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28일 베트남 하노이 제2차 북미정상회담은 끝내 결렬됐다. 이날 오전 메트로폴 호텔에서 단독정상회담 전 기자회견에 나선 두 정상. /하노이(베트남)=AP/뉴시스

트럼프·김정은, 북한 비핵화와 전면적 제재 완화 놓고 이견

[더팩트ㅣ허주열 기자·하노이(베트남)=이원석 기자] 세계인의 기대를 모았던 제2차 북미정상회담(27~28일)이 성과 없이 마무리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전날에 이어 28일 '일대일 양자 단독회담', '확대 양자회담', '업무 오찬', '합의문 서명식'을 차례로 갖고 북한 비핵화와 대북제재 완화에 대한 합의를 이룰 것으로 기대됐다.

시작은 화기애애했으나, 두 정상간 생각의 차이는 컸다. 단독회담 때까지만 해도 두 정상은 이번 회담에서 긍정적 결과를 도출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이들은 베트남 하노이 소피텔 레전드 메트로폴 호텔에서 이날 오전 9시부터(이하 현지시간) 30분가량 일대일 양자 단독회담을 가진 뒤 호텔 내부를 잠시 산책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8일 오전(현지시간) 메트로폴 하노이 호텔에서 진행된 단독회담을 마친 뒤 중앙정원에서 산책환담을 나누고 있다. /하노이(베트남)=AP.뉴시스

이후 김 위원장은 확대 정상회담 시작 전 기자들과의 일문일답과 모두발언을 통해 "비핵화를 할 의지가 없다면 여기 오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또한, 그는 "비핵화의 구체적 과정에 대한 준비가 돼 있느냐"는 질문에 "지금 그런 얘기를 하고 있다"고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도 "최고의 답변을 한 것 같다"고 화답했다.

문제는 확대 정상회담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확대 회담이 끝난 후 오전 11시 55분부터 시작될 예정이었던 업무 오찬이 지연되다 끝내 열리지 못했다. 그리고 두 정상은 각자의 숙소로 떠났다. 당연히 이날 오후 2시로 예정된 합의문 서명식도 이뤄지지 못했다. 북한 비핵화와 제재 완화에 대한 양 측의 이견이 컸기 때문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제2차 북미정상회담 이틀째인 28일 오후 베트남 하노이의 소피텔 레전드 메트로폴 하노이 호텔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회담을 마치고 숙소로 돌아가고 있다. /하노이(베트남)=임세준 기자

다만 두 정상은 이번 2차 회담이 의미 있는 대화였고, 앞으로도 대화를 이어갈 뜻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후 2시 15분 기자회견을 열고 "김 위원장과 전일부터 회담을 가졌는데, 이번에 어떤 옵션도 행사하지 않기로 했다"며 "북한이 전면적 제재 완화를 요구했지만, 그 요구는 들어줄 수 없었다. (북한에 대한) 제재는 계속 유지된다"고 말했다.

이어 마이크를 잡은 폼페이오 장관은 "36시간 동안 양 정상이 많은 진전 이뤘지만 최종적 목표를 이루지 못했다"며 "김 위원장은 그럴(합의를 이룰) 준비가 돼 있지 않다고 답했다. 향후 수일 또는 수주 내 다시 논의를 이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결국, 2차 북미정상회담은 가시적 결과물을 만들지 못하고 종료됐다. 다만 양 측이 앞으로도 대화를 이어가겠다고 밝힌 만큼 3차 북미정상회담에서 북한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에 대한 유의미한 성과가 나올 가능성은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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