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의 새 지도부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가 27일 경기도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 가운데 문재인 정권을 향한 후보들의 강경한 발언이 쏟아졌다. (왼쪽부터) 오세훈·김진태·황교안 당 대표 후보가 이날 오후 전당대회에 참석해 정견발표를 마치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고양=남윤호 기자 |
후보들 '문 대통령 탄핵', '대한민국 파괴 행위 저지' 등 초강경 발언에 대의원들 환호
[더팩트ㅣ고양=허주열 기자] 자유한국당의 새 지도부를 선출하는 전당대회가 27일 열렸다. 당 대표 후보 3명, 최고위원 후보 8명, 청년최고위원 후보 4명 등 새 지도부 진입을 노리는 15명의 후보들 대부분은 '문재인 정권 타도'와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해 자신에게 한 표를 행사해 달라고 호소했다.
투표권을 가진 한국당 대의원들은 현 정권에 대한 거침없는 비판을 쏟아내는 후보의 연설에 환호하며, 강한 야당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날 오후 2시 경기도 고양 킨텍스 제1전시관에서 열린 한국당 전당대회는 대의원 재적인원 8115명 중 5248명이 참석한 가운데 한국당 인사들 외 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사무총장,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 허영 민주평화당 최고위원 등 외부 인사들도 함께했다. 행사 시작 2시간쯤 전부터 행사장 밖은 각 후보들을 지지하는 지지자와 대의원들로 붐볐다.
특히 행사 시작을 1시간여 앞둔 이날 오후 1시 10분쯤에는 민주노총, 4월16일의약속국민연대 인사 수십 명이 한국당 전당대회 행사장 입구에서 '한국당 해체'를 외치며 기습 시위를 벌여 아수라장이 펼쳐지기도 했다. 뿔난 한국당 지지자들은 이들과 거친 말을 주고받으며 충돌했고, 일부는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시위자들은 즉각적인 경찰 출동에도 35분가량 시위를 지속하다, 경찰이 한 명씩 체포하며 강제로 해산됐다.
극단적으로 나뉜 한국사회 우파와 좌파의 모습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후 이어진 본 행사에서도 한국당 인사들은 현 정부와 민주당에 대한 과격한 발언을 쏟아냈다. 그럴 때마다 한국당 대의원들은 격한 환호를 보내기도 했다.
김순례 자유한국당 최고위원 후보가 27일 오후 경기도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제3차 전당대회에 참석해 정견발표하고 있다. /남윤호 기자 |
한선교 한국당 전당대회 의장은 인사말에서 "지난 2년간 우리가 얼마나 당하고 살았나. 지난 2년 동안 그런 세월 보냈는데 지금 대한민국은 이게 나라인가. 임시직 17만 개가 없어졌고, 자영업 100만 개가 문을 닫았다. 숙박업·음식점·경비 등의 일자리가 19만 개가 없어졌다. 2년 전 광화문에서 외쳤던 촛불들이 다시 모여 '문재인 대통령, 이게 나라인가'라고 외쳐야 한다"고 새 지도부의 강력한 대여·대정부 투쟁을 예고했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오늘로서 (한국당은) 새로운 시작을 해야 한다. 무능하고, 오만하며, 독선적인 이 정권과 싸워야 된다"며 "그들이 대한민국의 헌법가치를 파괴하고 있는 상황에서 자유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해 새 지도부와 함께 싸우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당대회의 하이라이트인 당 대표 및 최고위원 후보자 정견발표에서도 문재인 정권에 대한 성토가 이어졌다. 윤영석 최고위원 후보는 "문재인 정권은 튼튼한 경제와 투철한 외교 안보를 하루아침에 무너트렸다"며 "반드시 문재인 정권을 끝장내야 한다. 제가 문재인 정권에 맞서는 투쟁의 선봉장이 되겠다"고 발언해 환호를 받았다.
