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프리즘] 野, '김경수 구속'에 靑 정조준…文대통령, 깊어지는 고민
입력: 2019.02.01 05:00 / 수정: 2019.02.01 05:00
드루킹 일당과 공모해 댓글조작을 벌인 혐의로 기소된 김경수(오른쪽) 경남도지사가 지난달 30일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복심의 유죄 판결로 문 대통령은 국정동력 타격이 불가피해 보인다. /더팩트 DB
'드루킹' 일당과 공모해 댓글조작을 벌인 혐의로 기소된 김경수(오른쪽) 경남도지사가 지난달 30일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복심'의 유죄 판결로 문 대통령은 국정동력 타격이 불가피해 보인다. /더팩트 DB

野, 정부·여당 맹공…'협치' 어려울 듯

[더팩트ㅣ청와대=신진환 기자] 문재인 대통령의 측근인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불법 댓글조작 등 혐의로 1심에서 유죄를 선고받고 법정구속 되면서 후폭풍이 거세다. 특히 김 지사가 대선 전 드루킹 일당과 댓글을 조작한 공범이라는 법원의 판단에 따라 대선 정당성 논란이 불거지고 있어, 문재인 대통령이 수세에 몰리게 됐다.

2012년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과 국정원 댓글조작 사건으로 정권을 창출한 부정선거라며 정당성과 정통성을 인정하지 않았던 민주당인데, 당 소속 문 대통령이 반대 상황에 직면하게 된 것이다. 아직 김 지사의 형이 확정되진 않았지만, '촛불 민심'을 등에 입고 대권을 잡은 문 대통령의 2017년 대선 승리가 뿌리째 흔들리고 있다.

당장 자유한국당은 지난달 31일 청와대 앞에서 긴급 의원총회를 열고 문 대통령의 입장 표명을 요구했다. 문 대통령이 댓글 조작을 인지하고 있을 것이라는 전제를 깔고 있다. 한국당 내부에선 "문 대통령도 공범"이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지난 대선이 무효라는 것으로 읽힌다. 일각에서는 한국당이 국정농단 사태로 헌정 사상 최초로 탄핵을 당한 박근혜 전 대통령의 '그림자'를 지울 수 있는 호재로 여길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바른미래당은 한국당보다는 공세 수위는 낮지만, 내부에서 문 대통령까지 수사 대상을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처럼 야권에선 '드루킹' 댓글조작의 배후로 문 대통령을 지목하면서 특검까지 촉구하며 청와대를 향한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지난달 30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드루킹과 댓글 조작을 공모한 혐의로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 받은 후 호송차에 오르고 있다./남윤호 기자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지난달 30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드루킹'과 댓글 조작을 공모한 혐의로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 받은 후 호송차에 오르고 있다./남윤호 기자

청와대도 당황하는 기색이 엿보인다. 전날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출입기자단에 문자메시지를 통해 "김 지사의 판결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판결"이라며 "최종 판결까지 차분하게 지켜보겠다"고 했다. 절제되고 짤막한 평에서 당혹스러움이 묻어난다. 대선 결과의 정당성과 관련해선 "터무니없는 말"이라고 일축했다. 이후 청와대는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가능한 말을 아껴 청와대로 '불똥'이 튀는 것을 의식한 듯 보인다.

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등은 당분간 청와대를 향해 공세를 벌일 것으로 보인다. 설 연휴를 앞둔 시기인 데다 대선 정당성 논란이 지속될수록 야권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국민적 의혹으로 확산시켜 중도층을 끌어들이는 한편 정국 주도권을 잡아 정부·야당을 흔드는 양상으로 전개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때문에 현재로서는 문 대통령의 국정동력이 약화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당장 야권이 협치를 거부하고 있고 이로 인해 민생 관련 법안들의 조속한 처리는 요원하기 때문이다. 집권 3년 차에 접어든 올해 경제 분야 등 구체적인 성과를 내는 데 빨간불이 켜진 셈이다. 민주당이 "적폐 세력의 보복 판결"이라고 규정하며 방어전을 펼치고 있지만, 위기의 정국을 타개할 뾰족한 수는 아직 없어 보인다.

자리 문제와 민생 어려움으로 문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은 40%대에 머무는 상황이다. 야권의 공세가 장기화된다면 민심이 악화되고 국정동력을 얻기가 더 어려워진다. 이 경우 문재인 정부가 개혁정책을 추진하는 것이 난관에 봉착할 수도 있다. 자칫 정부의 최우선 해결 과제인 민생·경제 살리기가 어려질 수도 있다는 얘기다. 게다가 문 대통령의 임기가 아직 반환점도 돌지 않은 시점이라는 점도 앞날을 어둡게 하고 있다. 문 대통령의 고민이 깊을 수밖에 없어 보인다.

shincombi@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이메일: jebo@tf.co.kr
▶뉴스 홈페이지: http://talk.tf.co.kr/bbs/report/write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AD
인기기사
실시간 TOP10
정치
경제
사회
연예