 왼쪽부터 이정미 정의당 대표,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문희상 국회의장,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 /남윤호 기자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국회가 두 달이나 문을 열지 않았다. 정치인의 한 사람으로서 국민을 만나면서 반성할 게 많다"며 "국회와 정치권이 국민에게 제대로 된 대답을 해야할 때"라고 목소리 높였다.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는 "국민의 대표자들이 모인 국회가 머리를 맞대는 수단은 대화"라며 소통과 협치에 나설 것을 주문했다.

황 대표도 "이런저런 정성이 모여서 국회를 다시 연 것이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민생을 챙기고 필요한 것을 입법화해 나가는 생산적인 국회가 됐으면 좋겠다. 한국당도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야 간 충분한 협의가 이뤄질 수 있도록 일방적으로 밀어붙이거나 불통의 정치가 되지 않도록 각 당에도 같이 하자는 말씀을 드린다"고 강조했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국회가 문은 열렸지만 들어가야 한다. 3월 국회가 문을 연 것에 의의를 두지 말고 밀린 숙제를 해야 할 때"라며 "이전 국회와 다르게 속도를 두 배, 세 배 올려도 시원찮을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오는 7일 문 의장의 개회사와 함께 문을 열 3월 임시국회는 당대표 연설 후 대정부 질문 등 공식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유치원 3법, 선거제 개혁 등 산적한 과제를 안은 국회가 늦었지만, 이제라도 '밥 값'을 할지 주목된다.

moon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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