조대원 최고위원 후보는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 아니라 민주당공화국이 됐다. 그들이 유일한 국가의 주인 행세를 하고 있다"며 "저와 함께 잃어버린 정권을 찾으러 가자"고 강조했다.
전당대회 선거기간 '5·18 망언'으로 구설에 오른 김순례 최고위원 후보도 현 정부에 대한 강경한 입장을 고수했다. 김 후보는 "8800만 건의 댓글을 조작한 드루킹과 김경수가 구속됐는데, 민주당은 '김경수 구하기'를 위해 우리를 때려잡고 있다"며 대의원들을 향해 "여러분 용서 하시겠습니까"라고 반문했다.
이어 그는 "5·18 유공자 명단을 공개해야 한다"며 "국민의 준엄한 (5·18 유공자 명단 공개) 명령을 정부는 들어야 한다. 제가 한국당의 여전사로서 공개하도록 투쟁에 나서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정미경 자유한국당 최고위원 후보가 27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제3차 전당대회에 참석해 정견발표를 하고 있다. /남윤호 기자 |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막말로 논란을 일으켰던 김준교 청년최고위원 후보도 현 정부에 대한 비판을 쏟아냈다. 김 후보는 "문재인 탄핵, 물러나라 문재인, 어서 빨리 물러나라, 그 자리는 니 자리가 아니다"라는 가사의 노래로 이뤄진 영상과 함께 모습을 드러내 "제가 사랑하는 자유대한민국을 지키려는 과정에서 젊은 혈기에 약간의 실수들이 있었다"며 "언론에 대서특필되고 많은 비판을 받았지만, 저의 진심을 알아주시길 바란다"고 말해 관중의 환호를 받았다.
이어 그는 "달을 가리키는 손가락이 아니라 달 자체를 봐 달라"며 "그 달이 대한민국을 망하게 하는 달이라면 무슨 수를 써서라도 끌어내려야 한다. 문재인 정권의 음모에 맞서 국민 저항권 발동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의원 투표에 앞서 마지막으로 마이크를 잡은 당 대표 후보들도 문재인 정부에 대한 비판을 쏟아냈다.
김진태 후보는 "5·18 유공자 명단 공개하라는 게 망언인가. 그 얘기 밖에 한 적이 없는데, 왜 제명시키라 난리인가"라며 "제가 당 대표되면 한국당이 비로서 웰빙 야당에서 제대로 된 우파 정당이 되는 것이다. 좌편향된 우리사회에서 확실한 보수 가치를 지키는 우파정당이 하나쯤은 있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오세훈 후보는 "정권이 바뀐 지 2년도 되지 않은 지금, 무너진 중산층과 서민, 희망을 잃어버린 청년들을 걱정하느라 진정한 선진국을 꿈꾸는 것이 사치가 되어버렸다"며 "문 대통령은 역사의 죄인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말했다.
황교안 후보는 "위대한 대한민국이 뿌리부터 무너지고 있다. 문재인 정부 좌파 독재가 나라와 국민을 대재앙으로 몰아가고 있다"며 "제가 앞장 서 문재인 정권의 대한민국 파괴를 반드시 막아내겠다"고 강력한 대여 투쟁을 예고했다.
27일 오후 경기도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제3차 전당대회에 당 대표 후보자와 최고위원, 청년최고위원 후보자를 비롯한 각계 각층의 지지자들이 함께 단상에 올라 인사를 하고 있다. /남윤호 기자 |
한편 한국당 전당대회는 황 후보의 발언을 끝으로 후보들의 정견발표가 마무리됐다. 이후 대의원 현장투표와 앞서 진행된 모바일 사전 투표, 시·군·구 현장투표, 일반 국민 여론조사를 합산해 새 지도부를 선출한다. 당원 투표와 일반 국민 여론의 반영 비율은 각각 70%와 30%다.
한 한국당 대의원은 "한국당이 침체돼 있는데, 전당대회를 계기로 한국당이 잘 되길 바란다"며 "누가 대표가 되던지 똘똘 뭉쳐 문재인 정권 타도에 앞장 서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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