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 바른미래당, 창당 1년내내 '통합' 강조…결국 '제자리'
입력: 2019.02.13 05:00 / 수정: 2019.02.13 05:00
12일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창당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다시금 당내 통합을 강조했다. 하지만 내부의 정체성 갈등과 지지율 침체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뉴시스
12일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창당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다시금 '당내 통합'을 강조했다. 하지만 내부의 정체성 갈등과 지지율 침체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뉴시스

내년 총선 앞두고 정체성 갈등·낮은 지지율 여전

[더팩트|국회=문혜현 기자] 바른미래당이 창당 1주년을 맞았지만 지지율 정체, 정체성 혼란이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창당 주역인 유승민·안철수 전 대표의 움직임에 관심이 쏠리고, 손학규 대표는 다시금 당내 '통합'을 강조하고 나섰다.

손 대표는 12일 국회서 열린 '창당 1주년 기념 기자회견'에서 소회를 밝혔다. 손 대표는 "지난 1년은 바른미래당에 파란만장한 한 해였다"며 "당 대표와 지도부 선거 이후 당의 조직을 정비하고 통합 과정을 거치고 있으나 아직도 정체성 논란이 그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지율이 정체된 가운데 내년 총선을 앞두고 당이 제대로 유지될 수 있느냐는 불안감마저 도는 현실"이라고 당내 상황을 바라봤다.

손 대표는 "바른미래당은 분열과 극단의 구태 정치에서 벗어나 대한민국을 정의롭고 공정한 나라, 함께 잘 사는 나라로 만들기 위해 새로운 통합 정치를 열어나갈 것"이라고 목소리 높였다.

특히 최근까지 논란이 된 정체성 혼란과 관련해 "우리는 진보를 배제하지도, 보수를 지양하지도 않는다"며 "개혁보수는 우리 사회의 소중한 자산이고 미래다. 이들과 함께하는 게 바른미래당의 미래"라고 강조했다.

◆'고질병' 된 정체성 혼란·지지율 정체…해결은?

앞서 유 전 대표는 지난 8일 열린 의원 연찬회에서 "바른미래당이 선명한 개혁보수 정당임을 분명히 하고 보수 재건의 주역이 바른미래당이 되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일각에선 유 전 대표의 이러한 발언이 손 대표가 추구하는 방향과 다른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대해 손 대표는 "제가 말한 합리적 진보는 진보만 추구하겠다는 게 아니라 합리적 진보와 개혁보수를 아우르겠다고 하는 것"이라며 "어떻게 보수만 가지고 정치를 하겠나, 진보와 보수를 받아들여서 그것을 통합하는 중도 통합의 길로 나아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지율 정체를 어떻게 해결할 것이냐는 질문엔 "일당백의 기력으로 일하고 있다. 그럼에도 5~8% 지지율에 머무르고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우리는 지금 가난하다. 지지율에 연연할 여유가 없다. 우리가 먼저 민생을 돌보고 뿌리를 내리면 관심을 받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선거가 가까워질 때 정치적 변화가 나오기 시작하면 중도 정치, 개혁 정치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가 나타날 것이고 지지율도 오를 것"이라며 "가깝게는 중반기 넘어서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일각에선 바른미래당의 정체성을 놓고 정치활동에 나선 유승민 전 대표와 손학규 대표 간 견해차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이새롬 기자
일각에선 바른미래당의 정체성을 놓고 정치활동에 나선 유승민 전 대표와 손학규 대표 간 견해차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이새롬 기자

◆벗어날 수 없는(?) '간판 정치인' 유승민·안철수의 그림자

이날 간담회에서도 지난주 활동을 재개한 유 전 대표와 아직 독일에 머무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안 전 대표에 대한 관심이 나타났다. 특히 손 대표와 유 전 대표 간의 견해차가 확실시되면서 두 사람의 접점이 있을 것인지 여부가 주목됐다.

이와 관련, 손 대표는 "유 전 대표가 개혁보수를 말하고 있으면서 합리적 진보를 거부하는 건 아니다. 다만 표방을 중도보수로 하는 것"이라며 "우리 바른미래당이 다 거부하는 게 아니라 다 받아들여서 우리 사회에 커지고 있는 다양성을 통합하는 정당이 되자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안 전 대표에 대해선 "독일에서 정치 제도의 혁신과 개혁을 공부하고 있다"며 "지금은 곧바로 귀환을 논할 때는 아니며 때가 되면 와서 바른미래당에 기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안 전 대표의 측근으로 알려진 김근식 경남대 교수도 "지금 들어올 수 있는 시기는 아닌 것 같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현재는 안 전 대표가 직접 돌아오거나 한국 정치 상황에 대해서 멘트를 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연구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바른미래당이 창당 1주년을 맞은 가운데 안철수 전 대표의 정계 복귀를 향한 관심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7월 안 전 대표의 기자간담회 당시 모습. /이선화 기자
바른미래당이 창당 1주년을 맞은 가운데 안철수 전 대표의 정계 복귀를 향한 관심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7월 안 전 대표의 기자간담회 당시 모습. /이선화 기자

◆'콘텐츠' 없는 바른미래당…"인물 정치의 한계"

바른미래당은 창당 당시 양당체제 속에서 '캐스팅보트' 역할을 하며 새로운 바람을 불어올 거란 기대감을 일으켰지만, 정체성 혼란 등 내부 분열과 지지율 침체 현상이 1주년을 맞는 지금까지 지속하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더팩트>와 통화에서 "당의 정체성 문제를 정치적으로 풀어야 한다"며 "당 안에 다양한 이념적 스펙트럼이 존재해야 한다. '개혁보수이기 때문에 맞지 않으면 아니다'라는 것은 유 전 대표가 잘못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이어 "바른미래당이 추구하는 책임 있는 정책이 무엇이냐고 봤을 때 손에 잡히는 게 없다"며 "자유한국당과 경쟁이 목표라면 뭘 가지고 이기겠다는 건가. 콘텐츠로 이겨야 하는데 단지 '개혁 보수'인 것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손학규 대표 체제에서 안·유 전 대표가 자주 언급되는 상황에 대해 "두 창당 주역이 지금까지 빠져 있어서 당 자체가 힘을 못 받는 것"이라며 "인물에 의지하는 정치의 한계가 이미 드러난 상황에서 언제까지 두 대표만을 찾을 것인가. 답답하다"고 덧붙였다.

moon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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