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 '낙관론' '속도조절론' 꺼낸 트럼프의 의중은?
입력: 2019.02.21 11:34 / 수정: 2019.02.21 11:34
2차 북미정상회담이 오는 27일부터 이틀간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리는 가운데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낙관론과 속도조절을 동시에 언급하고 있어 그 의도가 주목된다. 사진은 지난해 6월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1차 북미회담에서 만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싱가포르 통신정보부
2차 북미정상회담이 오는 27일부터 이틀간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리는 가운데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낙관론과 속도조절을 동시에 언급하고 있어 그 의도가 주목된다. 사진은 지난해 6월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1차 북미회담에서 만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싱가포르 통신정보부

회담 성과 기대치 낮추기…대북 압박 시각도

[더팩트ㅣ청와대=신진환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7일부터 이틀간 베트남 하노이에서 2차 북미정상회담을 한다. 지난해 싱가포르에서 열린 1차 북미회담에 이어 두 번째를 맞는 핵 담판을 앞두고 과연 북미가 어느 정도 성과를 낼 것인지에 대해 지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북미가 70년 적대관계를 청산하고 새 미래를 열 수 있을 것인지, 비핵화를 통한 한반도 평화가 진전되는 계기가 될 것인지 주목된다는 얘기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낙관론과 속도조절론을 언급하고 있는데 행간에는 여러 의미가 숨어 있다는 분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북핵 협상과 관련해 "서두르지 않겠다"고 반복해서 말했다. 또한 궁극적으로 북한의 비핵화를 보고 싶지만 긴급한 시간표를 갖고 있지 않다고도 했다. 지난 15일 "속도에 대해 서두를 게 없다"며 우리는 단지 실험을 원하지 않는다"는 견해를 재확인한 것이다.

북한과 비핵화 협상이 장기화될 가능성을 열어두면서, 북한이 하노이 회담에서 영변 핵시설 폐기·검증 등을 수용하지 않더라도 미국은 아쉬울 것도 손해 볼 것도 없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당장 이번 협상이 아니더라도 추후 북핵 협상의 주도권을 쥐기 위한 포석일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기저에는 북한의 비핵화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미국의 인식이 깔린 것으로도 보인다.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은 하노이 회담에서 큰 결실을 볼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청와대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19일 문재인 대통령과 통화에서 하노이 회담에서 큰 성과를 거둘 것으로 예상한다는 뜻을 밝혔다. 앞선 15일에도 "2차 북미정상회담은 매우 성공적일 것"이라며 낙관론을 피력했다.

하지만 '성공적'이라고 판단할 기준은 제시하지 않았다. 북미 관계를 개선하고 평화체제 구축 등의 포괄적 합의를 이룬 1차 북미회담의 성과를 이번 하노이 회담에서 구체화할 경우를 의미하는 것인지 명확하지가 않다. 그렇기에 해석과 관점에 따라 평가가 엇갈릴 가능성이 크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이번 2차 핵 담판에서 어떤 결과를 내놓을지 주목된다. /싱가포르 통신정보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이번 2차 핵 담판에서 어떤 결과를 내놓을지 주목된다. /싱가포르 통신정보부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의 이러한 발언은 하노이 회담에서 특별한 성과를 내지 못할 것을 대비하는 차원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일종의 '명분 쌓기'가 아니냐는 것이다. 북한이 당장 미국이 만족할 만한 비핵화 카드를 꺼내드는 것이 요원해 보이고, 번 핵 담판에서 어느 정도의 구체적인 성과가 나올 가능성을 낮게 보는 미국 조야의 회의론은 확산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적잖게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는 부분이다.

이언근 부경대 정치외교학과 초빙교수는 20일 <더팩트>와 통화에서 "북한의 핵은 단순 무기로서 가치도 있지만 체제 유지나 미래 보장 등 전부를 담보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한꺼번에 무장해제 하는 식의 카드를 쓰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지난 1차 회담 합의문 결과는 성과가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라는 점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며칠 남지 않은 하노이 회담 결과의 기대치를 낮추고, (비핵화 문제는) 단박에 해결될 일이 아니라는 여지를 남기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반대로 일각에선 트럼프 대통령이 기대감을 낮춘 뒤 '깜짝 성과'를 내놓고 그 효과를 배가하려는 의도가 깔렸다는 견해도 있다. 미국 정부의 셧다운 등으로 정치적으로 궁지에 몰린 트럼프 대통령이 여론 반전을 꾀하고, 나아가 내년 11월 예정된 대선에서 재선을 위한 정치적 업적을 극대화하기 위한 게 아니냐는 시각이다.

2차 회담이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북한을 압박하기 위한 계산이 깔렸다는 관측도 있다. 북한이 영변 등 핵시설 폐기를 비롯해 플루토늄‧우라늄 농축 시설 신고 및 대륙간탄도미사일의 폐기 등 북한의 진전된 입장을 내놓으라는 신호라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에도 "북한이 비핵화를 꺼린다고 생각하지 않고 제재를 풀고 싶지만 그러려면 북한이 무언가 해야 한다"고 대북 메시지를 발신했다. 김 위원장에게 과감한 추가 비핵화를 촉구하는 의도로 풀이된다.

shincomb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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