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현장] '매너' 황교안 '견제' 오세훈 '쇼맨십' 김진태… 첫 합동연설
입력: 2019.02.14 18:43 / 수정: 2019.02.14 18:43

김진태·오세훈·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후보자들이 14일 오후 대전 중구 한밭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제3차 전당대회 충청·호남권 합동연설회에 참석해 선서하고 있다. /대전=남윤호 기자
김진태·오세훈·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후보자들이 14일 오후 대전 중구 한밭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제3차 전당대회 충청·호남권 합동연설회에 참석해 선서하고 있다. /대전=남윤호 기자

가장 많은 지지자 몰린 김진태… 열띤 응원전 벌어져

[더팩트ㅣ대전=이원석 기자] 김진태·오세훈·황교안 등 자유한국당 당 대표 후보들이 14일 2·27 전당대회 첫 합동연설에 나선 가운데 각각 다른 전략과 분위기로 차별을 꾀하는 모습이었다. 김 후보는 카우보이모자를 쓰고 나타나는 등 '쇼맨십'을 보였고, 오 후보는 경쟁상대인 두 후보의 단점을 지적하며 견제에 힘썼다. 황 후보는 다소 점잖은 태도로 '통합'을 강조했다.

합동연설회는 이날 오후 대전 한밭체육관에서 열렸다. 위아래 2000여 석의 좌석이 한국당원들로 가득 찼고, 체육관 내에선 당원들이 지지하는 각 후보의 이름이 동시에 울렸다. 당원들은 지지 후보의 이름이 피켓을 들거나 부딪히면 소리가 나는 응원봉을 두들기며 응원 열기를 더했다. 사방 벽과 곳곳이 빨간색 플래카드로 뒤덮인 광경이었다.

카우보이 모자를 쓰고 당원들에게 경례하는 김진태 후보. /남윤호 기자
카우보이 모자를 쓰고 당원들에게 경례하는 김진태 후보. /남윤호 기자

◆가장 많은 지지자 몰린 김진태… "진태 없으면 진퇴양난"

당 대표 후보의 연설은 최고위원 연설 이후 가장 마지막에 진행됐다. 가장 먼저 김 후보가 연설장에 들어설 때부터 쓰고 있던 카우보이모자를 쓴 채 단상에 올랐다. 김 후보는 경례 포즈를 취하더니 "모자 잘 어울리냐. 첫 선거 때부터 썼던 모자를 꺼내서 쓰고 왔다"며 "진태 없으면 진퇴양난, 행동하는 우파, 보수의 아이콘 김진태"라고 인사했다.

김 후보는 단상에 고정된 스탠드 마이크가 아닌 무선마이크를 들고는 위치를 옮겨가며 지지를 호소했다. 특히 그는 '5·18 폄훼 논란'으로 당 윤리위에 넘겨졌다가 이날 전당대회 끝날 때까지 판단 보류된 것과 관련 "여기 오는 중에도 돌아가라고 할까 봐 가슴이 '발랑발랑' 했다. 그래도 완주할 수 있게 됐다"며 "근데 지금 완주갖고 만족할 때가 아니다. 만약 당 대표 안 되면 김진태는 쫓겨날 수도 있다. 한국당에 제가 있어야 하지 않겠냐"고 했다. 그는 "가끔씩 심장이 쫄깃쫄깃할 때도 있지만 제가 없으면 재미가 없지 않냐. 한국당에 김진태가 없으면 앙꼬 없는 찐빵 아닌가"라며 "저를 지켜주셔야 한다. 당 대표가 될 때까지 확실히 밀어달라"고 호소했다.

이어 김 후보는 문재인 정부에 대한 '투쟁력'을 강조했다. 그는 "어제 청와대 앞에서 1인 시위했다. 김정숙·문재인 특검을 요구하면서 시위했다. 내가 싸울 상대는 당 대표 후보가 아니고 문재인 정권"이라며 "촛불에 놀라서 다 도망갈 때 당을 지킨 사람이 누구냐. 그 북풍한설에도 여러분 손 잡고 끝까지 싸운 사람 누구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후보 지지자들은 환호했다. 연설장엔 김 후보 지지자들이 가장 많이 몰린 듯했다. 타 후보자들은 각 구역에 모였지만 김 후보 지지자들은 행사장 곳곳 퍼져 김 후보의 이름을 연호했다. 이들은 행사 전에도 행사장 앞에 모여 일사불란하게 응원 연습을 하기도 했다.

