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 '전당대회 불출마' 홍준표 속내는?
입력: 2019.02.11 17:39 / 수정: 2019.02.11 17:39

홍준표 자유한국당 전 대표는 11일 전당대회 불출마를 선언했다. 사진은 지난달 30일 여의도에서 출마를 선언하던 홍 전 대표. /이새롬 기자
홍준표 자유한국당 전 대표는 11일 전당대회 불출마를 선언했다. 사진은 지난달 30일 여의도에서 출마를 선언하던 홍 전 대표. /이새롬 기자

손해 예측 정치적 계산 가능성

[더팩트ㅣ이원석 기자] 홍준표 자유한국당 전 대표가 11일 2·27 전당대회 불출마를 선언했다. 비상대책위원회의 전당대회 일정 강행 결정이 표면적 이유지만 일각에선 승산 없는 싸움에 명분을 세우고 빠져나간 정치적 결정이었단 관측도 나온다.

홍 전 대표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끝까지 함께 하지 못해 유감"이라며 전당대회에 출마하지 않겠단 뜻을 밝혔다. 홍 전 대표는 "저의 부족함이다. 저 스스로를 돌아보고, 더 많이 듣고 더 낮은 자세로 국민과 당원 동지 여러분과 함께 내 나라 살리는 길을 묵묵히 가겠다"며 "저를 믿고 지지해 주신 국민과 당원 동지 여러분께 진심으로 죄송하고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불출마 입장문에선 자세한 이유를 밝히지 않았으나 결국 전당대회 일정 유지에 대한 반발로 풀이된다. 앞서 홍 전 대표는 제2차 북미 정상회담과 전당대회이 겹치자 당에 일정 연기를 요청했고, 당이 받아들이지 않자 오세훈 전 서울시장 등 다른 후보들과 보이콧을 벌이던 중이었다.

그러나 이와 별개로 홍 전 대표의 불출마 결정에 정치적 계산이 담겼단 분석이 나온다. 그대로 출마하는 것보다 불출마하는 것이 더 이익이란 판단이 섰을 거란 시각이다.

먼저 홍 전 대표가 자신의 당선 가능성을 낮게 봤을 수 있다. 현재 정치권에선 황교안 전 국무총리의 당선을 가장 유력하게 점치고 있다. 홍 전 대표가 출마를 결정한 이후 판세를 살폈으나 당선이 희박하다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있다. 게다가 패배할 경우 정치적 타격이 있을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불리한 싸움을 이어갈 이유가 없다.

또한 5.18 망언 논란 등 한국당에 대한 논란이 연이어 터지고 있는 것에 부담을 느꼈을 가능성도 있다. 한국당 김진태·김순례·이종명 의원은 지난 8일 국회 토론회에서 5.18 민주화 운동을 폄훼했다는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여야 4당은 물론 한국당 내부에서도 이에 대한 비난이 나오면서 파장이 커지고 있다.

지난달 18일 홍대 인근 모 스튜디오에서 TV홍카콜라 녹화 전 대기 중인 홍준표 전 대표. /이새롬 기자
지난달 18일 홍대 인근 모 스튜디오에서 TV홍카콜라 녹화 전 대기 중인 홍준표 전 대표. /이새롬 기자

아울러 대표직이 아니어도 괜찮다고 판단했을 가능성도 있다. 홍 전 대표는 현재 개인 유튜브 채널 'TV홍카콜라'를 통해 메시지를 내고, 지지자들과 소통하고 있다. 다음 대선 출마를 준비하더라도 본인만의 확고한 창구가 있다고 판단했을 것이란 분석이다.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더팩트>와 통화에서 "홍 전 대표가 일정 연기 여부뿐만 아니라 '5·18 논란' 등으로 인해 당이 어지러운 가운데 발을 빼는 게 낫다고 판단했을 수 있다"고 견해를 밝혔다.

윤 실장은 "물론 이미 출마를 선언했기 때문에 피해는 있을 수도 있지만 그대로 갈 경우엔 손해가 더 크다고 본 것"이라며 "승리 가능성을 계산했을 것이고, 패배할 경우 타격도 있었다"고 말했다.

lws20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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