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자유한국당 당 대표 후보가 바른미래당을 향해 꺼낸 '통합·흡수' 제안에 바른미래당 의원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남윤호 기자 |
분노한 김관영 "정치적 도의 어긋나…사과해야"
[더팩트|국회=문혜현 기자] 황교안 자유한국당 당 대표 후보의 '바른미래당 당 대 당 통합' 발언에 바른미래당 의원들이 분노했다. 김관영 원내대표는 공식회의에서 "정치적 금도를 넘었다"며 사과를 요구했다. 다른 바른미래당 의원들도 황 후보의 발언이 "무례하다"고 입을 모았다.
앞서 황 후보는 보수 성향의 유튜브 채널 '고성국 TV'에 출연해 "당 대 당 통합을 포기할 수 없다"며 "지금도 우리가 완전히 하나가 되지 못했지만 이제라도 뭉치면 총선이 시간이 남아있는데, (승리)할 수 있다"며 통합 의지를 밝혔다.
또한, 황 후보는 바른미래당을 향해 "기본적으로 한국당에서 나온 당"이라며 "헌법 가치를 중심으로 한국당에 개별 입당하거나 당 대 당 통합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러한 발언에 대해 바른미래당 의원들은 불쾌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특히 국민의당계로 분류되는 박주선 의원은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황 후보 발언은) 있을 수도 없는 일이고, 있어서도 안 되는 일"이라며 "황 후보가 정치인의 금도를 넘는 실언을 했다"고 목소리 높였다.
박 의원은 "지금 바른미래당은 한국당을 청산과 극복의 대상으로 보고 있다. 국정농단을 했던 적폐세력으로 평가한다"며 "그렇기 때문에 '함께할 수 없다'고 판단해서 나온 8명이 활동하고 있다. 통합을 언급하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고 말했다.
국민의당 출신 박주선 바른미래당 의원은 황교안 후보의 발언을 놓고 "바른미래당에 대한 모욕이고 비하다. 사과를 촉구한다"고 반발했다. /이새롬 기자 |
그러면서 박 의원은 한국당을 비롯한 거대 양당을 작심 비판했다. 그는 "한국당은 지금 한국 정치를 주도할 자격과 능력이 없다. 민주당은 신적폐 무능 정당"이라며 "국민들 입장에선 적대적 공생 관계에 있는 두 당을 '울며 겨자 먹기'로 선택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이 상황에서는 반드시 국민의 편을 가르는 분열주의적 사고방식인 진보·보수 이념을 넘어서 민생과 실용의 가치를 추구하는 과거로부터 자유로운 제3당(바른미래당)이 역할을 해야 한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김관영 원내대표의 발언과 관련해 그는 "분노할 수밖에 없다. 무례한 발언이기 때문"이라며 "당내 경선 전략으로 다른 당을 통합의 대상으로 지목하는 것은 바른미래당에 대한 모욕이고 비하다. 사과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은 황교안 후보를 향해 "본인 발등에 난 불부터 끄시라"며 일갈했다. /임영무 기자 |
바른정당 출신 하태경 의원도 비판적인 견해를 보였다. 하 의원은 황 후보를 향해 "본인 발등에 난 불부터 끄시라"고 일갈했다. 그는 "전략적으로 불리해져서 그런 발언이 나온 것 같다"며 "(논란이 된) '태블릿 PC 조작설' 등 때문에 난처한 상황인 듯 하다. 발에 난 불부터 끄셔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바른미래당의 이런 반응은 그간 민주평화당과의 통합설로 당내 의원들 사이에 있었던 분열에 이어 '흡수·당 대 당 통합' 등 외부 잡음으로 '정체성 혼란' 문제가 다시 나타날 우려가 일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또, 최근 바른정당계 의원들이 지역위원장으로 임명되면서 안정된 당의 분위기에 해당 발언이 방해가 된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민주평화당과의 통합 논의에 민감하게 반응했던 하 의원은 "'개별 탈당'은 절대 없다"며 "말도 안 되는 소리"라며 황 후보의 '보수 빅텐트 통합 제안'을 완강히 부정했다.
한편 한국당은 27일 전당대회를 열고 당 대표 및 최고위원을 선출한다. 현재 당 대표로 황 전 총리가 유력한 것으로 점쳐지고 있으며, 김진태 의원과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반전을 만들어낼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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