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5·18 놓고 맞붙은 한국당 토론회…吳·黃 '공격' 金 '방어'
입력: 2019.02.16 00:05 / 수정: 2019.02.16 00:05
15일 첫 번째 자유한국당 당 대표 후보 토론회에서 세 후보는 서로의 약점을 강하게 파고들었다./뉴시스.국회사진기자단
15일 첫 번째 자유한국당 당 대표 후보 토론회에서 세 후보는 서로의 약점을 강하게 파고들었다./뉴시스.국회사진기자단

김진태 "몇몇 의원 물의…난 아냐" 발빼기?

[더팩트|문혜현 기자]자유한국당 당대표 후보자들은 첫 번째 공개 토론에서 '5·18 폄훼 발언' 문제를 놓고 열띤 공방을 벌였다.

사건과 직접적 관련이 없는 오세훈·황교안 후보는 일제히 "제가 대표였다면 안 그랬을 것"이라고 비판하며 의원과 지도부 모두에 유감을 표했다. 반면 당 윤리위에 회부됐다가 당 대표 후보라는 이유로 징계가 유예된 김진태 후보는 "5·18정신을 폄훼하려는 발언은 전혀 하지 않았다"며 오히려 관련 당규가 있음에도 자신을 윤리위에 회부한 비대위를 문제 삼았다.

15일 오후 1시 55분부터 OBS 생중계로 진행된 한국당 당 대표 후보 토론회에 나선 세 후보는 서로의 자질을 지적하며 팽팽하게 맞섰다. 김 후보는 오 후보의 탈당 전력을 문제삼았고 황 후보는 아들의 병역 특혜 의혹·부산 엘시티 비리 의혹에 해명해야 했다. 오 후보는 김 후보를 향해 '태극기 집회'로 상징되는 강성 보수 이미지에 대한 우려를 적극 제기했다.

가장 먼저 기조연설에 나선 김진태 후보는 "지난 시간 탄핵의 엄동설한에도 당원과 애국시민과 함께 보수 우파를 지켜왔다"며 "전당대회를 하는 중에도 청와대 앞에서 1인 시위를 했다. 우리가 싸워야 할 대상은 문재인 정권이라는 투쟁 전략을 확실하게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오 후보는 경제 문제를 먼저 언급했다. 오 후보는 "노조 중심의 신기득권층을 위한 경제 정책 때문에 양극화가 심해졌다"며 "그래서 약간의 가능성이 생겼다. 다음 총선에서 승리를 일구는 것이 그 현실을 활용하고 정권을 탈환하는 길로 나아가는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황 후보는 현 정부에 대한 불만을 토로했다. 그는 "가혹한 정치가 호랑이보다 무섭다는 말을 실감하게 됐다"며 "저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그동안과는 다른 새로운 정치를 해달라는 바람이라고 생각하면서 기대에 부응하겠다는 말씀 드린다"고 말했다.

세 후보에게 가장 먼저 주어진 공통 질문은 '5.18 폄훼 발언' 논란이었다. 최근 한국당 이종명 의원은 공청회를 열고 극우 논객 지만원 씨를 통해 5.18 북한개입설 등을 언급하는 등 물의를 일으킨 바 있다. 특히 김 후보는 이날 토론회에 축하 영상을 보내며 진상 규명을 요구하기도 했다.

오 후보는 이같은 사실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특정 지역의 당세가 약하다고 해서 그 지역 정서를 무시하고 짓밟는 것은 잘못된 행동"이라며 "지도부가 바로 조치했어야 했지만 좌고우면 하다가 일주일 사이에 지지율이 3.2%나 빠졌다. 제가 만약 당 대표였다면 바로 광주에 내려가 사과했을 것"이라고 목소리 높였다.

황 후보는 "역사적 평가에 대해 이론의 여지가 없다"며 "일부 의원들이 세간의 극단적인 주장에 동조하는 것처럼 비치는 발언을 일부 의원들이 한 것에 대해 당 전체가 논란에 휩싸인 점은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김 후보는 적극 해명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먼저 저는 이에 직접적으로 해당되는 발언을 한 적이 없다"며 5·18 정신을 폄훼하거나 망언을 한 게 전혀 아니라는 것을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후보는 "다만 이 자리에서 5·18 유공자 명단을 공개해야 한다는 점이 남는다. 국민의 세금이 드는 문제기 때문에 알 권리 차원에서 해야 할 필요가 있다"며 오히려 "당 규정에 후보로 등록한 사람은 징계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저를) 당 윤리위원회에 회부하는 등 오락가락한 행보를 보인 비대위원회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날 토론회에서 김진태 후보는 5.18 폄훼 논란과 관련해 관련 발언을 전혀 한 적이 없다며 자신을 윤리위에 회부한 비대위원회에 문제를 제기했다./뉴시스.국회사진기자단
이날 토론회에서 김진태 후보는 5.18 폄훼 논란과 관련해 "관련 발언을 전혀 한 적이 없다"며 자신을 윤리위에 회부한 비대위원회에 문제를 제기했다./뉴시스.국회사진기자단

이후 유일한 현역 의원인 김진태 후보와 개혁보수를 주장하는 오 후보, 정치신인이자 '대세'로 떠오른 황 후보는 스스로 강점을 어필하면서도 상대 후보들의 약점을 날카롭게 파고들었다.