상의 재킷을 벗은 오세훈 후보가 연설하고 있다. /남윤호 기자
상의 재킷을 벗은 오세훈 후보가 연설하고 있다. /남윤호 기자

◆오세훈 "황·김 후보 되면 총선 필패"… 일부 당원 "나가라"

체크무늬가 들어간 보라색 셔츠에 빨간색 넥타이를 맨 오 전 시장은 재킷을 벗고 연설에 나섰다. 오 전 시장은 "많이 부족한 저 오세훈이지만, 저만이 내년 초선을 승리로 이끌 수 있다고 감히 말씀드린다"며 "황·김 후보도 물론 훌륭하다. 그러나 적어도 수도권에선 필패"라고 꼬집었다. 양 후보를 강하게 견제하는 모습이었다.

오 전 시장은 "황·김 후보를 보면 무슨 생각이 나냐. 황 후보는 공안 검사였다. 스스로 최대업적을 통진당 해산이라 자처한다. 김 후보는 당이 어려울 때 열심히 싸웠고, 당의 이념과 박근혜 전 대통령을 위해 노력해 온 것은 분명하다"며 "두 분, 강성 보수로는 정치와 이념에 관심없는 무당층의 마음을 얻는 데 분명한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오 전 시장은 "박 전 대통령 프레임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내년 선거에도 박 전 대통령이 화두가 된다면 우린 필패"라고 강조했다. 그는 "불행히도, 불행하게도, 황·김 후보 두 분을 보면 어쩔 수 없이 박 전 대통령이 생각난다. 총선 필패"라고 했다.

오 전 시장이 연설하는 동안 당원 석에선 야유와 비난이 나오기도 했다. 일부 당원들은 오 전 시장을 향해 "언제부터 당원이었냐", "나가라"고 소리쳤다. 오 전 시장이 박 전 대통령을 언급할 땐 욕설이 나오기도 했다.

양 팔을 들고 이 한 몸 던지겠다고 외치는 황교안 후보. /남윤호 기자
양 팔을 들고 "이 한 몸 던지겠다"고 외치는 황교안 후보. /남윤호 기자

◆황교안 "손가락질 끝내야"

가장 마지막 차례였던 황 후보 역시 재킷을 벗고 당원 앞에 섰다. 그는 흰색 와이셔츠에 빨간색 넥타이와 목도리를 착용했다. 고개 숙여 당원들에게 인사한 황 후보는 먼저 차분한 목소리로 행사장 근처 공장에서 발생한 폭발 사고와 관련 희생자들에 대한 애도를 표했다.

황 후보는 "여러 어려움과 고민을 딛고 전당대회에 참여해주신 오·김 후보님, 우리 모두 정정당당하게 경쟁하고 당과 나라를 위한 일에는 무한대로 협력하면서 새로운 미래를 함께 열어나가기를 진심으로 바란다"며 "저부터 겸허한 자세로 바꿔야 할 것은 바꾸면서 국민과 역사가 요구하는 새정치의 길을 열어가겠다. 서로에게 손가락질하는 일은 인제 그만 끝내야 한다"고 했다.

황 후보는 "도대체 지금 이 나라가 어디로 가고 있나. 국민들은 이 정권에 기대를 버렸다"면서 "무엇보다 절실한 과제가 바로 통합이다. 우리 당부터 하나 돼야 한다. 자유우파 진영 모두가 한국당의 빅텐트 안에 똘똘 뭉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양 팔을 들며 "더 나아가 문재인 정권에 실망하고 있는 청년과 중도층도 크게 품어내야 한다. 저는 당의 통합을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며 "어떠한 개인적 욕심도 앞세우지 않겠다. 자유우파 대통합에 이 한 몸 던지겠다"고 외쳤다.

황 후보 지지자들도 피켓을 흔들며 연설 중 열렬히 환호했다. 다만 일부 김 후보 지지자들이 황 후보 연설 중간에 빠져나가면서 다소 소란스럽기도 했다.


lws20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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