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바른미래당 창당 1주년 기념 토론회에서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5.18 북한군 개입을 주장한 한국당을 비판했다. 토론회에서 손 대표가 발언하고 있는 모습. /뉴시스 |
1주년 기념 토론회서 5.18 한국당 발언 비판…북미 정상회담 환영
[더팩트ㅣ국회=박재우 기자] 바른미래당이 최근 의원연찬회에서 벌어진 '정체성' 논란과 관련, 사실상 정면돌파를 예고했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11일 열린 '대한민국 새 판짜기: 바른미래당의 역할과 진로' 토론회 인사말에서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5.18 북한군 개입을 주장한 것과 관련해 강하게 비판했고, 북미 정상회담 진행상황에 대해선 적극 환영했다.
앞서 지난 8일 바른미래당 의원 연찬회에서 유승민 전 대표가 "바른미래당이 선명한 개혁보수 정당임을 분명히 하고 보수 재건의 주역이 바른미래당이 돼야한다"고 말했지만, 평행선 끝에 아무런 결론을 내지 못한 바 있다. 한 쪽에서는 개혁적 보수의 명확성을 요구했고, 다른 쪽에선 이념적 틀에 갇히지 말자고 팽팽하게 줄다리기를 하다 결론을 내지 못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국민의당 출신 의원(10명)들에 비해 바른정당 출신 의원들(2명)이 상대적으로 적었다. 또한, 연찬회를 기점으로 본격적인 활동과 목소리를 내기 시작하겠다고 한 유 의원도 참석하지 않았다.
1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바른미래당 창당 1주년 기념 토론회 '대한민국 새판짜기: 바른미래당의 역할과 진로'에서 손학규 대표가 발언하기 위해 단상으로 나오고 있다. /뉴시스 |
손 대표는 지만원 씨와 함께 한국당 의원 일부가 5.18 북한군 개입을 국회에서 주장한 것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정말 어이가 없다. 역사적으로 다 심판이 끝났고 평가가 다 됐는데, 어떻게 이렇게 폄하할 수 있는지 생각해봤다"며 "개인의 실수나 망동이 아니라 정치가 양극화돼 있어서 그런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는 오전 최고위원회에 이어 두 번째 발언이었다.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손 대표는 한국당 의원들에 대해 국회 윤리위원회에 제소하는 문제를 토의해서 결론을 내겠다고 밝혔다.
이어 북미 정상회담 개최를 비판하는 한국당에 대해서도 "'신(新)북풍'이라고 비판하고 있는데, 모든 것을 부정하지 않으면 안 되는 정치풍토로 들어서는 것"이라며 "의회가 중심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바른정당 출신 의원들 사이에서 호응이 없는 연동형 비례대표제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손 대표는 "싸우지 않는 정치를 생산적이고 경제를 살리기 위한 정치로 바꾸려면 의회가 합의를 이뤄내는 정치를 해야 한다"며 "그것이 제가 말하는 선거제도 개혁이고, 그 구체적인 방안이 연동형 비례대표제"라고 말했다.
손학규 대표는 다른 의원들과 다르게 이날 토론회 자리를 끝까지 지켰다. '대한민국 새판짜기:바른미래당의 역할과 진로' 토론회의 모습. /박재우 기자 |
손 대표는 다른 소속 의원들과 다르게 이날 토론회의 자리를 끝까지 지켰다. 대부분의 의원들은 다른 일정을 위해 인사말을 듣고 기념촬영을 한 뒤 떠났다.
이 자리에서 홍경준 바른미래연구원 원장도 한국당의 5.18 폄훼에 대해 "5.18을 100일 앞둔 지난주 금요일 상식을 가진 시민들을 수치스럽게 하고 혐오스럽게 하는 폭언들이 이곳 국회에서 일어났다"며 "내년은 광주민주화운동 40년 되는 날"이라고 힐난했다.
아울러 홍 원장도 손 대표에 이어 양극화와 불평등을 뛰어넘는 체제 변화에 대해 정치 양극화를 꼬집으며 역설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는 손 대표뿐 아니라 바른미래당 의원 12명, 이준석 최고위원, 홍 원장, 송태호 윤리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토론회 사회는 김근식 경남대 교수가 맡았으며, 발제자로는 박명림 연세대 교수가 나섰다.
jaewoopark@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