김 후보는 황 후보를 향해 "당에 들어온 지 한달 정도 밖에 되지 않았는데 당 대표까지 출마한다"며 "당에 일정 부분을 기여한 뒤에 천천히 도전하는게 어떤가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자격 문제'를 꺼내들었다.

오 후보도 가세해 "황 후보가 대표가 되면 수도권에서 필패한다는 이야기를 안들어봤다고 한다. 그것을 들으면서 큰일났구나 했다"며 "(황 후보는) 강성 우파라서 당 내에선 인기가 높지만 중도로 가야 확보할 수 있는 외연 확장에 있다. 존재 자체의 한계에 대해 스스로 문제점을 인식하지 못해 좌절을 느낀다"고 지적했다.

이에 황 후보는 "당에 기여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밖에서 할 수도 있고 안에서도 할 수 있다"며 "자유 우파의 싸움은 당외와 당내 싸움이 총체적으로 벌어져야 이길수 있다고 생각한다. 중심이 국민에게 있으면 모든 문제들을 극복할 수 있다"고 답했다.

이후 오 후보는 황 후보가 법무부 장관 시절 있었던 '투자이민제도'와 관련한 부산 엘시티 비리 의혹, 장남의 병역 특혜 의혹을 언급했다. 황 후보는 "당시 부산시에서 엘시티가 포함된 단지를 신청했던 것이라 하자가 없었다"고 해명했다. 아들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사실이 틀린 부분이 많다"며 부인했다.

황교안 후보는 당의 기여도 문제, 아들의 병역 특혜 의혹과 법무부 장관시절 부산 엘시티의 투자이민제도 허가에 대한 공격을 받았다./뉴시스.국회사진기자단
황교안 후보는 당의 기여도 문제, 아들의 병역 특혜 의혹과 법무부 장관시절 부산 엘시티의 투자이민제도 허가에 대한 공격을 받았다./뉴시스.국회사진기자단

오 후보는 '탈당 이력'으로 집중 공세를 받았다. 황교안 후보는 "오 후보가 서울시장 시절 무상급식 문제로 중도 사퇴하면서 그 때부터 보수가 어려워졌다는 말들을 많이 한다"면서 "결과적으로는 보수의 확장을 막고 어렵게 하는 일을 하게 됐다. 지금은 다시 보수의 확장성을 얘기하는데 그 부분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가"라고 꼬집었다.

오 후보는 "우리 당이 기운 것은 2016년 공천파동 때 국민의 외면을 받고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주민투표 때만 하더라도 우리 당의 정체성에 맞는 원칙을 지키기 위해 주민투표를 벌였다"며 "그러나 홍준표 당시 대표나 실세인 박근혜 전 대통령이 도와주지 않았다. 이런 장수를 내치면 아무도 당의 가치를 위해 싸우지 않을 것"이라고 항변했다.

김진태 후보는 오 후보에게 "민변 출신에다 여동생은 또 민주당의 비례대표를 신청했다 철회한 적이 있다. 또 오 후보의 부인은 러시아 막심 고리키 작가의 희곡작품을 연출한 사례도 있다"면서 "우파정당의 대표가 되겠다는 분이 촛불집회에 나가고 민변 출신, 부인은 사회주의 혁명가 작품을 무대에 올렸다"고 힐난했다.

오 후보는 "여동생은 컴퓨터 공학자로 블록체인 관련해서 하고 싶은 일이 있어 민주당의 영입 제의를 받았가다가 제 말을 듣고 하루만에 접었다"면서 "부인이 연출한 '밑바닥에서'라는 작품은 저소득층의 애환을 그린 것일 뿐이다. 연극이 고속득층의 상황만을 다뤄야 하나"라고 반발했다.

바른정당에서 복당한 이력이 있는 오세훈 후보는 두 후보의 집중 공세를 받았다. 김진태 후보는 오 후보 여동생의 민주당 비례 신청 문제, 부인의 연출 작품을 문제삼았다./뉴시스
바른정당에서 복당한 이력이 있는 오세훈 후보는 두 후보의 집중 공세를 받았다. 김진태 후보는 오 후보 여동생의 민주당 비례 신청 문제, 부인의 연출 작품을 문제삼았다./뉴시스

마지막 지지를 호소하는 마무리 발언에서 황 후보는 "단순히 새로운 지도부를 뽑는 차원을 넘어 당의 체질 자체를 바꿔야 한다"면서 "기업이 위기를 맞아 과감한 혁신을 필요로 할 때 다른 분야의 CEO를 데려온다. 저는 한국당을 완전히 새롭게 혁신하고 모두 함께 가는 통합의 울타리를 만들겠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김 후보는 "당을 지킨 사람과 갑자기 나와서 당을 어떻게 해보겠다는 분들의 구도인 것 같다"며 "제가 당 대표가 되는 것 자체가 문재인 정권에는 재앙이 될 것이다. 저 좌파정권의 생리가 뭔지 안다. 보수 우파의 젊은 피인 제가 한 번 꼭 해내보고 싶다"고 말했다.

오 후보는 "오세훈만이 내년 총선에서 이길 수 있다"면서 "두 후보 모두 훌륭하지만 당의 얼굴이 되면 내년 총선을 치를 때 122석이 걸린 수도권에서 고전을 면치 못할 것이다. 총선을 이기고 대권을 가져오는 것이 두분 전직 대통령에 대한 의리를 지키는 것"이라고 호소했다.

moon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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