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 비난·막말 난무…'막장' 된 한국당 전당대회?
입력: 2019.02.19 05:00 / 수정: 2019.02.19 05:00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이 18일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전당대회 합동연설회 도중 일부 과격 당원들의 비난에 인상을 굳히고 있다. /뉴시스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이 18일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전당대회 합동연설회 도중 일부 과격 당원들의 비난에 인상을 굳히고 있다. /뉴시스

합동연설 점령한 김진태 지지 '태극기 부대'…관심 밖으로 밀려난 황교안·오세훈

[더팩트ㅣ이원석 기자] 자유한국당 2·27 전당대회가 '막장'으로 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8일 대구·경북지역 합동연설회에선 김진태 당 대표 경선 후보자 지지자로 보이는 당원들의 다소 과격한 행위로 인해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이 '버럭'하는 광경까지 벌어졌고, '5·18 망언 논란' 당사자는 여전히 반성 없이 "살려달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일부 후보자의 문재인 정부를 향한 지나친 막말도 계속됐다.

이날 합동연설회는 대구 엑스코에서 개최됐다. 지난 14일 대전 한밭체육관에서 열린 첫 합동연설회와 마찬가지로 김 후보 지지 당원들이 대거 참석했다. 대전에서도 타 후보 연설 중 소란이 일어나는 등 김 후보 지지자들로 인한 우려가 컸다. 대구·경북에선 김 후보 지지자들이 더 많은 인원으로 모여 격한 반응을 보이면서 행사장이 크게 어수선했다.

18일 합동연설회장은 3분의2 이상 김진태 당 대표 후보 지지자들로 가득찼다. /뉴시스
18일 합동연설회장은 3분의2 이상 김진태 당 대표 후보 지지자들로 가득찼다. /뉴시스

시작하자마자 일이 터졌다. 인사말을 하기 위해 나간 김 위원장을 향해 야유와 무차별적 비난이 쏟아졌고, 김 위원장도 참지 못하고 "조용히 하라"고 호통치며 분위기가 굳은 것이다. 김 후보가 얼마 전 5·18 망언 논란으로 당 윤리위에 회부된 것과 관련 지지자들이 불만을 표한 것으로 관측됐다. 김 위원장은 굳은 표정으로 "여러분이 뭘 이야기하고, 뭘 원하는지 알고 있다. 조용히 해 달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의 분노에 지지자들은 더욱 반발했고, 사회자가 진정시킨 후에야 인사말이 이어질 수 있었다.

이후로도 소란은 끊이지 않았다. 중간중간 김 후보 지지자들을 비롯한 일부 과격한 당원들의 고성이 계속됐다. 대전 합동연설에서 "김 후보는 지지자들을 데리고 당에서 나가라"고 했던 조대원 최고위원 후보가 등장하자 욕설이 난무하기도 했다. 조 후보는 대전에서의 발언으로 인해 한국당 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주의 및 시정명령을 받은 바 있다. 이날 조 후보는 관련 발언은 자제하는 분위기였다.

'5·18 망언 논란' 당사자로 연일 비난을 받는 김순례 최고위원 후보와 김 후보는 이번 연설에서도 논란과 관련해 별다른 입장 없이 태도를 바꾸지 않았다. 김순례 후보는 "제가 매일 죽고 있다. 자고 나면 저는 죽어있다"며 "저는 살고 싶다. 살아나야겠다. 여러분 살려주시겠나"라고 했다.

김진태 후보는 "어디를 가나 김진태를 외치고 있지 않나. 이게 바로 민심"이라며 "여기 있는 TK 언론은 그렇지 않겠지만, 언론인 여러분은 있는 그대로 보도해주기 바란다. 이것이 바로 대한민국 민심"이라고 주장했다.

5·18 망언 논란 당사자 김순례 최고위원 후보와 김진태 당 대표 후보가 18일 연설하고 있다. /뉴시스
'5·18 망언 논란' 당사자 김순례 최고위원 후보와 김진태 당 대표 후보가 18일 연설하고 있다. /뉴시스

첫 합동연설에서 "문재인 탄핵"을 외치며 논란의 중심에 섰던 김준교 최고위원 후보는 이날 발언 수위를 더 높였다. 김 후보는 "저자(문재인 대통령)를 지도자로 인정할 수 없다"며 "짐승만도 못한 저 종북주사파 정권과 문재인을 민족 반역자로 처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세계적 관심이 쏠리는 제2차 북미정상회담과 일정이 겹치며 흥행 저조, 컨벤션 효과 무산 우려가 나왔던 한국당 전당대회는 결국 5·18 망언 논란, 일부 지지자들의 과격 행동, 후보자 막말로 더 큰 참사 위기에 빠진 모습이다. 거물급 주자인 황교안·오세훈 당 대표 후보는 관심 밖으로 밀려났다는 관측까지 나온다.

여야 정치권도 이러한 모습의 한국당을 꼬집었다.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은 현안 브리핑을 통해 "한국당의 당 대표 및 최고위원을 선출하는 전당대회가 우리 사회 발전을 위한 미래지향적 논의는 찾을 수 없고, 소수 극단적 지지자들을 위한 역사적 퇴행과 극우정치로 치닫는 것이 안타깝고 애처롭다"고 했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상무위원회 회의에서 "한국당 전당대회가 극우집단의 망언대회로 전락했다"며 "5·18 망언 당사자들은 반성은커녕 망언을 자기 홍보 수단으로 삼기 시작했고, 또 다른 최고위원 후보는 북한군이 개입했다는 증거가 많다며 망언 대열에 합류했다"고 비판했다.

한편 김 후보는 이날(18일) 합동연설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일부 지지자들이 김 위원장에게 욕설을 했다'는 지적에 "꼭 저의 지지자 중에서 나왔다고 보지 않는다"며 "만약 그렇다면 저를 윤리위에 회부시킨 것 때문인데 예의가 아니며 저도 바늘방석"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 후보는 "사전에 그런일이 없도록 해야 하지만 원래 저의 지지자들은 자발적으로 오는 분들이기 때문에 일일이 막지 못한다"며 "(지지자들이) 그동안 너무 억눌리고 제도권 언론에서 들어주지 않아서 목소리가 큰 점은 있지만, 과격했던 적이 없다. 이들은 전원 한국당원으로 언론에서도 편견을 갖고 보지 않길 부탁한다"고 말했다.

lws20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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