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이슈] 이언주 "5·18 왜곡 처벌은 '파시즘'"…당과 또 '엇박자'
입력: 2019.02.24 00:05 / 수정: 2019.02.24 00:05
바른미래당이 5.18 왜곡 처벌법에 공동 발의한 가운데 이언주 바른미래당 의원은 반대 의사를  갖는 것 자체를 억압하는 것은 파시즘이라고 비판했다. /이동률 기자
바른미래당이 '5.18 왜곡 처벌법'에 공동 발의한 가운데 이언주 바른미래당 의원은 "반대 의사를 갖는 것 자체를 억압하는 것은 파시즘"이라고 비판했다. /이동률 기자

바른미래당, '5·18 비방 처벌법' 발의…"표현의 자유 등 기본권 침해"

[더팩트|국회=문혜현 기자] 이언주 바른미래당 의원이 또 당과 다른 목소리를 냈다. 22일 바른미래당을 비롯한 여야 4당이 '5·18 민주화운동 부인·비방 또는 허위사실 유포' 등을 금지하는 특별법을 발의하자, 이 의원이 "파시즘"이라며 비판하고 나선 것이다.

이 의원은 지난 21일 페이스북 글을 통해 "저는 5·18의 성격을 폭동 운운하며 함부로 폄훼하는 것에 반대한다. 그러나 그걸 비판하는 행위를 형사 처벌까지 하는 것도 반대한다"라며 "이런 식의 사고는 양심의 자유, 표현의 자유 등 국민의 헌법상 기본권을 본질적으로 침해하며 결국 반대금지법, 반대자처벌법이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렇게 반대 의사를 갖는 것 자체, 즉 인간의 자유 의지 자체를 억압하는 것은 전체주의·파시즘"이라며 "요즘 6·25를 두고 남침이 아니라며 연구하는 엉터리 학자나 김정은은 독재가 아니라며 칭찬하는 정신 나간 사람들이 많은데 먼저 이런 사람들부터 제대로 다 체포해서 형사 처벌을 해야 하지 않겠습니까"라고 따졌다.

이 의원은 이어 해당 법안을 대표 발의한 더불어민주당과 현 정부를 강하게 비난했다. 그는 "현 집권세력은 운동권이 많아서 그런지 자기들만이 옳고 상대는 다 틀렸다는 절대주의 수준을 넘어서서 이제 자기랑 생각이 다른 사람들을 체포해서 처벌하자는 전체주의적 사고가 팽배한다"며 "괴물과 싸우다가 스스로 괴물이 되어버린 모양"이라고 밝혔다. 이언주 의원의 글엔 '봉건', '파쇼', '인민민주주의', '독재' 등 자극적인 표현이 넘쳐났다.

22일 바른미래당을 비롯한 여야 4당은 5.18 민주화 운동에 대한 왜곡·비방을 처벌하는 특별법 개정안을 제출했다.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권미혁, 정의당 추혜선, 민주평화당 장정숙, 바른미래당 채이배 의원./뉴시스
22일 바른미래당을 비롯한 여야 4당은 5.18 민주화 운동에 대한 왜곡·비방을 처벌하는 특별법 개정안을 제출했다.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권미혁, 정의당 추혜선, 민주평화당 장정숙, 바른미래당 채이배 의원./뉴시스

앞서 여야 4당이 공동 발의한 '5·18 민주화운동 등에 관한 특별법' 일부 개정안은 5·18 관련 부인이나 비방, 왜곡·날조 또는 허위사실을 유포한 자는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7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또, 기존 특별법에 '5·18 민주화운동이란 1979년 12월12일과 1980년 5월18일을 전후해 발생한 헌정질서 파괴범죄와 부당한 공권력 행사에 대항해 시민들이 전개한 민주화운동을 말한다'는 내용의 정의가 추가됐다.

개정안에는 왜곡·허위사실 유포 방식에 관해서도 상세히 설명돼 있다. 내용은 ▲신문, 잡지, 방송, 그 밖에 출판물 또는 정보통신망의 이용 ▲전시물 또는 공연물의 전시·게시 또는 상영 ▲기타 공연히 진행한 토론회, 간담회, 기자회견, 집회, 가두연설 등에서의 발언이 이에 해당한다.

다만 야당 등에서 제기된 '헌법상 표현의 자유 침해' 지적을 보완하기 위한 조항도 포함됐다. 개정안엔 앞서 언급한 유포 행위가 예술·학문, 연구·학설, 시사 사건이나 역사의 진행 과정에 관한 보도, 기타 이와 유사한 목적에 기여하는 경우에는 처벌하지 않는다는 내용이 들어가 있다.

여야 4당은 이와 같은 법안을 발의하면서 '5·18 망언'으로 물의를 일으킨 자유한국당과 극우 보수 세력에 대한 비판을 강화하고 있다. 바른미래당 역시 이러한 흐름에 동참하고 있는 가운데 이언주 의원의 '전체주의·파시즘' 발언은 당의 입장과 배치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채이배 바른미래당 의원은 5.18 왜곡 처벌법에 따른 표현의 자유 침해 논란에 관해 민주화 역사를 부정하는 건 헌법 가치를 훼손하는 게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사진은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와 채이배, 박주선 의원이 지난 12일 자유한국당의 5.18 망언에 대한 입장을 말하는 모습. /남윤호 기자
채이배 바른미래당 의원은 '5.18 왜곡 처벌법'에 따른 '표현의 자유' 침해 논란에 관해 "민주화 역사를 부정하는 건 헌법 가치를 훼손하는 게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사진은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와 채이배, 박주선 의원이 지난 12일 자유한국당의 5.18 망언에 대한 입장을 말하는 모습. /남윤호 기자

이와 관련, 채이배 바른미래당 의원은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민주화의 역사를 부정하는 건 헌법 가치를 훼손하는 게 아닌가"라며 "그런 차원(표현의 자유 침해)으로 보기에는 왜곡 발언과 망언을 일삼는 것 자체가 더 큰 문제"라고 밝혔다.

채 의원은 또한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부분이 있다고 하지만 법률의 내용을 보면 역사를 왜곡하는 비방하는 경우로 한정하고 있다. 그것(왜곡·비방)까지 보호하는 게 표현의 자유라고 봐야 하는가"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일반적으로 5·18 민주화 운동'만' 왜곡하면 처벌할 거냐는 문제 제기는 있을 수 있지만 그게 아니라면 민주주의 자체를 훼손하는 것이 더욱 심각한 문제라고 본다"고 강조했다.

moon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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