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확대경] 오세훈·황교안·홍준표, 'BIG3'가 서로를 대하는 방법
  • 이원석 기자
  • 입력: 2019.02.03 00:02 / 수정: 2019.02.03 00:02
오세훈 전 서울시장과 황교안 전 국무총리, 홍준표 전 대표는 이번 2월 27일 열리는 자유한국당 전당대회 3강으로 꼽힌다. /남윤호·이새롬 기자
오세훈 전 서울시장과 황교안 전 국무총리, 홍준표 전 대표는 이번 2월 27일 열리는 자유한국당 전당대회 '3강'으로 꼽힌다. /남윤호·이새롬 기자

'강공' 홍준표 '무시' 황교안 '신중' 오세훈[더팩트ㅣ이원석 기자] 오세훈 전 서울시장, 황교안 전 국무총리, 홍준표 전 대표의 미묘한 신경전에도 관심이 쏠린다. 오는 27일 자유한국당이 전당대회를 열고 신임 당 대표를 선출하는 가운데 후보자들 간 경쟁이 본격화됐기 때문이다.

오 전 시장, 황 전 총리, 홍 전 대표는 이번 전대 '3강'으로 꼽힌다. 쿠키뉴스 의뢰로 여론조사업체 조원씨앤아이가 지난달 26일부터 28일까지 사흘간 조사해 같은 달 30일 발표한 '한국당 차기 당 대표 적합도'에 따르면 황 전 총리(21.5%), 오 전 시장(16.0%), 홍 전 대표(13.2%) 순으로 지지를 받았다. (전국 성인남녀 1002명 대상, 응답률 2.6%,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p) 물론 이는 한국당 당원 대상으로 진행된 조사는 아니지만, 당 내부 분위기도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게 중론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세 후보자가 서로를 대하는 방식은 사뭇 다르다. 여기엔 각 후보자의 전략도 담겨 있는 듯하다. 먼저 홍 전 대표는 세 후보 중 가장 공격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그는 출마 선언 전부터 오 전 시장, 황 전 총리를 강하게 비판했다. 홍 전 대표는 "당이 존폐 기로에 섰던 지난 2년 동안 뒷짐 지거나 탄핵 때 동조 탈당 하거나 숨어서 방관하던 사람들이 이제야 슬슬 나와서 당을 살리겠다고 나를 따르라고 하는 것을 보노라면 어이 없다는 생각 부터 든다"며 두 사람을 비난했다.

홍준표 한국당 전 대표는 당 대표에 출마한 황 전 총리를 탄핵 총리라며 날을 세우고 있다. 지난달 30일 당 대표 출마선언 기자회견 하는 홍 전 대표. /이새롬 기자
홍준표 한국당 전 대표는 당 대표에 출마한 황 전 총리를 '탄핵 총리'라며 날을 세우고 있다. 지난달 30일 당 대표 출마선언 기자회견 하는 홍 전 대표. /이새롬 기자

특히 홍 전 대표는 황 전 총리 쪽을 더 집중 견제하는 모습이다. 홍 전 대표는 30일 여의도 더케이 타워에서 연 출마 기자회견 내내 황 전 총리를 깎아내렸다. 홍 전 대표는 "원래는 전당대회 나갈 생각이 없었다. 근데 정치 경력도 전혀 없는, '탄핵 총리'가 등장하니까 탄핵 시즌2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또, '국정농단' 사태와 관련해 "황 전 총리가 (국정농단을) 몰랐다면 이인자가 무능했던 거고, 알았다면 책임을 져야 하는 것"이라며 "최근에 어느 일간지에서 최순실 씨가 (2012년 박근혜 캠프에서) 황 전 총리 이야기를 했다는 걸 봤는데 '몰랐다'고 한다고 덮이겠냐"고 공세 수위를 높였다.

홍 전 대표는 그러면서도 '황 전 총리와 비교했을 때 어떤 강점이 있냐'는 질문에 "이번 전당대회의 성격은 황 전 총리와 내가 서로 싸우는 선거라고 하기보단 홍준표의 재신임 여부"라며 전대 판도의 초점을 자신에게 맞췄다.

황교안 전 국무총리도 당 대표 출마 후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31일 광장시장을 방문해 막걸리를 마시는 황 전 총리./남윤호 기자
황교안 전 국무총리도 당 대표 출마 후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31일 광장시장을 방문해 막걸리를 마시는 황 전 총리./남윤호 기자

반면 황 전 총리는 자신을 향해 쏟아지는 비판들에 크게 반응하지 않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일종의 '무시' 전략으로 풀이된다. 황 전 총리는 30일 경기 평택 해군2함대 천안함 기념관을 방문한 자리에서 자신을 비난하는 홍 전 대표에 대해 "귀한 한국당의 인적 자원"이라며 "한국당을 키우고, 세우고, 정부의 잘못된 정책을 막아내는 데 함께해야 한다"고 말했다.

'홍 전 대표와 다른 강점이 뭐냐'는 질문에도 "저는 변함없이 자유대한민국의 안전과 국민들의 삶의 질을 높여나가기 위해 노력해왔다"며 "그 방향으로 저는 앞만 보고 나가겠다고 했다. 그 방향을 굳건하게 지켜나가는 것이 제 정치철학"이라고 답했다. 타 후보와의 충돌을 피하려는 모습으로 보였다. 가장 유력한 후보자로 꼽히는 상황에서 괜히 긁어 부스럼을 만들 필요가 없기 때문이란 판단일 수도 있다.

지난달 31일 열린 출판기념회에 참석해 자신의 저서에 사인하는 오세훈 전 시장. /남윤호 기자
지난달 31일 열린 출판기념회에 참석해 자신의 저서에 사인하는 오세훈 전 시장. /남윤호 기자

오 전 시장은 이번 전당대회 판도를 황 전 총리와 자신의 '2파전'으로 끌고 가려는 것으로 보인다. 오 전 시장은 홍 전 대표에 대해선 "이번 전당대회가 본인 임기 내에 있던 지방선거 패배에 기인한다는 점, 잔여 임기가 완료되지 않은 시점에 치러지는 첫 전당대회라는 점 등에 대해 당원과 국민이 충분히 판단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나 함께 자격 시비 논란에 휩싸였던 황 전 총리와 관련해선 "황 전 총리와 선의의 치열한 경쟁을 시작한다"며 호의적 반응을 보였다.

한편 황 전 총리와 홍 전 대표는 각각 29일과 30일 공식 출마 선언을 했지만 오 전 시장만 하지 않았다. 신중하게 판세를 가늠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됐다. 오 전 시장은 이와 관련 "아직 시간을 정하지 못했다. 조금 더 고민할 부분이 남아 충분히 고민을 숙성시킨 후에 출마 선언 여부를 공개하겠다"고 했다.


lws20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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